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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 들고 골리앗과 맞선 다윗의 심정”

대기업에 도전장, 안혜진 시티면세점 대표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자갈 들고 골리앗과 맞선 다윗의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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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이라도…”

“자갈 들고 골리앗과 맞선 다윗의 심정”

인천국제공항.

▼ 뜻은 이해가지만 중소기업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중기 제품이 우수하다 해도 세계적 유명 브랜드와는 ‘게임’이 안 된다. 우리도 그걸 잘 알기에 함께 고쳐나가려 한다. 고객들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은 좋은데 디자인이 별로…’라고 말한다. 중소기업 제품을 전시하니 ‘시골 가게 같은 느낌’이라는 말도 들었다.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디자인 개발을 하기 어렵다면 중소기업청 같은 데서 유명 디자이너를 초빙해 우수 중소기업 제품 디자인 개발을 도와주면 좋겠다.

우리는 이미 20억 원을 들여 중소기업관을 리모델링했고, 산뜻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제품을 맞을 준비를 끝냈다.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친분도 두터워졌다. 며칠 전 경기도 중소기업협회 임원들이 단체로 출국하는데, 탑승동이 반대편인데도 일부러 시티면세점을 찾아와 격려해줬다. ‘껌이라도 팔아주려고 왔다’며 제품을 사는데 눈물이 나더라. 투박하지만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면세점을 만들면 된다.”

▼ 두렵진 않나.



“전혀. 사무실에 있으면 ‘넘어야 할 산’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지만 면세점 현장으로 나가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이상하게도 힘이 난다. 처음엔 면세사업 관련된 유관부처나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들이 ‘대기업 사이에서 중소면세점이 해낼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많이 했고 ‘안혜진도 며칠 해보다 손을 들 거다’라고 예상했지만, 지금은 우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자랑 같지만 요즘엔 공항 공사 관계자들이 꼿꼿하고 정직하게 한발 한발 가장 잘하고 있다는 칭찬도 자주 한다. 많은 사람이 격려하고 있어 자신 있다.”

이경만 공정거래연구소장의 기업 생태계 분석

“진정한 中企 응원군 돼야 지속성장”


“자갈 들고 골리앗과 맞선 다윗의 심정”
면세점 사업자에게 ‘효자 품목’은 화장품, 향수, 시계, 담배 등 글로벌 명품이다. 면세점 사업자 처지에선 돈이 되기 때문에 이들 명품을 입점시키려 노력하고 판매도 명품 중심으로 진행된다. 시티플러스는 중소·중견 기업 몫으로 사업자가 된 만큼 중소기업 상품을 일정 부분 입점시키고 판매해야 한다. 따라서 입찰 때만 ‘중소기업 상생’을 외치다가 낙찰 후 흐지부지되는 대기업 면세점과 달리 중소기업의 진정한 응원군이 돼야 한다.

안혜진 대표가 중소기업 우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히트(HIT) 500’ 제품을 면세점에서 집중 판매하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명분과 함께 실익도 챙겨야 하니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고객 동선을 분석해 진열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 대표는 시티면세점에 입점하는 업체와 ‘공정거래’를 하기 바란다. 시티면세점은 업력이 짧아 공정거래위원회 사건 시스템으론 확인할 수 없지만, 유통업체인 만큼 공정거래법으로 쉽게 규제받을 수 있다. 유통업체 최고경영자에게 공정거래 마인드는 필수다. 잠시 안이하게 생각하다간 그간 대형 유통업체가 해온 각종 불공정거래의 유혹에 빠져든다. 판촉비용 떠넘기기, 협력업체 직원 고용해 판매하기, 매장 인테리어 비용 떠넘기기,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 등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되고 조사를 받는다. 신생 업체인 시티면세점을 바라보는 매서운 눈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협력사와 상생 및 공정거래를 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바란다.

초반에는 어렵겠지만, 협력사와의 기업 생태계가 건강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마르코 이언시티 하버드대 교수는 2004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실은 ‘비즈니스 생태계 전략’에서 기업 생태계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3요소로 생산성(productivity), 강건성(robustness), 혁신성(niche creation)을 꼽았다. 시티면세점도 이 3요소를 바탕으로 협력사와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혁신적인 상품 개발·진열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형 면세사업자와의 경쟁에서 버텨낼 수 없다.

※이경만 소장은 공정거래위 하도급개선과장·가맹유통과장·소비자안전정보과장,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 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경쟁정책본부장, 국민권익위 신고심사심의관을 역임했다.


신동아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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