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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비자금 파문에 휘청거리는 SK

투톱 갈등, 어설픈 로비가 빚은‘비극’

  • 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분식회계·비자금 파문에 휘청거리는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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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비자금 파문에 휘청거리는 SK

최태원 회장 구속 이후 부인 노소영씨가 손길승 회장측에 반감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부족한 ‘경험’은 미숙한 ‘대응’을 낳는 법. 재계에서는 이번 비자금 파문을 보면서도 SK측이 지난해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측을 오가며 당황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측에 100억원을 건넸다는 검찰 조사결과에서 나타나듯 SK는 대선 기간 중 한나라당에 ‘풀 베팅’하다시피 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민주당 쪽에는 ‘섭섭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의 표시’가 미흡했다는 것이 당시 상황을 잘 아는 SK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다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간의 단일화 합의 이후 노후보 지지도가 급상승하자 당황한 나머지 급하게 노후보 쪽과 선(線)을 대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상수 통합신당 총무위원장이 밝힌 대로라면 SK는 지난해 대선 직전인 12월6일과 12월17일 이틀에 걸쳐 15억원과 10억원을 각각 후원금으로 납부했다. 그것도 한 기업이 낼 수 있는 법정 한도액을 넘어 이총무위원장조차도 ‘당황할’ 정도의 금액을 싸들고 온 것이다. SK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선 직후에도 손길승 회장의 초등학교 동창인 부산은행 출신 이영로씨를 통해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에게 줄을 댔다.

손길승 회장이 대선 직후 일면식도 없는 최도술씨에게까지 급히 줄을 댄 것을 보면 SK 입장에서는 민주당이나 인수위 멤버 등 최소한 ‘거쳐야 할 곳’ 조차 거치지 않은 셈이 됐다. 과감하게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로비’를 염두에 두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SK의 의중을 인정하듯 손회장은 검찰 수사에서 ‘노대통령을 보고 최도술씨에게 돈을 주었다’고 진술함으로써 노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렸다.

흔히 최종 로비대상 만큼은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치권의 뇌물 수수 관행과 비교해 볼 때 손회장의 언급에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후보 단일화 성사 이후 SK가 자금제공 라인을 민주당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허둥댄 흔적이 역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SK는 대선 직전의 ‘양다리 걸치기’ 전략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로부터 아무런 보호막도 제공받지 못한 채 분식회계와 비자금 파문으로 코너에 몰려 그로기 상태까지 내몰리게 된 것이다.



현재 SK는 계열사를 59개사에서 중·장기적으로 10여 개까지 축소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이를 토대로 한 구조조정 약정서를 채권단과 맺는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SK(주)·SK텔레콤·SKC·SK C&C·SK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만 남고 나머지는 정리되는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다.

소버린 몫 이사 요구할 듯

뭐니뭐니해도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최태원 회장의 석방 이후 표대결 양상에 들어간 소버린과의 한판대결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 하는 대목이다. 최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사장과 SK 계열사들이 SK(주) 지분을 추가 매입함으로써, 최태원 회장과 SK 계열사들은 SK(주) 지분 15.93%를 확보해 소버린자산운용의 자회사인 크레스트 지분(14.99%)을 제치고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나오고 있는 시나리오는대략 두 가지다. 첫째는 소버린측이 현재의 지분율을 10% 이하로 줄이는 방안. 언뜻 보면 표대결 양상으로 들어간 상황에서 지분을 줄인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현재 최태원 회장 지배하에 있는 SK C&C와 SK케미칼, SK건설 등의 SK(주)에 대한 출자는 출자총액한도 제한에 걸리는 것이지만 소버린측 지분이 10%를 넘어서면서 SK(주)가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분류되어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소버린이 SK(주) 지분을 팔아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벗어나게 되면 SK 계열사의 SK(주)에 대한 출자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SK(주) 입장에서는 일종의 ‘오프사이드 트랩 전략’에 걸리는 셈.

둘째, 소버린측이 15%라는 지분율을 지렛대로 SK텔레콤 경영권을 내세워 SK(주)를 압박할 가능성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기간통신에서는 외국인 지분이 15%가 넘는 기업의 지분이 전체 주식의 49%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주식 20.82%를 갖고 있는 SK(주) 역시 소버린측 지분이 15%를 넘게 되면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분류돼 SK텔레콤 의결권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된다. 따라서 소버린으로서는 내년에 임기가 돌아오는 이사회 멤버 중 일부를 안배해줄 것을 요구하며 SK(주) 이사진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서는 현재 두 번째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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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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