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호

기업 화제

예술 후원하며 브랜드 가치 끌어올린다

한-미-유럽 잇는 현대자동차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

  • 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hanmail.net

    입력2016-10-24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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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 11년 후원
    • 강남 핫 플레이스 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 재능·잠재력 지닌 작가 지원활동도
    자동차는 핵심 문화 아이콘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전시하는 것은 그 시대의 문화를 전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곤 한다. 나아가 자동차 회사가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예술가를 후원하는 것도 그리 낯설지 않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 현대자동차도 오래전부터 세계 굴지의 미술품 전시와 예술 공연 후원사로 활동해왔다.

    10월 3일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Tate Modern)에서는 현대차와 테이트모던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현대 커미션 2016(Hyundai Commission 2016)’ 개막식이 열렸다. 양측이 2014년 체결한 11년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인 현대 커미션은 현대미술의 저변 확대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 영국 판매법인 사장 토니 화이트혼, 테이트모던 관장 프란시스 모리스, 전시 작가 필립 파레노를 비롯해 세계 문화예술계 인사 100여 명이 함께했다.



    ‘현대 커미션 2016’

    ‘현대 커미션’의 두 번째 작가로 선정된 필립 파레노는 영화, 영상, 음향, 조각, 퍼포먼스 등 여러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는 예술가로, 그의 작품은 내년 4월 2일까지 6개월간 테이트모던의 최대 특별전시관 터바인홀(Turbine Hall)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현대차의 후원 협약으로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터바인홀의 전시운영 기금을 2025년까지 독점 지원받게 됐다. 터바인홀은 5층 높이의 미술관 전체를 연결하는 초대형 전시실로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하는 특별 전시 프로젝트로 명성이 높다.



    현대차는 테이트모던과의 파트너십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10년 장기 후원, 미국 LA카운티 미술관(LACMA) 11년 장기 후원,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 후원 등 다양한 글로벌 문화사업 후원을 통해 현대미술의 발전과 현대차의 감성적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ACMA는 1965년 개관 이래 북미 예술의 중심지 뉴욕에 맞서겠다는 야심만만한 목표로 다양한 장르 간 융합을 선도하는 작품들을 선보여온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미술관이다. 반 고흐 미술관은 후기 인상파의 거장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700여 점) 전시하고 있으며, 연 200만여 명의 문화예술 애호가가 찾는 세계적 명소다.



    폴 바셋 등 초청

    자동차 전시 공간에서 이제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서울 강남구 소재)에서는 ‘시그니처 콘서트’ ‘휴먼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예술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시그니처 콘서트’는 지난해 5월 선을 보인 이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의 대표적 고객 초청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혔다. 유명 재즈 드러머 빌리 킬슨, 재즈 기타리스트 잭 리, 국내 간판급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등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에는 재즈 아티스트 네이든 이스트 밴드를, 올해는 아시아 재즈 열풍을 견인한 보사노바 뮤즈 리사 오노와 퓨전 재즈기타 거장 리 릿나워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최초의 합동 공연을 마련해 호평을 받았다.

     ‘휴먼 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출신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창안한 것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듯이 사람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식과 경험, 가치관을 공유한다. 현대차는 현대 모터스튜디오에 있는 자동차 도서관인 ‘오토 라이브러리’를 ‘휴먼 라이브러리’로 변모시켜 각 분야 명사들과 고객이 자동차와 인생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해 많은 이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열린 ‘휴먼 라이브러리’ 행사에서는 웹툰 작가이자 요리사인 김풍 씨와 고객 30명이 함께하며 ‘자동차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요리’와 ‘이 시대가 원하는 일, 재미, 성공’이라는 주제로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지난 1월에는 2003년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호주 출신의 유명 바리스타 폴 바셋을 초청해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기까지의 과정, 집에서 쉽게 커피를 즐기는 방법, 커피에 대한 철학, 에스프레소 추출 시연 및 시음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볼거리를 전했다.

    8월에는 유머러스하고 이색적인 그림체로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그의 아내이자 역시 그림책 작가인 한나 바르톨린이 ‘우리 친구하자’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 ‘꼬마곰과 프리다’ 등의 동화 구연과 그림놀이 ‘셰이프 게임’ 등의 이벤트를 마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후원

    앞서 언급했듯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과도 협약을 맺고 2013~2023년 10년간 120억 원을 후원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는 개별 기업 단위로 이뤄지던 미술 프로젝트 후원이나 단기간의 문화예술 지원과는 차원이 다른, 국내 최초의 10년 이상 장기 후원이며 후원금액 또한 최대 규모다.

    내용 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단순한 미술관 후원의 틀을 벗어나 세계적 역량을 확보한 기성 작가의 국내 개인전 전시를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성 및 신진 작가의 창작 지원과 전시로 이어지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한국의 중진작가 개인전 개최에 10년간 90억 원 후원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한편 작품 창작, 전시뿐 아니라 작품 관련 도서 발간, 세계 유수의 평론가 초청 학술 세미나 개최 등 기획 단계부터 전시, 글로벌 홍보까지 총괄적인 지원을 통해 한국 미술가가 세계 예술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2014년 설치미술가 이불의 개인 작품전을 시작으로 지난해와 올해엔 개념미술작가 안규철과 김수자 등 매년 1명의 작가를 선정해 최대 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현대차 시리즈’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펴고 있다.



    차세대 예술가 인큐베이팅

    신진 작가를 포함한 유망 작가들에게도 10년간 총 30억 원을 지원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내 갤러리 아트존에서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탄탄한 재능과 잠재력을 지닌 신진 예술가들이 마음껏 작품을 창작하고 전시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만들어 한국 문화예술을 이끌 차세대 예술가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세계의 문화예술 발전 및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한국의 예술을 알리는 기업이 됐다. 또한 세계적 예술가, 예술기관과의 끈끈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자동차 개발은 물론 기업 경영 전반에 문화예술적 가치를 접목함으로써 글로벌 브랜드로서 한 단계 뛰어오른 이미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문화예술 분야 후원 등 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전파하고자 한다”며 “후원 협약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관람객이 아름다운 문화예술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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