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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救國의 논객’vs‘안보상업주의자’ 조갑제의 비밀

전직 월간조선 기자의 大해부

‘救國의 논객’vs‘안보상업주의자’ 조갑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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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救國의 논객’vs‘안보상업주의자’ 조갑제의 비밀

60, 70대 방청객으로 꽉찬 조갑제의 현대사 강좌. 작은 사진은 그가 쓴 ‘김대중의 정체’라는 책.

이 책 뒷면에는 ‘민족 반역자에게 영혼을 팔고, 김정일과 운명을 같이하려는 사람의 검은 이력서’라는 긴 부제가 붙어 있다. 이어 ‘김대중은 해방 직후 좌익정당 신민당 목포시당 조직부장 및 공산계열 행동조직 민청(民靑) 목포시지부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와 ‘그가 약점이 잡힌 상태에서 합의해준 6·15선언은 “대한민국 적화(赤化) 면허증”이자 “연방제 사변(事變)의 초대장”이다’라는 매우 자극적인 문구가 적혀 있다.

지난 3월 초쇄를 찍은 이 책은 두 달 만에 6쇄를 인쇄하며 도합 2만부가 발매됐다고 한다. 서울 지하철역 판매대에서도 팔리고 있으니 상당히 인기가 좋은 편이다.

흥미로운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측의 반응. 김 전 대통령측은 조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거나 이 책의 발매를 중지하라는 가처분신청을 낼 것도 같은데 전혀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대중과의 불화

조씨는 햇볕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정부와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는 기사뿐만 아니라 대중연설을 통해서도 김대중 정부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김대중 정부 시절의 한 사정기관이 비밀리에 그의 금융계좌를 조사했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은 사정기관에 특정인의 금융정보를 제공한 금융기관은 그 사실을 10일 이내에 특정인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씨의 부인 임귀옥(任貴玉·60)씨는 “1998년인가 거래하던 금융기관으로부터 남편 계좌 정보를 사정기관에 제공했다는 통지서가 날아왔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말년인 2003년과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4년은 그와 정권과의 불화가 최고조에 이른 때였다. 2004년 일부 단체가 그와 김용서 전 이화여대 교수를 내란선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내란을 선동할 범의(犯意)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작금의 그의 발언 수위를 보노라면 그 같은 대립이 다시 일어날 것 같다. 현직 대통령을 향해 여적죄 혐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여간한 배짱이 아니고서는 내뱉을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위험 발언을 하는 그는 방어수단을 갖고 있는가. 현역 기자 시절 그는 세 번 해직되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다. 임씨는 1991년 7월27일자 ‘조선일보’ 사보 ‘가족석’에 위트를 섞어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적이 있다.

‘남편이 가장으로서 가장 잘 하는 것은 문단속과 야구방망이를 놓고 자는 것이다. 방망이가 곁에 있어야 안심이 되는 모양이지만 나는 영 불안하다. 남편의 잠꼬대는 좀 난폭하기 때문이다. 주로 ××자로 표기해야 할 단어가 마구 튀어나오는가 하면 발길질이 예사다. “도둑놈 뒤통수에 떨어져야 할 방망이가 혹시 내 머리에…” 이런 걱정 때문에 밤을 설칠 때도 있다.’

7월5일 임씨를 취재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했을 때 특별히 안방 침대를 보여줄 것을 부탁했다. 시트를 걷자 침대와 벽 사이에 알루미늄 야구배트가 놓여 있었다. 그것을 가리키며 “조 대표는 지금도 방망이가 있어야 안심이 되는 모양이죠? 연세가 있는데 위급 상황에서 이 방망이를 휘두를 수나 있을까요”라고 묻자, 임씨는 웃으면서 “그러게요. 꺼내든 적이 없어서 나도 있는지 몰랐네요”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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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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