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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소득의 허와 실

누드 촬영 억대 수입은 광고효과 노린 뻥튀기

  • 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연예인 소득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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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방송사는 외주제작을 줄 때 시청률을 의식해 (외주제작사측에) ‘주연급 캐스팅을 먼저 가져와라. 그러면 (외주를) 주겠다’고 제의합니다. 외주제작사는 수주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톱스타가 요구하는 거액의 출연료를 수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게 관례가 된 거죠.

무명 신인이 드라마 하나로 떴다 하면 회당 500만원, 1000만원을 우습게 불러요. 단적인 예로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권상우(28)가 2년 전만 해도 회당 30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1000만원을 받아요.”

-고액출연료에 대한 방송사 입장은.

“상업방송사는 광고로 먹고사는데 광고시장은 좋지 않고.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2∼3년 후에는 드라마를 확 줄이고 제작비가 싼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어요. 결국 연기자가 제 발등을 찍는 격이 되죠. 드라마가 반 이상 줄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 출연료가 대폭 낮아지지 않겠습니까.”



톱스타 자리를 몇 년째 지키고 있는 이영애. ‘아침에 일어나 비누로 세수를 하고 정수기 회사의 아줌마(코디)를 기다려서 정수기 필터를 교환하고…. 오후가 되면 새로 만든 XX카드를 들고 나가 펜싱, 헬스, 쇼핑을 즐긴다.’

이영애가 출연한 여러 광고를 빗대 풍자한 ‘이영애의 하루’가 유행했던 2001년 한 해 동안 그는 광고와 출연료 등으로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 이영애의 소속사인 에이스타스 관계자는 “(이영애는) 매니지먼트사와의 수익배분 및 세금 등의 제반 비용을 제하고도 35억원이 넘는 거액을 손에 쥐었다”고 말했다.

최진실은 2000년 5월, 1999년도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연예활동으로 얻은 수입이 17억원이라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한신코퍼레이션은 배용준과 전속계약을 맺은 직후 한달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커피와 의류 등의 광고모델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웬만한 중소기업의 수입을 훌쩍 뛰어 넘는 큰돈을 벌어들이는 연예인은 몇몇 톱스타에 한정돼 있다. 고액출연료는 일반 연기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곳이 바로 연예계다.

다수 연기자들 생활고에 시달려

지난해 연말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연기자노조)에 속한 탤런트 1500여명 앞으로 편지 한 통이 전달됐다. MBC ‘마당 깊은 집’, SBS ‘모래시계’, KBS 주말드라마 ‘태양은 가득히’ 등에서 열연한 김응석(37·MBC 공채 18기)씨가 “출연료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들어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한다”면서 연기자노조 탤런트지회 지부장직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 편지였다.

“그 편지를 받아보니 마음이 씁쓸하면서도 참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싶어요. 연기자를 그만둔다는 거, 그거 쉬운 일 아니거든. 마치 마약 같은 거라고 보면 돼요. 신인 때는 톱스타를 꿈꾸고, 그 꿈이 한낱 구름 같은 것이란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때가 늦고. 기술이 있기를 하나,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길 하나.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겠어요. 동료 연기자의 바람대로 그 친구가 하는 일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한 집안의 가장인 중년연기자의 푸념이다. 지난해 12월23일 MBC 탤런트실에서 만난 A씨는 2001년 말 300대1의 경쟁을 뚫고 MBC 신인 탤런트에 선발됐다. 그는 “2년에 걸친 교육기간에 MBC로부터 매월 50여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MBC가 주는 돈은 일종의 전속금 형식이에요. KBS와 SBS의 공채 출신 신인연기자도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죠. 드라마에 단역이나 엑스트라로 출연해도 신인연기자는 등급이 적용되지 않아 거마비 조로 회당 5만원을 받아요. 한 달에 열 번 정도 출연했으니까 그게 50만원 정도 됐지요. (연기자에 선발된 이후) 처음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당장이라도 톱스타가 될 것 같았고, 꿈에 부풀었는데…. 저뿐만이 아니라 동기들도 모두. 지난 2년여 동안 월 100여만원의 수입으로 버텼어요. 지금은 스타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라 생각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죠.”

지난해 12월21일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종영한 SBS ‘완전한 사랑’에서 김희애의 남동생 역할을 맡았던 권용철(29). 가난한 식당 주인(정혜선)의 외아들로 자라나, 부잣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청년 역을 맡은 그의 아버지는 드라마 ‘사랑과 야망’(1987년)으로 기억되는 스타 남성훈(본명 권성준·2002년 작고)이다.

“제가 연기자가 되는 걸 무척 반대하셨죠. 그 길이 험하고 가시밭길이란 걸 아시니까. 1967년 TBC 공채 1기로 출발한 아버지는 ‘사랑과 야망’을 통해 스타가 되기 이전에도 MBC ‘수사반장’ 등을 통해 무명연기자는 아니었는 데도 출연료만으로는 먹고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가 태어날 때 비타민 결핍증에 걸렸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로 가난하게 살았는지 말 다 했죠. 초등학교 4학년 땐가, 80년대 중반까지 도시락을 못 싸가지고 다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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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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