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암병원은 해외 유수 의료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환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사진제공·고려대 안암병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우수한 연구력을 자랑하는 안암병원이 몇 년 전 경사를 맞았다. 2013년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것이다. 연구중심병원은 지속가능한 연구 역량을 갖추고 기업과 대학이 공동연구를 통해 보건의료 산업화를 이끄는 병원을 뜻한다.
변화가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혁신은 의료 환경에서 이뤄진다. 안암병원이 지향하는 혁신은 ‘환자 중심 진료 환경’이다. 올해 10월 14일은 안암병원이 선포한 ‘환자 경험의 날’이었다. 행사는 이 병원이 지향하는 바를 잘 보여준다. 이날 병원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가상의 환자가 돼 실제 환자와 동일한 의료 프로세스를 경험했다. 집행부는 이 과정에서 발견된 사항을 수집해 병원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호스피스 병동 신설도 환자 중심 진료 환경 조성의 연장선이다. 올해 1월 27일 안암병원은 암 치유 희망병동에 16병상을 갖춘 호스피스 병동을 신설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임종을 앞둔 환자가 별다른 수술이나 치료 없이 입원하는 곳이다.
병원 이상의 새로운 가치
안암병원이 호스피스 병동을 조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수익성 하락을 이유로 대부분의 대형 병원이 호스피스 병동 운영을 꺼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존 호스피스 병동들도 문을 닫는 추세다. 암 치유 희망병동에서 치료를 받는 고은성 씨는 “환자가 임종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겠다는 안암병원 의료진의 진정성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안암병원의 눈은 북한으로 향한다. 현재 탈북자 코호트 등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활용해 통일의학 연구를 진행한다. 이유는 하나, 한반도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통일의학을 통해 남북한 국민통합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공간과 가치의 변화를 위한 신관 건축, 21세기 미래형 첨단 병원상 제시,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 통일의학을 통한 한민족 대표 병원…. 단순히 건물 신축을 넘어 병원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안암병원의 야심 찬 프로젝트는 오늘도 힘차게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