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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터뜨린 캐나다 이민상품, 실제론 혹한의 원시림 지역”

캐나다학 교수의 이민 열풍 직격진단

  • 글: 문영석 강남대 교수·캐나다학 smoon@kangnam.ac.kr

“대박 터뜨린 캐나다 이민상품, 실제론 혹한의 원시림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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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터뜨린 캐나다 이민상품, 실제론 혹한의 원시림 지역”

캐나다의 시골 농장. 캐나다는 도농간 생활수준과 문화의 격차가 큰 나라다.

캐나다의 국가적 상징인 국장(國章)엔 “바다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A mari usque ad mare)란 문구가 쓰여 있다. 캐나다의 동쪽 해안은 대서양이며 서쪽 해안은 태평양이다. 동부와 서부의 시차는 4시간반으로, 서쪽 밴쿠버가 오전 10시일 때 동쪽 뉴펀들랜드는 같은 날 오후 2시30분이다.

당연히 지역간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온타리오엔 캐나다 전체인구 3000만의 약 37%가 몰려 있으며 그 중 절반이 토론토 인근 4개 도시에 살고 있다. 서부의 부유한 주들은 동부의 가난한 주들을 경제적으로 원조(equalization payment)해준다. 동부 연안의 뉴펀들랜드 같은 가난한 주의 실업률은 15%를 상회한다. 반면 온타리오주의 실업률은 3~4%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의 수많은 영어 학원이나 여러 대학에선 캐나다 젊은이들이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시골지역 출신이거나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캐나다에서도 청년 실업이 상당한 사회문제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민 쉬운 州, 실업률 높아

북미로 간 이민자들은 특별한 전문직(교수·의사 등)이나 개인적 연고가 없는 한 대부분 상공업이 발달한 대도시로 집중된다. 캐나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민자들의 50% 정도가 토론토에 살고 있고 30% 정도는 서부의 대도시 밴쿠버에 산다. 나머지가 록키산맥 자락에 있는 캘거리를 비롯, 전국 각처에 흩어져 있다. 지금 캐나다에서도 이농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청년들은 도시문화에 대한 동경과 구직 문제 때문에 도시로 모여들고 있다. 여기에다 출산율이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 점은 이민문제와도 연결된다.



이농현상과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주들은 독자적인 이민정책 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으로 이민자들을 유치하려고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이번에 한국 홈쇼핑의 이민 대상이었던 매니토바주다. 매니토바주는 캐나다 곡창지대의 한가운데에 있는 주. 가도가도 산을 볼 수 없는 수만리에 걸친 대평원지대로, 그 중 50.8%(3307만5198ha)는 원시림으로 뒤덮여 있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여서 여름철엔 한낮 편군기온이 35℃를 넘을 만큼 무덥고 겨울에는 평균기온이 영하 20℃까지 떨어진다. 혹한이 몰아치면 영하 40℃에 육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습도는 낮아 겨울철에 아주 춥게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현지인들은 말한다. 그러나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여 함부로 노출하고 돌아다니다간 동상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곡창지대인 캐나다 대평원에 위치한 주(매니토바, 샤스카취완), 불어사용을 강요하는 퀘벡주, 경제적으로 낙후한 동부 연안의 주(뉴펀들랜드, 노바스코샤, 뉴브런즈윅,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들은 이민자들에게 인기가 없으면서 상대적으로 이민이 쉬운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 주는 신규 이민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연방이민법보다 훨씬 느슨한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 이민자들이 이들 주에 들어오는 조건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뒤 온타리오주나 서부의 대도시로 이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홈쇼핑 광고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림 같은 집, 넓은 잔디밭, 공원 등은 누구나 동경해 마지않는 주거환경이다. 이민 알선업자들은 우선 이민신청자들을 캐나다로 데려가 견학을 시킨다. 대개 주택가의 골목길이 한국의 4차선 도로 만큼이나 넓고 주차공간도 풍부한 곳들이다. 어디를 가든 금세 마주치는 공원, 이상적인 학교시설, 시민을 위한 위락시설 등이 제시된다. 여기에 안 넘어갈 사람이 없다.

그러나 이민알선업자들이 보여주는 곳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 사는 지역들이라는 것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런 정도의 주거 공간은 캐나다에서도 일부 계층만이 누리는 것으로, 한국에서 온 대다수 초기 이민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대다수 캐나다 이민자들은 목가적이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의 삶을 연상하고 캐나다로 온다. 그러나 도착하고 나서 몇 달 지나지 않아 그것이 ‘신기루’였음을 깨닫게 된다. 또 부유한 도시가 아닌 시골을 정착지로 선택한 상당수 이민자들은 고독감을 심각하게 느끼게 된다.

30~40대 한국인 이민자들은 대개 열정이 넘치고 도시문화에 익숙한 한국 내의 엘리트그룹이다. 실제로 이들 중엔 홈쇼핑 광고대로 매니토바주 같은 시골에 정착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만주 벌판(위도나 기온이나 풍경이 매우 흡사함) 같은 적막한 대평원에서 과연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매니토바주의 주도인 위니펙만 해도 인구는 68만 정도로 한국 기준으로 보면 지방 소도시에 불과하다.

도시가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공간에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에 들어서면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적막한 공간은 이민자들에겐 고독감을 더해줄 수 있다. 여름 한철 강원도 산골에 가서 재충전을 할 수는 있겠지만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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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영석 강남대 교수·캐나다학 smoon@ka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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