- 미래 의학 발전의 메카, 첨단융복합의료센터 건립
- 사회적 가치 창출, 환자가 행복한 병원 조성
-고객 경험 사례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지후 이야기’ 중
지난해 10월 고려대안암병원의 ‘제1회 환자 경험의 날’ 행사 때 고객 경험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글의 한 부분이다. 행사는 환자의 불만족 사항과 충족되지 못한 욕구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에 제대로 공감하려 마련한 소통의 자리였다. 이는 병원 직원들이 직접 환자가 돼 환자가 원내에서 실제로 겪는 모든 것을 체험하고, 그 과정에서 느낀 개선사항을 모아 병원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 易地思之
본격 행사에 앞서 ‘최고경영자(CEO) 환자 경험’도 실시해 병원장이 직접 복부통증 환자로 응급실에 내원해 검사부터 입원까지 실제 환자와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 또한 전 교직원이 골절환자 체험, 시각장애인 체험, 이송 체험 등을 했으며, 목발 짚고 계단 오르내리기, 휠체어 타고 공용화장실 이용하기, 안대 쓰고 지팡이에 의지한 채 계단 이용하기 등 다양한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현장을 마련했다.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특별한 부스도 설치됐다. ‘고대병원에 바란다 : 원장님께 보내는 편지’ ‘환자와 함께하는 Healing for Your Life’ ‘치유 기원 소망 등 만들기’ 같은 환자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고, ‘샤우팅카페’에선 안암병원을 10년 이상 다닌 환자 2명이 강단에 올라 병원에서 감동을 받은 사례와 불만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또한 안암병원은 암병동을 증설할 때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를 발족해 병동 전체가 치유 공간으로 재탄생하도록 각고의 노력을 했다. 암환자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아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게 편안하고 아늑한 환경을 조성했으며, 희망겨룸, 희망나눔, 희망이음 등의 이름을 붙여 ‘암치유 희망병동’이라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환자 눈높이에서 더 감동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십 차례의 회의와 시뮬레이션, 벤치마킹을 거쳐 고민한 결과다.
최근 안암병원은 보건복지부에 의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예전부터 중증 응급환자에게 특화한 진료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해온 안암병원은 △중증응급환자 최종 치료 △권역 기반 응급의료체계 강화 △권역 재난 대비 및 대응 등에 중추적 구실을 하며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증 응급환자 치료 시설과 장비, 인력 등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하기 위해 응급의료센터 공간을 확장해 중증응급병상, 소생실 등을 신설했고, 응급환자 전용 수술실과 입원실, 중환자실을 독립적 공간으로 확보해 운영에 들어갔다.
세계가 인정한 ‘안전한 병원’
시설뿐만이 아니다. 응급의학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고 중증 응급환자에 특화된 원내 긴급 진료시스템을 운영해 급성심근경색, 급성기 뇌졸중, 중증 외상, 급성 심정지 환자 등에게 선진적인 치료가 제공된다. 감염 환자를 위한 감염진료소와 음압격리실도 추가 신설해 일반 환자와 동선을 분리하고 감염병 예방과 체계적 환자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응급환자분류체계도 강화해 경·중증환자를 센터 입구에서부터 구분된 장소로 이동시키는 등 응급질환별로 특화한 시스템도 안암병원의 환자 최우선 가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프로세스다. 이는 감염 관리뿐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와 효율적 진료에 큰 효과를 준다. 병상도 경증 환자는 녹색, 중증환자는 빨간색으로 구분했고 검사실은 파란색으로, 각 구역을 담당하는 의료진이 근무하는 공간도 같은 색상으로 표시해 환자와 보호자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흰색 일색이던 기존 공간에 여러 색을 입혀 응급의료센터는 냉정한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 것이다.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는 더욱 강화된다. 지역 의료기관과 상시 가동되는 핫라인을 만들고 스마트 기반 진료협력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응급의료 365밴드, 골든타임존 사업 등을 운영하고, 권역 재난 대비를 위한 응급의료 종사자 교육, 지역사회 심정지 예방을 위한 심폐소생술 교육, 심포지엄 등도 개최할 계획이다.
안암병원은 서울 동북권 유일의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연속 3차 인증 병원으로 환자 안전과 감염 관리 시스템 면에서 세계적 수준임을 인정받고 있다. JCI 인증은 환자 안전을 병원 의료 프로세스의 가장 큰 가치로 평가한다. 이는 로봇 수술에서부터 1회용 솜까지 의료 행위의 모든 단계를 글로벌 의료기준에 맞춰 환자가 가장 안전한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됨을 의미한다.
안암병원은 2009년 7월 JCI의 첫 인증을 받은 이래 2012년 8월 재인증, 지난해 3차 인증까지 연속으로 획득했다. 인증 기준이 매년 더 까다롭게 강화됐는데도 완벽에 가까운 의료 시스템을 구현해 인증 조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 주목할 점은 인증기간 동안 다른 꾸밈없이 평소와 똑같이 진료하고 생활하면서 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는 안암병원의 안전문화가 이미 JCI 인증 기준 이상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나눔의 손길, 사회봉사단
안암병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다니며 건강검진과 진료, 복지 상담 등을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사회봉사단을 창단하고 순회진료를 해왔다. 교직원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서울북부하나센터, 외국인보호소, 몽골센터, 다문화가족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1년 넘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사회봉사단과 함께 하는 순회진료 버스는 현대자동차정몽구재단과 협력해 만든 무료 건강검진 버스다. 내부에 초음파실, 심전도실, 흉부 X-ray실, 치과진료실이 설치돼 있고, 기본적인 혈당, 혈압, 골밀도 검사 등이 가능하다.
나눔의 손길은 지역사회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아이티 등 해외 재난지역을 찾아 피해자에게 의료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마다가스카르, 몽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의료 소외지역의 난치병 환자를 병원으로 인도해 치료와 수술, 진료비까지 지원한다.
2013년 4월 보건복지부에 의해 연구중심병원으로 처음 지정된 안암병원은 올해 3월 재지정됨으로써 수준 높은 연구 성과를 다시 인정받았다. 안암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전부터 ‘The Best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갖고 있었다. 글로벌 수준의 의생명과학자 전임교수를 병원에 배속해 임상 의사들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한편, 체계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 중개임상 연구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왔다.
국제규격에 맞는 연구시설도 마련해 21세기 미래의료의 핵심인 유전체 기술을 활용한 맞춤의료, 줄기세포를 이용한 환자 맞춤형 재생의료, 정보기술(IT) 융합 연구를 통한 의료기기 및 신의료기술 개발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국가 핵심사업 선두주자
실제로 연구중심병원 재지정 심사 때는 안암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처음 지정된 2013년 이후 3년간 연구조직 개편, 연구인력 확대, 연구 인프라 확충 및 연구역량 강화, ‘지속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 이전과 제품화, 자회사 설립 등으로 향후 ‘기술사업화 기반 조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안암병원이 중점적으로 연구 중인 분야는 4가지. IT융합, 줄기세포, 유전체, 신약이다. 이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스마트 호스피털(Smart Hospital)’을 구현하고자 하는 IT융합 연구는 스마트 에이징 시대에 맞춘 사업.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맞춤형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예컨대, 환자 동의를 받아 진료 정보를 협력병원과 공유하고, 스마트폰으로 영화 관람권을 예매하는 것처럼 진료 예약과 일정 변경도 가능하다.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더욱 많은 환자가 고품질의 의료 혜택도 볼 수 있다. 이렇듯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도는 시대 흐름과 트렌드를 앞서 다가올 의료 수요를 예측해 R&D 분야에 적용한 모범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의 해법을 제시하는 줄기세포 연구는 안암병원이 꾸준히 투자하는 분야다.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환자 특성에 맞는 맞춤 재생의료를 실현하는 등 끊임없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암환자 개인별 맞춤치료를 위한 다중 동반진단 유전자 검사패널을 개발하고 항우울제 치료 반응과 관련한 뇌의 특성을 규명하는 등 유전체 연구에도 한창이다. 유전체 정보지식 기반의 고속·초정밀 진단검사 플랫폼을 개발하며 활발한 연구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IT융합, 줄기세포, 유전체 등 3대 분야 R&D의 최종 단계인 신약 개발을 위해 4대 중점 연구 분야로 신약을 추가 선정했다. 다중작용기전 뇌졸중 치료제, 난치성 신경계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세계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연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産·學·硏·病 R&D 네트워크
안암병원은 또한 K-스파크(SP ARK) 프로그램을 가동하는데,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 바이오메디컬 지원사업인 ‘스파크’ 프로그램을 국내 환경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산·학·연·병 네트워크 활성화가 핵심이다.
2014년 설립한 고려대 의료기술지주회사를 통한 사업화도 추진한다. 유라클 사이언스 등 6개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스마트 호스피털 구축 자회사도 추가 설립한다. 자회사는 안암병원 대상 스마트 호스피털을 구현한 후 대외 사업에 나선다. 수출도 병행한다.
안암병원은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의 융·복합 연구에 최적화한 시스템의 중심에서 미래형 의료를 선도하는 시너지를 도출하고 학교와 기업, 연구소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기기 및 신의료기술의 개발과 산업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안암병원을 비롯한 11개 대학과 연구소, 지식기관이 자리한 홍릉 지역을 중심으로 홍릉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의료산업 성장 벨트로 이끌기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고려대가 발족한 KU-MAGIC 프로젝트를 통해선 의료, 연구, 개발, 글로벌 네트워킹, 국책과제 수행, 사업화 등 글로벌 바이오메디컬센터 연구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의학 연구를 이끌 거시적 계획을 세우며 의료산업화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 자리한 게 안암병원 첨단융복합의료센터다. 첨단융복합의료센터는 의과대학, 보건과학대학, 생명과학대학, 병원을 잇는 핵심 거점으로서 안암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쌓아온 연구 경력 및 성과 확대, 병원 시설 개선, 환자 최적합 첨단 진료 공간 마련 등 변화와 혁신의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