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을 넣어 만든 달콤한 과자 다쿠아즈. ‘할매니얼’ 열풍을 타고 최근 동서양 식재료를 결합한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GettyImage]](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60/8a/18/a6/608a18a6138dd2738276.jpg)
팥을 넣어 만든 달콤한 과자 다쿠아즈. ‘할매니얼’ 열풍을 타고 최근 동서양 식재료를 결합한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GettyImage]
맛은 이렇다, 크기는 저렇다, 양념은 그렇다 등등 음식에 대한 의견을 오물오물 주고받으며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반쯤 먹다가 치즈볼 하나를 무심코 베어 먹었다. 달고 진한 인절미 맛이 훅 풍겼다. 우유향이 더해진 말랑하고 쫀득한 이것은 무엇인가. 씹는 순간 입안이 온통 콩가루 범벅이 됐다. 말할 때마다 증기기관차처럼 가루를 뿜게 된다. 웃음이 빵 터지는 맛이었다. 후배는 맛있다고 잘도 먹는데, 나는 한입 베어 먹고 남은 것을 쟁반 젤 구석으로 밀어두었다. 맛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굳이 다시는 안 해도 될 경험이었다. 내 입맛의 포용력이 바다와 같은 줄 알았는데 겨우 이 정도였다니 씁쓸했다.
할머니+밀레니얼=할매니얼
![흑임자가 들어간 ‘비비빅 더프라임 흑임자’. [빙그레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60/8a/18/c1/608a18c11b94d2738276.jpg)
흑임자가 들어간 ‘비비빅 더프라임 흑임자’. [빙그레 제공]
할매니얼의 범주는 뉴트로보다 훨씬 좁고 뚜렷하다. 할머니 같은 복장(이른바 ‘할미룩’) 또는 할머니 같은 취향을 주로 가리킨다. 맛 분야에서 할매니얼 트렌드의 대표주자는 흑임자, 팥, 콩가루(또는 인절미), 미숫가루, 쑥 등이다. 요즘 슈퍼마켓 아이스크림 코너에 가면 바로 이런 맛을 강조하는 제품이 즐비하다.
흑임자 빵빠레와 흑임자 비비빅의 고소함은 달콤함이 울고 갈 정도로 진하다. 두 사람이 사이좋게 한 쪽씩 갈라 먹던 쌍쌍바는 인절미맛을 내놓았다. 진짜 우리 할머니와 다정하게 나눠 먹고 싶은 맛이다. 투게더 역시 흑임자로 새단장했고, 쫄깃한 떡 안에 아이스크림을 채운 찰떡아이스에도 흑임자의 고소함이 더해졌다.
카페에서는 녹차 자리에 쑥을 쑥쑥 넣은 음료들이 눈에 띈다. 쑥 특유의 쌉싸래한 맛과 향을 개성적으로 살리면서 진한 초록색도 강조한 것들이다. 장안의 화제 쑥라테는 떨떠름한 맛이 도드라지지만 우유의 고소함, 시럽의 달콤함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부드럽게 느껴진다.
과자에 깃든 할매 감성
![할매니얼 마니아를 타깃으로 삼은 ‘아침햇살 흑임자콘’. [웅진식품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60/8a/18/cc/608a18cc251ad2738276.jpg)
할매니얼 마니아를 타깃으로 삼은 ‘아침햇살 흑임자콘’. [웅진식품 제공]
우리들 ‘할매’가 좋아할 것 같은 예스러운 재료가 이렇게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을지 몰랐다. 늘 좋은 향이 나던, 포근한 할머니 품에 안긴 것처럼 할매니얼 인기를 오래오래 누리고 싶다.
![고소한 맛으로 세대를 넘어 인기를 끌고 있는 흑임자떡과 깨떡. [GettyImage]](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60/8a/18/d9/608a18d90611d2738276.jpg)
고소한 맛으로 세대를 넘어 인기를 끌고 있는 흑임자떡과 깨떡. [Getty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