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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②

캐논|한 손엔 카메라, 한 손엔 복사기 들고 세계시장 석권한다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smiley@donga.com

캐논|한 손엔 카메라, 한 손엔 복사기 들고 세계시장 석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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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한 손엔 카메라, 한 손엔 복사기 들고 세계시장 석권한다

캐논은 카메라와 복사기를 앞세워 전세계 디지털기기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우선 컴퓨터 사업에서 철수했다. 물론 정보기술(IT) 산업의 핵심인 컴퓨터를 포기하기까지 내부 진통이 적지 않았지만, 캐논의 제품개발력이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단되자 과감히 버렸다. 액정 디스플레이 사업도 포기했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었지만 FLC라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디스플레이 역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캐논은 12개 계열사를 프린터, 복사기, 카메라, 광학기기 등 4개 핵심계열로 재편했고 그 후 채산성이 높은 복사기를 비롯, 사무용 자동화기기와 디지털 카메라 부문에 집중투자했다. 그 결과 일본 국내시장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며 일본의 장기 불황도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됐다.

“채산이 맞지 않는 사업에서는 과감하게 발을 빼고 잘할 수 있는 곳에 집중했다. 이익을 못 내는 사업, 지금은 흑자를 내고 있어도 장래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깨끗이 정리했다. 하지만 직원들까지 구조조정을 한 것은 아니다. 그 여력으로 다른 기업보다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주력했다.” 미타라이 후지오 사장의 이야기다.

또 이익률이 높은 토너 등 프린터와 복사기 관련 소모품을 판매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캐논 홍보담당자는 “캐논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 사무기기가 수익의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해서 복사기나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토너, 복사용지 등 소모품의 수요는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하다”고 밝혔다.

또 카메라의 경우 최근 ‘디카’ 열풍 덕분에 수요가 급증, 2003년 6535억엔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02년 매출액 4858억엔과 비교하면 35% 늘어난 액수다.



실패한 기술도 버리지 않는다

현재 캐논의 21세기 전략은 다각화(diversification)과 글로벌화(globalization)로 요약된다. 우선 다각화는 멀티미디어의 인풋(input)에서 아웃풋(output)까지 캐논만의 기술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적으로 다각화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에서 복사기, 프린터 등 각종 제품으로 다각화했지만 이는 전혀 다른 분야로의 확장이 아니라 캐논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문화라고 할 수 있다. 캐논의 핵심은 광학기술, 디지털 기술, 컬러 기술이다. 우리의 강점을 살릴 수 없는 쪽으로의 다각화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캐논 영상사무기기 상무이사 소마 이쿠오의 설명이다.

이는 매년 매출의 10%(2002년의 경우 2374억엔에 육박했다)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만큼 기술력을 중요시하는 캐논의 전통과도 일맥상통한다. 강해야 성공할 수 있고, 강해지려면 첨단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 이는 캐논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캐논은 5만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수입만 연간 200억엔에 달한다. 1994년 이래 미국 내 특허권 취득건수에서 꾸준히 2∼3위를 달리고 있고 2002년에는 1893건으로 IBM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캐논은 남들이 포기한 기술, 한번 실패한 기술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시 살려낸다. 복사기에 들어가는 감광드럼과 토너를 일체화한 카트리지가 대표적인 사례. 현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무기기를 만들게 된 것도 한번의 실패가 낳은 결과였다.

캐논 갤러리 한가운데에는 싱크로리더(synchroreader)라는 다소 낯선 기계가 전시돼 있다. 1959년 개발된 싱크로리더는 자기(磁氣)를 이용해 소리를 녹음 및 재생하는 장치로, 재생된 음을 들으면서 표면의 인쇄물을 보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미디어 매체였다. 캐논으로서도 종래의 광학기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이었다. 제품화를 결정한 후 많은 인원을 투입해 집중 개발해서 2년 만에 발매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해 곧바로 생산을 거뒀다.

사업으로는 실패했지만 싱크로리더는 캐논에 커다란 유산을 남겼다. 바로 싱크로리더 개발에 따라 새로 채용된 전기, 자기 관련 기술자들과 개발 도중 획득한 각종 기술과 노하우였다. 이런 유산을 바탕으로 캐논은 1968년 독자 방식의 복사기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는 복사기 부문 대부분의 특허를 미국의 제록스가 가지고 있는 상태여서 대단한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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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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