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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너무도 가난한’ 전두환 변호인 이양우와의 4시간 격돌 인터뷰

“다 썼다는 걸 왜 우리가 입증하나… 법대로 하자!”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너무도 가난한’ 전두환 변호인 이양우와의 4시간 격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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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채권만 그렇다. 예금·채권은 재산목록에 기재된 22개 항목 중 하나일 뿐이다. 언론이 자꾸 판사가 얘기한 ‘29만1000원’이 전 전 대통령의 전재산인 것처럼 과장하는데 실제 재산목록에 기재한 재산총액은 8억8000만원이다.”

-아무리 그래도 ‘예금과 채권 합계 29만1000원’은 너무 적지 않나.

“재산목록 제출을 위해 근거자료를 찾다보니 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보유했던 통장 3개가 나왔다. 장기간 거래가 안 돼 해지된 것인데, 그 계좌들에 남아 있던 돈의 합계가 29만1000원이다”(정주교 변호사).

-예금·채권 외에 목록에 기재한 재산은 무엇무엇인가.



“보석, 서화, 골동품…뭐, 그런 것들이다. 취득가액에 기준한 것이어서 실거래가보다 낮을 수도 있다. 보유 현금은 없다.”

-서울지법에 낸 재산목록 사본을 보여줄 수 있나.

“솔직히 (언론에) 주고 싶어도 못 준다. 현행법상 공표할 수 없게 돼 있다. 재산목록은 법원 외에 채권자인 검찰에만 제출할 수 있다. 어쨌든 전 전 대통령이 가진 재산은 그게 전부다.”

-재산명시신청에 대한 전씨의 반응은.

“무척 난감해한다. 검찰이 재산명시신청을 했다는 사실을 그도, 나도 처음엔 전혀 몰랐다. 3년의 추징 시효가 금년 5월 만료되므로 사전에 검찰이 우리에게 의견을 물어봐야 할 게 아닌가.”

-그건 왜 그런가.

“이미 4월11일 서울지검에 추징금 환수를 위한 재산 처분에 대한 협조요청서와 재산조회에 관한 동의서를 냈다. 그건 전 전 대통령의 재산명세에 대한 국세청과 금융기관의 전산조회에 동의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재산명시신청을 하니 당혹스럽지 않겠는가.”

“보정명령 지나치다”

-속시원히 설명해달라.

“검찰이 2000년에 전 전 대통령의 중고 벤츠승용차와 용평콘도회원권을 경매할 때 전 전 대통령은 자신 명의의 유일한 부동산인 연희동 자택 별채도 처분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추징 시효가 만료돼가 우리도 별채 경매를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전 전 대통령이 추징금 변제를 기피해서 재산명시신청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왜 자꾸 의혹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나.”

검찰은 5월12일로 추징 시효가 만료될 것에 대비, 4월24일 가압류중인 별채(시가 6억∼8억원)에 대해 법원에 경매신청을 낸 바 있다.

-그렇다면 4월28일 법정에 출석하지 말지 그랬나.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나가 재산목록까지 제출하는 게 국가 위신상 좋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법은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출석한 것으로 안다.”

-아무튼 국민들의 의혹은 여전하다. 지난해 민사집행법 제정으로 재산명시신청이 가능해졌고, 이번이 그 첫 적용 케이스라며 관심도 크지 않나.

“모르는 소리다. 재산명시사건은 서부지원에만 해도 수두룩하다. 대개 카드빚 미납이 원인이지만. 어쨌든 다른 명시사건에도 보정명령을 내린 선례가 있는지 정말 의문이다. 그런 점에 비춰볼 때 법원이 이번 사건을 너무 ‘특별’히 취급하는 감이 있다.”(정변호사)

-보정명령과 관련해 법리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나.

“법리에 맞지 않다고 표현하진 않겠다. 판사에겐 법관 나름의 법률적 판단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린 다만 변호인으로서의 입장만 말하겠다. 법원의 보정명령은 민사집행규칙상 규정된 ‘참고자료’를 내라는 것이다. 본래 ‘참고자료’는 채무자가 재산목록에 기재한 사항, 예컨대 동산(動産)의 모양·재질 등의 사항에 하자가 있을 때 그걸 보완하는 것이지, 이번 경우처럼 채무자 본인을 뛰어넘어 그 배우자와 직계혈족, 사촌 이내 친척과 그 배우자의 모든 재산에 대해서까지 취득경위·시기 등을 기재하란 게 아니다. 재산명시신청과 추징은 채무자 본인 재산에 국한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판사가 요구한 재산공개 범위가 공직자윤리법이 규정한 재산신고 범위보다 더 넓으니 당혹스럽지 않겠나.”

2002년 6월 제정된 현행 민사집행규칙 28조 4항은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채무자에게 재산목록에 적은 사항에 관한 참고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판사에게 ‘어필’해보지 그랬나.

“보정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뭐라고 제기했나.

“채무자가 제3자에 대한 재산목록을 명시할 법적·사실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얘기했다. 법적 근거가 있으면 마땅히 관련절차를 밟겠지만, 그게 없어 제3자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니 사실상 친인척의 재산목록 제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정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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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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