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호

실크세대 전도사 미디어평론가 변희재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우리는 ‘실크세대’”

  • 글·이설 기자 snow@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08-07-30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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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팅, 온라인동호회, 서태지, 대중문화…. 1990년대에 대학 시절을 보낸 이들의 추억보따리를 풀면 와르르 쏟아질 단어들이다. 20, 30대로 성장한 이들은 최근 ‘88만원세대’라는 세대 명을 부여받았다. 앞 세대에 비해 사회적 리더가 되는 시점이 늦춰지고, 대다수가 향후 월 88만원을 받는 비정규직이 되리라는 음울한 전망이다. 이에 반격의 메시지를 던진 이가 있다. “IT 능력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20, 30대의 잠재력을 결코 가벼이 보지 말라”는 것이다.
    실크세대 전도사 미디어평론가 변희재
    “보통 인터넷을 하며 지냅니다. 생활이 특별할 게 없어요. 우리 세대는 어딜 다니지 않잖아요. 다만 여러 사이트를 방문할 뿐이지.”미디어평론가로 불리는 변희재(邊熙宰·34)씨에게 평소 생활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난감했다. 한 사람의 일상을 다루는 코너인데 컴퓨터하는 모습만 담을 순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하루에 인터넷을 얼마나 사용하느냐”고 묻고선 곧 후회했다. 밥 없이는 살아도 인터넷 없이는 못 사는 세대 사람이 사용 시간을 염두에 둘 리 없다. 인터넷 웹진을 운영하며 관심 분야에 대한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변씨는 역시 취재도 글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한다고 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변씨는 직함이 여러 개다. 미디어평론가, 인터넷웹진 대표,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 포털 피해자를 위한 모임 대표, 실크로드 CEO포럼 회장 등. 하는 일이 워낙 다양해 오히려 정체가 아리송하다.

    실크세대 전도사 미디어평론가 변희재

    취재와 글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의 일상을 해결한다.

    “대학 3학년 때 인터넷 웹진 대자보를 창간했어요. 그뒤 10년째 인터넷 언론을 운영해왔습니다. 대자보, 신데렐라, 시대소리, 브레이크뉴스 등을 거쳤지요. 대중문화, 대중스타에 관심이 많아요. 1주일에 영화 2, 3편씩은 꼭 챙겨 보고, 드라마도 즐겨 봅니다.

    몇 해 전 ‘스타비평’이라는 책도 냈고요.”한마디로 온·오프라인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비평을 하고, 관심 사안에 대한 정책 활동을 벌인다. 전공분야는 대중문화. 그러나 활동의 폭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지난 6월 출범한 실크로드 CEO포럼 일에 몰두해 있다.





    실크세대 전도사 미디어평론가 변희재

    지인들과 함께 종종 당구장을 찾는다. (좌) 최근에는 20, 30대 청년 세대를 위한 실크로드CEO포럼 일에 몰두해 있다.(우)

    “기성세대는 요즘 20, 30대를 88만원세대, 청년실업세대라 부릅니다. 무능하다는 거지요. 그러나 사실은 다릅니다. 이들은 대중문화와 IT로 무장한데다 수준 있는 문화를 경험했습니다. 서태지, 박찬호 등 국내 스타에 열광하며 서구 문화에 대한 열등감 없이 자랐어요. 이를 바탕으로 현재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에 한류를 전파하고 있지요. 이런 장점을 과거 동서양 문화와 경제 교류의 통로였던 실크로드에 빗대 실크세대라 이름 붙였습니다.”

    실크로드 CEO포럼은 20, 30대 기업인과 전문가를 주축으로 한다. 1971년 이후 출생한 사업가 및 각 분야 전문가 1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포럼은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 개발 및 공동 활동을 목표로 한다. 한 달 동안 포럼 관련 책 ‘코리아 실크세대 혁명서’를 출간하고, 젊은 경제인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한 ‘신실크로드 콘퍼런스 및 경제인 대상’을 기획했다.

    실크세대 전도사 미디어평론가 변희재

    일이 없는 날에는 혼자 산책하기를 즐긴다.(좌) 또래 경제인들과 생각을 교류하며 친분을 쌓는 것도 중요한 일.

    “현재 정계·학계·경제계·언론계·문화계를 통틀어 실크세대가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1990년대 개성과 창의력으로 주목받던 세대가 정작 30대에 이르러서는 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는 386세대에 일부 책임이 있습니다. 아랫세대를 무능하다고 낙인찍고 자리를 내어주려 하지 않으니까요.”

    그에게는 ‘보수논객으로 변신한 진보논객’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2005년 포털에 대한 정부와 386세대의 안이한 태도에 실망, 방향을 선회했다고 한다. 닮고 싶은 인물로는 전북대 강준만 교수와 언론인 조갑제씨를 꼽았다. 성향을 떠나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글쓰기 방식이 배울 만하다는 것. 그에게 앞으로 지향하는 영역을 물었다.

    “언론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게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요. 요즘은 주간지 발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삶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는 매체 비평지 성격이 될 겁니다. 기존 매체 비평지들은 잘못된 부분을 질책하는 데에만 열심이지만 저는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할 생각입니다. 자격증 없이 다양한 역할을 하는 기자가 사회적 권위를 회복하길 바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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