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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지지율은 편 가르기 덕분”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문재인 정권 지지율은 편 가르기 덕분”

  • ● 전국 청년들의 법안 제안 창구 노릇
    ● 청년페이 공익사업으로 장학금 지원할 것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 [지호영 기자]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 [지호영 기자]

2021년 한국 인구 중 ‘청년기본법’을 바탕으로 한 청년 비율은 20.46%다. 2020년 8월 5일부터 시행된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권리와 책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를 정하고 청년정책의 수립과 지원에 관한 기본 사항을 규정한 법안이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평생을 모아도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들며 그 때문에 결혼도 출산도 미룰 수밖에 없는 청년세대의 고충은 더는 무시할 수 없는 국가적 의제가 됐다.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소중한 뜻을 담아내기 위해 2019년 한국청년위원회가 탄생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2018년 전국 12개 대학교 전·현직 총학생회장단을 중심으로 발족한 비영리단체다. 여야 정치인들이 고문으로 나서 한국청년위원회와 함께 다방면에서 청년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위원회 수장인 박성호(29) 위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좌우 진영에서 러브콜을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권도 선수에서 청년 조직의 리더가 된 그를 만나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와 바람을 들었다.

어쩌다 한국청년위원회를 창립하게 됐나요.

“스무 살 때까지 10년간 태권도 겨루기 선수로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러나 잦은 부상과 체력적 한계로 꿈을 접으며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마침 우연한 기회에 언론사에 들어가 국회 출입기자가 됐어요. 그러면서 전국을 돌며 대학생들을 정기적으로 만났어요. 저도 같은 또래인지라 등록금 문제, 학생회 운영의 고충을 들으며 공감할 수 있었어요. 우리 청년들 앞에 쌓인 문제점들과 마주하는 순간이었죠. 이 고충들을 해결하기에 한 사람의 목소리는 너무도 작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2018년부터 교류하던 전·현직 총학생회장 12명과 함께 ‘한국청년위원회’라는 단체를 2019년 설립했어요. 이후 한국청년위원회를 중심으로 청년들의 의견을 수립하고 정책을 연구하며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입법을 제안했습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청년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청년정책 입법 제안기구’예요.”

청년문제는 청년이 해결하자

‘청년의 문제는 청년이 해결하자’는 슬로건을 내건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감기에 걸리면 어디가 아픈지 본인이 제일 잘 알듯이, 청년의 문제점은 청년 스스로가 가장 잘 압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피부로 느끼는 고충과 문제점들은 어느 누구도 내 일처럼 나서서 해결해 주지 않아요. 청년은 사회적 약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성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정치인이 꿈인 걸로 압니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요.

“국회를 출입할 때 이른바 ‘동물 국회’라고 할 만한 현장을 목격했어요. 여야 정치인들이 격돌하는 장면이 당시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중계됐고요. 그 모습을 보니 개탄스럽고 실망스러웠어요. 오만한 생각일 수 있지만, ‘내가 해도 이것보단 잘할 수 있겠다’ 싶어 그때부터 정치권에 관심을 갖게 됐죠.”



좌우 양당에서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압니다.

“여러 얘기를 들었고 욕심이 나긴 했어요.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과정과 결과를 거꾸로 놓고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요. 만약 민의를 대표하는 자리를 현재 경험이 없는데도 제 욕심으로 갖는다면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경륜 있는 분들만큼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잘할 자신은 있지만 잘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어요. 앞으로 청년단체를 운영하며 그 과정이 결과로 나타나 많은 사람에게 리더십을 인정받으면 자연스럽게 꿈을 이룰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1호 제안 법안은 ‘행정처리 간소화’

청년 리더로서 이번 대선 결과를 어떻게 보나.

“이번 대선은 정권 심판이었다고 하는데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고 생각해요. 5년 국정 운영을 잘못한 점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이 촛불로 세운 정권인데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많은 실망을 안긴 것이 결정타가 아니었나 싶어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던 잣대를 스스로에게 냉정하고 엄격하게 들이대지 못한 거죠. 청년세대의 평가도 다르지 않아요.”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대체로 높게 나왔어요. 이유가 뭘까요.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았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딱 하나예요. 한쪽 편을 들어 편 가르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에요. 청년들 사이에서는 젠더갈등이 심각해요. 여성과 남성으로 편이 갈린 거죠.”

청년이 겪는 문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뭔가요.

“일자리 문제죠. 청년은 진로를 찾아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자산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예요. 그런데 OECD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통계치를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실업률이 3.6%, 청년실업률이 10.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규제 강화로 인한 경제성장률 저하, 노동시장의 경직 등이 야기한 결과예요. 대한민국의 청년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잠재성장률은 0.21%포인트 하락한다는 통계치가 나와 있어요.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에요.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며 결혼 평균나이가 점점 높아지고, 합계출산률이사상 최저치인 0.81명을 기록하고 있어요. 개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며 결혼, 주거, 출산 문제까지 심각해졌죠.”

한국청년위원회에서는 청년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지요.

“본 위원회는 청년 문제의 핵심 6대 과제로 일자리, 주거, 교육, 문화·예술, 복지, 금융 파트를 선정하고 정기적으로 지역별 회의를 거쳐 정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기관의 협조를 받기도 하고, 지자체 행정가 분들과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문제의 근본 원인부터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표적 공익사업 중 하나로 청년페이가 눈에 띕니다. 어떤 것인가요.

“청년페이는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자산을 형성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정보통신기술(ICT)과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가상자산 제도죠. 본인 신분 인증 간소화, 금융기관 간편 계좌 개설, 온·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스템, 청년 소상공인 지원, 국내외 비자 발급 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정책을 혁신하려는 프로젝트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서 쓸 수 있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 화폐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1금융권과 정책을 협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청년페이는 공익사업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수익 대부분이 청년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에요.”

한국청년위원회가 입법을 제안할 청년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어요.

“지난해 손정민 군 아버님을 우연히 만났어요.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를 시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처리되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리더군요. 이런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자 행정처리 방식의 간소화를 제안하려고 정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청년정책은 실제로 쓰일 수 있고 쓰임이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전국 17개 시·도에 광역별 지역위원장을 두고 있다. 산하에 12개 분과위원회, 5개 연구소가 있다. 운영 재원은 회비와 후원, 공익사업으로 충당한다. “규모가 제법 큰 단체여서 이끌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운을 떼자 박 위원장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에 새긴 좌우명을 떠올렸다.

“특정 종교를 믿진 않지만, ‘신은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자에게만 시련을 준다’는 말을 믿습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마음먹은 만큼 변화가 이뤄진다고 생각해요.”


● 1993년 서울 출생
● 우석대 태권도학과 졸업
● 고려대 정책대학원 글로벌정치학과 재학 중
● 前 ㈜시사매거진 기획이사
● 現 국기원 기술심의회 청년부위원장




신동아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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