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동기의 한일정치 비교 최장집 외 지음 1996년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구축한다’는 기본적 인식에서 한·일 중견학자들이 결성한 ‘한일공동연구포럼’ 제1기 연구성과를 모았다. 게이오대 소네 야스노리 교수는 ‘민주화, 제도개혁, 금융위기’에서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양국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었고, 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전환의 한국정치’에서 한국의 ‘권력블록(국가와 경제 지배계급의 연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노동 없는 민주주의 : 일본사회당의 실패에 관한 한 해석’을, 와세다대 시노다 도오루 교수는 ‘바야흐로 생디칼리슴의 세기인가? : 한국 노동운동의 풍경’으로 양국의 노동환경을 비교했다. 아연출판부/363쪽/1만8000원
눈의 역사 눈의 미학 임철규 지음“눈이 있다는 것은 본다는 것이며, 본다는 것은 인식한다는 것이며, 인식한다는 것은 전체 중의 부분만을 파악한다는 것이기에 눈이란 진정 감옥이다.” 비트겐슈타인이 “철학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라고 했지만 인간에게 눈이 있는 한 그것은 불가능하다. 눈은 전체 가운데 부분을 떼내어 ‘틀 짓는’ 인식의 감옥인 것이다. 그는 ‘눈’이라는 주제로 그리스 자연철학에서 바타유, 벤야민, 데리다 등의 현대사상에 이르기까지 서양문화의 핵심을 관통하는 인문학적 탐사를 시도했다. ‘눈과 태양, 신 그리고 빛’ ‘눈과 성기’ ‘성상논쟁’ ‘낭만주의, 리얼리즘, 모더니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등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길사/440쪽/2만2000원
고대로부터의 통신 한국역사연구회 고대사 분과 지음우리 고대사 연구의 기본자료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같은 문헌자료이나 이 두 책은 삼국시대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여러 전승자료를 모아 편찬했기에 일차로 가공된 자료다. 반면 금석문은 누군가의 해석이 가미되지 않은 당대의 생생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한국역사연구회 고대사 분과는 지난 3년 동안 신라왕족의 로맨스를 새긴 ‘천전리각석’, 고구려 건국설화가 남아 있는 ‘모두루무덤 묘지’, 고대 한일 관계사의 실마리를 풀어줄 ‘칠지도’ 등 18가지 금석문을 분석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구려사에 대해서도 수많은 벽화와 설명문, 묘지 등이 풍부한 ‘정보 창고’역할을 해준다. 푸른역사/412쪽/1만4000원
인생의 참스승 선비(전2권) 이용범 지음저자는 조선시대 유학자로 대표되는 선비의 개념을 넓혀 ‘아는 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한다. 다리 아래 살갗을 도려내고 갈대 위를 걷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차라리 계림의 개돼지가 될지언정 왜국의 신하는 되지 않겠다”고 저항하다 끝내 불타 죽은 신라의 박제상, 전쟁터에서 구차하게 살아돌아온 아들 원술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은 지소부인(김춘추의 셋째딸이며 김유신의 아내) 등 삼국시대에서 항일기까지의 선비 234명을 일화 중심으로 엮었다. 허균이 “군자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몸을 채워 뒷사람에게 남기는 것”이라고 했으나,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는 이 시대에 ‘선비’라는 그리운 이름을 다시 불러 보게 된다. 바움/420쪽 안팎/각 1만5000원
종가의 제례와 음식(전3권) 국립문화재연구소 편참 의미는 사라지고 부담스러운 의무로 변해버린 전통 제례의식의 의미를 되살린 책. 1권 의성김씨 학봉 김성일 종가, 2권 서흥김씨 한훤당 김굉필 종가와 반남박씨 서계 박세당 종가, 3권 월성손씨 양민공 손소 종가와 청주한씨 서평부원군 한준겸 종가 편으로 구성되었다. 각 종가의 내력을 간략히 소개하고 불천위 제사의 제례 봉행과정 전반과 제사음식의 종류, 조리과정 등을 사진과 함께 수록했다. 제사란 흔히 설소과(設蔬果-제물 진설) 등 의례가 중심이 되기 쉬우나 이 책은 장보기와 제사음식 만들기, ‘군자는 날것을 먹는다’는 설에 근거해 익히지 않은 고기를 상에 올리는 풍속 등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담아냈다. 김영사/각 150쪽 안팎/각 1만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