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호

리콜 암초에 ‘약보합’ 반도체·디스플레이 약진

삼성전자 주가 200만 원 고지 넘을까?

  • 이세철 NH투자증권 테크팀장 | peterlsc@naver.com

    입력2016-09-22 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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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콜 결정, 오히려 신뢰도 높여
    • 평택 반도체공장 가동되면 ‘질적 개선’
    • NH투자증권 “삼성전자 목표주가 195만 원”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는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에도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 이번 사안을 단기적인 이슈로 본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중장기 실적 향방은 스마트폰보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필두로 하는 부품 부문의 실적 개선과 연동돼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강세 흐름을 지속하면서 8월 18일 사상 최고치인 160만 원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 도 지난해 7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2060권에 진입했다. 지난 5년 넘게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흐름을 따라 박스권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대비 삼성전자의 비중이 20%에 육박하면서 삼성전자 주가의 움직임이 코스피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부기관들이 배터리 폭발 위험성을 이유로 잇따라 노트7 사용 중지를 권고한 데다 노트7 리콜로 인한 단기적 실적 약세가 전망되기에 삼성전자 주가가 약보합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량 리콜이 진행되면 중장기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



    리콜 피해 6000억~1조

    삼성전자의 주가 방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단기적으로는 노트7의 실적 영향이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3D 낸드(NAND) 메모리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단기 방향부터 살펴보자. 삼성전자는 9월 1일 노트7을 전량 리콜하고 소비자에게 구입 시기와 상관없이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결정했다. 노트7의 불량 요인을 배터리 셀 자체 이슈라고 발표했으며, 불량 제품은 100만 대 중 24대라고 밝혔다. 신제품 교체는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로 인해 약 2주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량 리콜 결정으로 스마트폰이 주력 사업인 IM사업부의 산술적 피해 금액은 최대 1조 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지 않은 정상 제품과 신흥 시장의 리퍼폰 재활용 가능성을 감안하면 3분기의 실제 피해 금액은 6000억 원대로 낮아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9월 1일까지 노트7을 총 250만 대 출하했는데, 이 가운데 130만 대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됐다. 통신사가 재고로 보유한 120만 대 물량은 새 제품이라 전수검사가 진행될 경우 리콜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노트7 전량 리콜 결정은 실리보다는 소비자 신뢰를 더 중요하게 여긴 결정이어서 바람직하다. 비슷한 사례를 존슨앤존슨이 겪었다. 1982년 9월 미국 시카고에서 한 남성이 타이레놀을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제조사 존슨앤존슨은 고객의 신뢰를 잃고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에서 타이레놀 제품을 모두 리콜하라고 명령했으며, 존슨앤존슨은 리콜로 인한 손실을 감수하고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 또한 진행 경과를 언론을 통해 발표하고 시카고뿐 아니라 미국 전역 리콜을 결정했다. 이후 이 사건의 실체가 정신병자에 의한 독극물 투입으로 밝혀지면서 회사의 이미지는 오히려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도 중장기적으로 갤럭시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OLED, 3D NAND가 ‘모멘텀’

    삼성전자의 중장기 주가 모멘텀은 3D NAND 실적 본격화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폴더블 스마트폰의 차별화 추진 여부로 귀결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산업의 3차원 구조 확대로 3D NAND가 본격화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중장기 수혜가 예상된다. 3D NAND는 삼성전자가 2013년에 24단을 시작으로 도입했지만 그동안 공정 수율 문제로 의미 있는 수익성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32단뿐 아니라 48단의 수율도 안정되고 있어 3D NAND가 수익성 있는 제품군으로 성장하리라 예상된다. 더욱이 2017년부터는 2D NAND로는 원가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

    3D NAND의 응용처는 PC에서 엔터프라이즈향(기업용 서버/스토리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로 확대될 것이다. 그동안은 안정성 문제로 3D NAND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에서 SSD로의 수요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어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또한 현재는 모바일용으로 2D NAND가 탑재되지만,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17년에는 스마트폰에도 3D NAND가 탑재될 것이다.

    올해의 경우 PC 수요는 약세인데도 SSD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SSD 수요는 1GB 기준으로 402억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엔터프라이즈향 수요는 지난해 22%대에서 올해엔 31%로 확대되면서 1GB 기준 123억 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도 SSD 내 응용처 중 가장 높은 138%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D NAND 본격화를 위해 2017년부터 평택 사업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409만㎡(약 120만 평)에 이르는 평택 사업장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설립되며, 2017년 상반기 중 생산라인 1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공사가 이뤄지는 라인은 288만㎡(약 87만5000평) 규모인데, 이는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약 48만 평)의 2배이자 기흥 사업장과 화성 사업장을 합친 면적에 해당된다. 평택의 첫 번째 제품은 3D NAND 수요 증가를 감안할 경우 64단 3D NAND일 것으로 예상된다.



    全 부문 실적 개선

    삼성전자는 평택 라인 가동을 통해 인텔을 능가하는 종합 반도체사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3년간의 3D NAND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에는 3D NAND 실적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특히 2017년부터 64단 3D NAND 확대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도 주목할 부문이다. 2017년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먼저 한 번 접는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이후 두 번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도 내놓을 것이다. 2가지 모두 스마트폰을 펼치면 태블릿PC 형태가 돼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함께 휴대하는 효과가 있다.

    과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 중심이다 보니 변동성이 높아 실적의 질이 좋지 않았으나 최근 CE(소비자 가전) 및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노트7 리콜 이슈로 주가 변동성은 커졌다 해도 이익의 질이 높아지고 있어 시장에서 기대하는 200만 원대 주가 근접이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95만 원으로 잡고 있으며, 이는 코스피 강세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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