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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커뮤니티 Book치고 ; 홍성국의 ‘수축사회’를 읽고

‘라떼는 말이야’ 세상이 팽창했지

피아(彼我) 구분에 골몰하는 사회

  • 구단비 자유기고가·Book치고 2기

‘라떼는 말이야’ 세상이 팽창했지

  • 책은 찰(察)이다. 남을 관찰(觀察)하고, 나를 성찰(省察)하며, 세상을 통찰(洞察)하는 도구여서다. 찰과 찰이 모여 지식과 교양을 잉태한다. 덕분에 찰나의 ‘책 수다’가 묘한 지적 쾌감을 제공한다. 정작 살다보면 이 쾌감을 충족하기가 녹록지 않다. 이에 창간 88주년을 맞는 국내 최고 권위의 시사 종합지 ‘신동아’가 ‘지식커뮤니티 Book치고’를 만들었다. 회원들은 한 시즌(4개월)간 월 1회 씩 책 한 권을 고재석 기자와 함께 읽는다. [편집자 주]
‘라떼는 말이야’ 세상이 팽창했지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를 듣다 보면 참 살기 좋은 시대가 따로 없다. 대학 진학은 어려웠지만 졸업만 하면 어디든 데려가 취업하던 시대였다. 뭐 이런 회사가 다 있나 싶었지만 취직해 열심히 살았더니 대기업 임원이 됐다거나, 어엿한 건물주가 됐다거나, 최소 수도권에 집 한 채는 갖고 사는 세대가 아닌가. 

‘네 옆의 친구는 내일의 적’이라는 모토를 갖고 살아가라고 채찍질당한 세대는 억울하다. 아등바등 살아가며 대학도 갔건만 4년을 다니고도 무슨 ‘메리트’가 있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인서울’ 안 하면 모두 무시당하는 현실이니 어찌하겠나. 어떤 ‘명문대’를 나왔건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게 ‘장원급제’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계약직, 비정규직, 인턴 등등 각종 ‘나쁜’ 일자리를 전전하다 기껏 정규직이 되면 뭐하겠나. 내 가족이 누울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장삼이사의 꿈이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10월 2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 평균임금은 264만 원으로 집계됐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6245만 원이라고 한다. 264만 원의 월급으로 9억 원에 도달하려면 숨만 쉬고 30년간 전부 저축해야 한다. 물론 30년 사이에 집값이 오르지 않아야 할 텐데, 그건 천운에 맡겨보자. 

이런 사회가 수축사회다. 옛말은 통하지 않는 시대다. ‘성실히’ ‘착실히’ ‘열심히’ 살아도 잘살기 어렵다. ‘한국인의 음식’인 떡볶이를 팔아도, ‘치느님’ 치킨을 튀겨도 지갑은 두터워지지 않는다. 

사방이 꽉 막혀 있으니 저자는 ‘유연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좌우를 넘나든다. 친노동자적이면서 친기업적이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때로 열려 있으면서도 이따금씩 단호하다. ‘팽창사회’였다면 줏대 없다고 비판받았겠지만 날로 수축해가는 사회에서는 도리어 미덕이다. 



저자는 유연성의 바탕에 ‘사회적 자본’이 필요하단다. 나는 이를 서로를 향한 믿음과 신뢰로 해석했다. 자연스레 둘로 쪼개진 한국이 떠올랐다. 우리 사회는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갈등 유지 및 해결에 쏟고 있다. 때로는 정책을 통해 갈등을 진정시켜야 할 정치가들이 되레 갈등의 전장 속으로 뛰어든다. 저자가 작금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개개인의 선(善)에만 기대고 있어 아쉬웠다. 수축사회를 건널 다리를 찾는 건 독자의 몫인가 보다.




신동아 2019년 12월호

구단비 자유기고가·Book치고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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