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 국립중앙박물관 신임 관장에 임명된 이건무(李健茂·56)씨는 1973년 임시 고용원으로 박물
관 근무를 시작해 꼬박 30년간 국립경주·광주·중앙박물관 등에서 일한 베테랑. 개방형 임용직(1급)이던 국립중앙박물관장직이 차관급으로 승격되면서 선임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함께 경쟁을 벌인 한 후보자는 인터넷의 음해성 루머에 시달리다 못해 자진 사퇴했을 정도. 이관장도 친할아버지인 국사학자 두계 이병도 박사의 친일행적이 구설에 올라 마음 고생이 심했다.
이관장의 임명은 서울 용산의 새 중앙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개혁성보다는 전문성을 우선 고려한 결과라는 것이 중론. 그래서 이관장은 이미 기반이 잡힌 현재의 박물관 업무보다 용산 새 박물관 개관 준비에 주력할 생각이다.
또한 그는 “박물관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문화 교육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간의 박물관 전시가 다소 고루하고 어려웠다는 비판을 수용해 어린이를 비롯한 여러 연령층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내부 인사라 개혁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서도 “절대 그렇지 않다”고 못박았다.
“박물관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과감히 개혁하겠습니다. 우선 인사에서 연공서열을 탈피, 능력 있는 사람을 중용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