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현대 인류를 ‘호모 모빌리쿠스’라고 한다. 이들에게 휴대전화는 고대인의 도끼 못잖게 중요한 도구다. 이병철 씨는 디지털 문명 발전사를 기록할 수단으로 휴대전화를 모으기 시작했고, 귀한 수집품을 경기 여주시에 기증했다. 지금 여주시엔 이씨의 컬렉션을 전시한 세계 유일의 유무선전화 박물관 ‘여주시립폰박물관’이 있다. 이곳 관장을 맡은 이씨와 함께 진귀한 옛 전화기를 살펴봤다.
1997년 미국에 수출된 최초의 CDMA 휴대전화 SCH-1000. 제조사 삼성. (왼쪽 아래) 1988년 시판된 최초의 ‘메이드 인 코리아’ 휴대전화 SH-100. 제조사 삼성. (왼쪽 위) 1995년 유럽에 수출된 첫 국산 디지털 전화기 MX-3000. 제조사 맥슨. (오른쪽)
1941년 탄생한 군용 무(선)전(화)기 SCR-536. 군용이지만 세계 최초의 무선전화기로 볼 수 있다(왼쪽). 스웨덴의 종합통신회사 L.M.에릭손이 만든 ‘2호 스켈러튼’ 전화기. 1892년 생산됐으며,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전화기로 손꼽힌다.
1984년 생산된 노키아의 차량용 전화기 ‘Sanator’(왼쪽). 1983년 모토로라가 개발한 ‘다이나택 8000X’.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휴대전화로 크기 때문에 가방에 넣어 다녔다.
1977년 동양정기공업(주)이 만든 자석식 소시외교환기(小市外交換機)(왼쪽). 1974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모토로라의 무선호출기 ‘Pageboy’.
세계적으로 2억5000만 대가 팔린 ‘노키아 1100’ 휴대전화(왼쪽부터). 1999년 삼성이 개발한 세계 최소형 폴더폰 SCH-A100. 2006년 출시된 ‘모토로라 C113a’. 판매가 20달러로 가난한 사람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1998년 삼성에서 나온 폴더폰 SCH-800. 휴대전화 내부 기판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는 문장이 음각돼 있다(왼쪽). 당시 세계시장을 휩쓸던 모토로라 폴더폰 ‘스타택’을 앞서보겠다는 국내 엔지니어들의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왼쪽). 2003년 삼성이 출시한 SPH-N270. ‘매트릭스2 폰’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다. 단 5000대만 생산돼 수집가들의 애를 태웠다.
2010년 칠레 북부 광산에 광부 33명이 매몰됐을 때 삼성이 전달한 ‘빔 프로젝트폰(GT-i7410)’. 지하에 갇혀 있던 광부들은 이 전화기로 가족 사진, 축구 경기 등을 시청하며 구조를 기다렸다.
35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가 달려 있는 최초의 카메라폰 SCH-V200. 삼성이 2000년 개발했다(왼쪽부터). 웨어러블 폰의 효시로 불리는 삼성 SPH-WP10. 1999년 개발됐으며 손목시계 형태로 돼 있다. 2005년 출시된 최초의 DMB 휴대전화 삼성 SCH-B100.
최초로 액정이 가로로 회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삼성 휴대전화 SCH-V500(왼쪽부터). 1999년 개발된 최초의 MP3폰 삼성 SPH-M2100.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 수신 기능을 장착한 삼성 SCH-M220. 1999년 출시됐다.
과거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는 사람은 반드시 지참해야 했던 ‘무선국 허가증표’. 이 서류에서 무선국은 휴대전화, 시설자는 소유자를 의미한다(왼쪽). LG가 1999년 출시한 LGi-2100. ‘스마트폰’이라는 명칭으로 판매한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다.
SPH-M1000(왼쪽)과 SPH-M100. 아직 스마트폰이라는 용어가 쓰이지 않던 시절로, 삼성은 이 전화기를 ‘애니콜 인터넷폰’이라고 했다.
경기 여주시립폰박물관 내 전시관.
여주시립폰박물관의 개방형 수장고 풍경.
1989년 국내 최초로 영국에 수출한 아날로그 폰인 맥슨전자의 EPC-590E.
역사가의 안목으로 휴대전화를 수집, 기증한 이병철 여주시립폰박물관장과 그의 책 ‘수집가의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