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호

책 속으로 | 한일관계 막후 60년-최서면에게 듣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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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20-06-15 1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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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 茶 한 잔 |

    ‘통뇌법 혁명, 중풍·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펴낸 이태훈 한의사
    ‘호모사피엔스헌드레드’ 되기 위한 구체적 방법”

    ‘통뇌법 혁명, 중풍·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펴낸 이태훈 한의사
‘호모사피엔스헌드레드’ 되기 위한 
구체적 방법”

    ‘통뇌법 혁명, 중풍·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펴낸 이태훈 한의사 ‘호모사피엔스헌드레드’ 되기 위한 구체적 방법”

    “2010년 칠레 탄광이 붕괴됐을 때 매몰 광부들은 69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도 살았습니다. 하지만 숨이 멈추면 사람 목숨이 곧 위험해지죠. 숨은 곧 생명이에요.” 

    이태훈(56) 한의사가 ‘숨길’ 연구에 관심을 기울인 이유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을 운영한다. 코와 머리가 연결돼 있고, 코 문제를 해결하면 뇌경색 뇌중풍 파킨슨 등 머리에 발생하는 질병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이 원장 생각이다. 그는 1992년 한의사 생활을 시작한 뒤 줄곧 ‘머리와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는’ 치료법 개발에 매진했고, 그 결실에 ‘통뇌법(通腦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근 그 내용을 담은 책 ‘통뇌법 혁명, 중풍·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를 펴낸 이 원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중풍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책 제목에 눈길이 갔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중풍, 치매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들에게 과도한 공포를 갖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충분히 대처할 방법이 있다. 단, 질병은 테러와 같다. 테러는 일단 발생하면 범인을 잡아도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남기지 않나. 병도 그렇다. 뇌혈관이 완전히 막히거나 터지기 전 중풍을 치료해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자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게 바로 호흡이다. 우리는 1분에 16번 정도 숨을 쉰다. 4초에 한 번꼴이다. 80세를 산다면 숨 쉬는 횟수가 7억 번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호흡으로 드나드는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양, 걸러지는 세균과 먼지 비율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코가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가. 

    “그렇다. 공기가 코를 통과하는 시간은 0.25초에 불과하지만 코는 그 짧은 시간에 공기 중 먼지와 세균의 80%를 제거한다. 코는 집으로 말하면 현관문 기능을 한다. 현관문이 고장 나면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범죄자가 무시로 드나들 수 있지 않나. 코 구조와 기능이 망가지면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코가 막히면 사람들은 구강 호흡을 하며 버티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다. 각종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잠잘 때 코로 숨을 잘 쉬지 못하는 수면무호흡 증상은 만성피로뿐 아니라 뇌 손상까지 야기할 수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통뇌법은 어떤 치료법인가. 

    “수기와 침술, 약물을 결합한 복합 시술이다. 호흡을 방해하는 코 구조를 손으로 교정하고 침술과 한약으로 염증을 치료한다. 30년 가까운 임상 경험으로 효과를 확인했다.” 



    이 원장은 이 치료를 통해 사람들이 ‘호모사피엔스헌드레드’가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건강과 지혜를 잃은 채 100년을 사는 존재가 아니라, 나이 들어도 자기 생각과 의지를 갖고 상대방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사람으로 살도록 돕고 싶다는 의미다. 그는 “뇌질환은 결코 무서운 적이 아니다. 원리를 알면 생각보다 쉬운 상대다. 사람들이 평소 코 건강을 지켜 뇌질환을 예방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 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

    한일관계 막후 60년-최서면에게 듣다
    번역의 원동력은 부끄러움이었다

    최서면 구술·고하리 스스무 등 채록·심규선 옮김, 나남, 각 452·562쪽

    최서면 구술·고하리 스스무 등 채록·심규선 옮김, 나남, 각 452·562쪽

    국가의 역사든 개인의 역사든 시간, 공간, 인간이라는 ‘3간(三間)’이 만든다. 필자가 번역한 ‘한일관계 막후 60년-최서면에게 듣다’라는 책은 거칠게 말해 시간과 공간에서 추방당한 한 인간의 ‘라이프 스토리’다. 누군가가 듣고 싶어 할 정도의 ‘라이프 스토리’라면 성공한 삶일 것이다. 그러나 최서면의 성공은 자신을 추방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복수도 아니고, 돈과 권력이라는 세속적인 의미의 성공도 아니다. 그의 ‘성공’이 독특한 이유다. 

    최서면은 연희전문에 들어가 대한학생연맹위원장으로 있을 때 연맹 단원이 설산 장덕수를 암살한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다. 6·25전쟁 때 피란지 부산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며 이름을 알리게 됐고, 그 덕분에 노기남 대주교와 장면에게 발탁돼 가톨릭 총무원 사무국장으로 일한다. 그렇지만 장면의 정적인 이승만 정권이 예전 사건을 빌미로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1957년 29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으로 망명한다. 

    최서면에게 일본은 외롭고 쓸쓸한 무인도였다. 그런데 그곳에 자신을 추방한 고국 관련 자료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을 발견한다. 끼니에 매달릴 것인가, 사료를 읽을 것인가. 그는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 파묻혀 한국관계사료를 읽고 또 읽었다. 

    ‘최서면에게 듣다’는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등 한국전문가 4명이 ‘오럴 히스토리’라는 형식으로 최서면을 일본어로 인터뷰한 보고서(비매품)를 번역한 책이다. 일본 정부가 경비를 대고 한국전문가 4명이 7년 동안 17번에 걸쳐 70시간이나 그를 인터뷰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서면이 ‘한일관계사 연구의 최고 권위자’이기 때문이다. 

    최서면은 안중근 의사의 옥중 자전인 ‘안응칠역사’와 유묵들, 야스쿠니신사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북관대첩비’, 조선이 만든 걸작 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발굴해 한국으로 가져왔고, 이봉창 의사 재판 기록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일본에 동경한국연구원과 국제관계공동연구소를 설립하고 학술지 ‘韓’을 창간해 일본에 한국학이 뿌리내리는 데 기여했다. 

    독도 관련 지도 수집에서도 그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 박정희 대통령, 후쿠다 다케오 총리 등 거물과도 친분이 깊어 양국의 정치적 고비 때마다 막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흥미진진한 뒷얘기가 많이 실려 있다. 

    최서면은 일본이 가지고 있는 방대한 한국 자료를 보고 한국을 너무 모르는 자신이 부끄러워 공부를 시작했다고 했다. 필자도 고하리 교수 등이 만든 560쪽의 방대한 보고서를 읽고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최서면은 한국 정부가 돈을 대고, 한국인 학자가, 한국어로 인터뷰했어야 옳다. 그런 부끄러움을 감추는 방법이 내게는 번역이었다. 

    다만, 원본에 충실하면서도 조금이나마 번역자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증언 중에서 틀린 부분은 검증해 각주로 바로잡았고, 등장인물 600여 명에게는 약력을, 300여 개 항목에는 설명을 붙였다. ‘아주 자유로운’ 영혼의 인간이(최서면), ‘아주 장시간’에 걸쳐서 한 오럴 히스토리에(70시간), ‘아주 자세한’ 설명을 붙이겠다는(장문의 주) ‘3자’의 콘셉트를 세운 것이다(물론 평가는 독자의 몫이지만). 

    최서면은 일본에 있던 30년 동안은 물론이고 1988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공직을 맡아본 적도, 월급을 받아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번역을 마치며 한 가지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최서면은 불리한 시간과 공간을 애써 극복한 것이 아니라 아예 무시함으로써 초월했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는 온전히 자신이라는 ‘인간’에 집중할 수 있었고, 화려한 업적은 자연스레 따라온 것이 아닌지. 흥미로우면서도 자극적인 인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심규선 서울대 일본연구소 객원연구원(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 서가에 꽂힌 한 권의 책 |

    살아서는 皇帝 죽어서는 神 마오쩌둥
    ‘무오류의 위대한 지도자’는 없다

    김상문·이장규·서영숙·김미옥 지음, 
도서출판 아이케이, 743쪽, 3만 원

    김상문·이장규·서영숙·김미옥 지음, 도서출판 아이케이, 743쪽, 3만 원

    중국은 여전히 마오쩌둥의 나라다. 죽은 지 44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대형 초상화가 천안문 중앙 상단에서 천하를 내려다보고 있다. 살아서 황제처럼 군림했던 그는 지금 신처럼 중국 인민의 추앙을 받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오의 혁명정신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신이 오늘의 중국”이라고 단언했듯 오늘 중국을 이해하려면 마오쩌둥을 알아야 한다. 

    이미 많은 마오쩌둥 평전이 있지만 이 책에 눈길이 간 데는 저자의 남다른 이력이 한몫했다. 대표저자인 김상문 IK그룹 회장은 중졸 학력으로 자수성가해 회사를 일군 후 늦깎이 대학생이 된 데 이어 환갑이 넘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해 중국을 전공했다. 오늘의 중국을 만든 3대 인물로 꼽히는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평전을 각각 수년에 걸쳐 직접 저술했다. 

    이 책은 우선 700페이지가 넘는 거대한 분량이 독자를 압도한다. 참고한 국내외 서적만 60권이 넘는다. 하지만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술술 쉽게 읽힌다. 마오쩌둥 삶의 궤적을 담고 있지만 중국의 정치 사회 인문을 이해하고 꿰뚫어볼 수 있는 사회역사서로도 충분하다. 

    “만일 마오 주석이 1956년에 서거했더라면 그의 업적은 영원불멸했을 것이다. 1966년 서거했더라면 과오는 있지만 여전히 위대한 인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석은 1976년에 서거했다. 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는 중국혁명1세대 천윈의 탄식처럼 마오쩌둥은 소련유학파 엘리트 공산주의자들과의 경쟁, 고난의 대장정과 중일전쟁, 국공내전을 거치며 천재적인 정치력과 탁월한 전략으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한 위대한 혁명가였다. 하지만 이후 ‘대약진운동’이라는 몽상적 시도는 수천만 중국 인민을 기아와 죽음으로 내몰았고, 홍위병을 앞세워 수십만 명을 야만적으로 숙청한 ‘문화대혁명’은 그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렸지만 오늘날에도 중국인들 의식 깊숙한 곳에 똬리를 틀고 있다. 시진핑조차 당시 홍위병에게 아버지를 잃은 피해자이자 그 자신이 홍위병 출신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마오쩌둥의 허상보다는 실상을 보려 했고, 객관적 관점에서 저술하려고 노력했다. 다 읽고 나면 왜 덩샤오핑이 “마오의 공과는 7대 3이며 중국공산당의 출발이고 현재”라고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런데 책장을 덮으며 남북의 대표적인 지도자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지도자는 일체의 ‘공’을 부정당하고 있고, 북한을 저 지경으로 만든 지도자는 조금의 ‘과’도 없는 ‘무오류의 위대한 지도자’로 군림하고 있다. 저자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었을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자신감’이 ‘자만감’으로 변질돼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무오류의 위대한 지도자’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최호열 ‘여성동아’ 편집장 honeypapa@donga.com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마틴 베일리 지음·박찬원 옮김, 아트북스, 292쪽, 2만5000원
    세계인이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은 그가 남프랑스 생레미 마을 외곽의 정신요양원에서 완성한 작품이다. 고흐는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했다. 374일간 요양원에 머물며 그린 작품은 소실된 일부를 제외하고도 150점이 넘는다. 언론인이자 고흐 전문가인 마틴 베일리가 이 시절을 추적, 기록했다.





    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408쪽, 1만6500원
    “건축은 한 시대의 지혜와 집단의 의지가 합쳐진 결정체로, 시대와 사회를 대변한다.” 건축과 도시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며 큰 인기를 얻은 저자의 통찰이다. 그는 동서양 사고방식 차이가 건축에 나타난다며, 다양한 건축물을 통해 서양에선 개인의 독립성, 동양에선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한 점을 설명한다. 건축의 관점에서 문화의 진화를 성찰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 서가에 꽂힌 한 권의 책 |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
    제국에 맞선 소년 이야기

    조슈아 웡 지음, 함성준 옮김, 프시케의숲, 
348쪽, 1만6000원

    조슈아 웡 지음, 함성준 옮김, 프시케의숲, 348쪽, 1만6000원

    “정권이 두려워 자결권 요구를 피한다면, 2047년 이후에는 얼마 남지 않은 자유마저 빼앗길 수 있다. 홍콩인이 외면한다면 홍콩의 미래를 중국공산당 임의로 처리할 수도 있다.” 

    조슈아 웡(Joshua Wong·중국명 黃之鋒) 홍콩 데모시스토(Demosistō·香港眾志)당 비서장(사무총장)의 일갈이다. 

    웡 비서장은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2012년 홍콩 당국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국민교육’ 과목을 일선학교에 의무화하려 했다. 웡 비서장은 당시 14세 나이로 학생단체 ‘학민사조’(學民思潮·Scholarism)를 이끌며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이후 2014년 ‘우산운동’(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을 요구한 시민운동)과 2019년 홍콩 시위(민주화 인사 탄압에 악용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를 주도했다. 

    중국은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 당시, 2047년까지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허용하겠다고 천명했다. 약속과 달리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홍콩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통제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웡 비서장 등 홍콩 밀레니얼 세대가 중국식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모순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선 이유다. 

    이 책은 2013~2015년 웡 비서장이 쓴 일기를 정리한 것이다. 우산운동의 주요 지도자가 직접 기록한 운동의 배경과 진행상황을 하루 단위로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평범한 10대 청소년이 민주화 운동가로 성장하는 과정의 내적 갈등도 흥미롭다. 우산운동과 2019년 시위의 주역인 홍콩 젊은이들이 중시하는 자유·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 절절히 드러난다. 

    홍콩 민주화 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2019년 6월 9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민 100만 명이 운집한 대규모 시위 후 약 1년이 지났다. 같은 해 10월 홍콩 당국은 범죄인 인도법안을 철회했지만 시민의 크고 작은 시위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행정장관 직선제·홍콩 입법회 보통선거 도입을 뼈대로 하는 시민의 5대 요구 사안은 아직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시위가 주춤한 사이, 홍콩 경찰은 4월 18일 시위를 주도한 야권 인사 14명을 체포했다. 

    중국의 팽창과 압박은 남 일이 아니다. 한국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의 경제보복에 시달렸다. 현대판 중화주의 ‘중국몽(中國夢)’이 가시화 되는 오늘, 제국에 맞선 소년 조슈아 웡과 홍콩 밀레니얼 세대의 절규가 무겁게 다가온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서울문화사, 312쪽, 1만3000원
    영국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정치적 분열로 황폐해진 세계를 배경으로 쓴 소설. 이런 상황에서 한 섬나라가 침입자를 막고자 모든 해안선과 국경에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세운다. 주인공은 이 장벽을 지키는 신입 경계병이다. 난민과 장벽, 기후변화, 자국중심주의 등 현대를 관통하는 여러 이슈를 풍자적으로 다뤘다.




    함께 길을 가다
    이석연·김정·정진석 지음, 논형, 408쪽, 1만6000원
    법률가, 미술인, 언론학자 세 사람이 함께 펴낸 책. 공저자 가운데 이석연은 경실련 사무총장,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를 역임한 법조인이다. 김정은 아리랑 연작으로 유명한 화가이면서 동시에 미술 교육자다. 정진석은 한국 언론사 연구로 일가를 이뤘다. 각자 자기 길을 걸으면서도 오랜 친분을 다져온 세 사람의 글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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