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사업은 1석6조의 국책사업
- 경인아라뱃길 新관광명소, 해양레저 중심지로 부각
- “블루골드 시대, 해외시장 공략 올 한 해 1조7150억 원 목표”
- 세계 최대 시화 조력발전소와 세계 최초 수상태양광 발전
- 고졸자, 장애인, 비정규직 평등 채용…열린 고용 리더 선정
김건호(67) K-water 사장은 물 관리와 운영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지난 세기까지 인간과 자연은 투쟁의 대상이었지만 이번 세기는 그 투쟁의 과정에서 자연이 받은 상처를 치유함으로써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훼손된 수자원을 방치하는 건 인간과 자연, 그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양측의 무한한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친환경적 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K-water는 바로 훼손된 수자원을 복원해 적정량을 유지하고 공급하는 책무를 부여받은 공기업이다.
K-water는 자사를 ‘세계 최상의 물 종합 서비스 기업’ ‘물로 더욱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세계적인 물 전문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1967년 한국수자원개발공사로 창립된 뒤 지난 45년 동안 수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 관리해왔다. 소양강댐을 비롯한 16개 다목적댐과 33개 광역상수도, 공업용수의 운영관리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4대강살리기사업(이하 4대강사업), 경인아라뱃길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장 존경받는 건설 공기업
3월 9일 오후 경기도 과천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에서 만난 김 사장은 30여 년간 건설교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고위관료(차관) 출신답지 않게 소탈한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현장 점퍼가 더 어울려 보이는 스타일. 이날은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위해 일부러 양복을 입었단다. K-water 내에서 그의 별명은 ‘대표 현장소장’이다. 그는 전체 근무일수의 60%를 현장에서 보낸다.
그의 경영철학은 ‘현장’과 ‘소통’이란 두 단어로 압축된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현장직원들과 대화하는 걸 즐긴다. 노조행사에도 적극 참여한다. 임원, 지역본부장들과의 매주 경영회의는 기본이고,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는 모든 간부를 한자리에 모아 현안을 토론하고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을 찾는다. 이른바 ‘이노베이션워크숍’이 그것이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K-water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으로 정부 경영평가에서 우수등급(기관·기관장·감사)을 받았다. 김 사장은 2008년 7월 부임한 이래 지난해 7월로 3년 임기가 끝났지만 연임됐다.
▼ 공기업 수장으로선 보기 드물게 연임됐습니다. 정부 평가도 좋습니다. 비결이 뭡니까.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 게 가장 주효했죠. CEO는 조직문화를 잘 알고 강점은 살리되, 바꿀 것은 과감히 바꾸어나가야 합니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게 소통입니다. 상명하달(上命下達)식 개혁은 한계가 분명하죠. 사실 지난 3년간 이뤄낸 모든 업적은 경영진과 직원들의 소통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충분히 알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큰 국책사업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3대 가치가 순수, 열정, 창조인데, 우리 직원들 정말 열정 있고 순수합니다. 소통은 창조의 밑거름이고요. 사실 그런 직원들 덕분에 실적도 올리고 연임도 된 것 같습니다.”
▼ 공기업 CEO로서 평소 갖고 계신 경영철학은?
“모두가 같은 목적을 향해 함께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신뢰와 동료애’를 때마다 강조하죠. 30여 년간 공직생활에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일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하는 것이며 모두의 이해와 협력이 있을 때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겁니다. 신뢰와 동료애가 전제되어야 ‘소통과 참여’가 가능합니다.”
▼ ‘현장경영’,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데요.
“현장은 고객과 기업이 만나는 곳이고 모든 업무가 시작되는 포인트죠. 특히 K-water는 사업의 특성상 전국에 현장이 산재해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제대로 된 경영을 할 수 있습니다. ‘강한 현장이 강한 K-water를 만든다’는 게 평소 소신입니다.”
김 사장은 지난해 K-water의 미래를 위한 ‘新 경영방침 Green Vision 2020’을 선포하고 ‘G2G Wave’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올해는 이 경영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원년. ‘G2G Wave’에는 ‘녹색(Green)성장을 통해 위대하고(Great) 존경받는 기업상을 구현하는 물결(Wave)을 일으키자’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12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건설공기업 부문에서 1위에 선정됐습니다.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인정받은 거죠. 모든 국민이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마음 놓고 마시고 쓸 수 있도록 하면서, 홍수와 가뭄과 같이 물로 인한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온 게 주효한 것 같습니다. 각종 녹색뉴딜사업의 성공적 마무리도 큰 이유가 됐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한 국내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조력발전소 준공과 세계 최초 수상태양광 개발이 그 한 축이고, 새로운 친수 개념에 바탕을 둔 4대강사업과 한강과 서해를 잇는 국내 최초의 경인아라뱃길이 다른 축입니다. 4대강 살리기와 경인아라뱃길은 홍수예방과 녹색성장, 지역의 관광·레저 활성화까지 아우르는 물 종합 서비스 기업의 면모를 보여준 사업이라고 자부합니다.”
‘금수강촌(錦繡江村)’ 만든 4대강사업
합천댐 저수지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전지판.
▼ 물 부족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2009년 태백 등 강원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가뭄은 우리의 물 부족 문제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입니다. 정부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은 약 10억t의 물이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한정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제일 중요하죠. 물 관리 과학화, 물 환경 개선, 물과 관련된 자연재해의 예방, 개발과 환경의 조화 등이 필요합니다. K-water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배전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4대강사업도 물 부족 문제 해결에 일조를 하겠군요.
“4대강사업으로 우리나라는 연간 13억㎥의 물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습니다. 물 부족과 가뭄에 대비하게 된 거죠. 200년 빈도의 큰 홍수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홍수조절 능력이 9.2억㎥까지 확충됐습니다. 수질개선사업을 통해 76% 수준인 4대강의 ‘좋은 물(2급수 BOD 3mg/L)’ 비율이 올해 말까지 86%로 향상될 것입니다. 훼손된 생태계도 활력을 찾을 겁니다.”
4대강사업은 현재 보 담수일정 관리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2월 말 기준으로 공정률은 98%. 지난해에는 개방 행사를 열기도 했다. 댐과 보의 연계운영에 대비한 운영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시설물의 기능, 안정성에 대한 최종 검증과 시험운영을 마친 후 준공하게 된다.
“저는 4대강사업과 경인아라뱃길사업이 국토 재창조 프로젝트인 동시에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문화적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업의 참여에 자부심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이제 마지막 공정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죠.”
김 사장은 4대강사업이 1석6조의 국책사업이라고 설명한다. 수량 확보, 홍수 조절, 수질 개선, 생태하천 복원, 친수공간 조성, 선진화된 수자원 관리 노하우 확보 등이 그것이다. 그는 국가하천이 생태하천으로 바뀌고 인근에 조성된 친수공간이 국민의 여가 생활에 큰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4대강 친수법은 수변공간을 고품격 문화관광지로 만들 겁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할까요. 이제 강 중심의 지역발전 패러다임이 형성된다고 봐야죠. 강의 상·하류를 연결하는 자전거길과 산책로, 레저활동 공간, 수변공원, 휴게시설은 지역민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사랑을 받을 거고요. 근거리의 뱃길이 복원되면 정말 강 중심의 관광자원이 무궁해집니다. 이제 강 인접 지역은 ‘금수강촌(錦繡江村)’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 4대강사업의 시행으로 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압니다.
“4대강사업과 아라뱃길 등 주요 국책사업 수행에 따른 재무건전성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데요. 4대강사업 투자비 원금은 친수구역 개발을 통해 단계적으로 회수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각종 사업에 대해 리스크 관리는 충실히 하면서도 투자유연성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작정입니다. 재무개선을 위한 3대 전략방향 및 10대 핵심과제를 설정해 열심히 추진하고 있고요. 2016년쯤이면 재무구조가 현격히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K-water는 재무건전성 확대를 위해 댐, 수도 등 기존 사업의 매출을 확대하고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투자사업의 타당성을 재검토해 투자규모를 축소 조정하기로 했다.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위험관리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재무 리스크관리도 강화할 계획. 경영을 효율화하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하는 동시에 시화 MTV(멀티테크노밸리) 등 단지사업의 분양대금을 회수하면 2013년 이후엔 부채비율은 점차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사장의 판단이다.
4대강사업 해외수출
김 사장은 K-water의 재무건전성 확보에 해외사업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행 중인 해외사업만 13개국 17개 사업(총사업비 1조9089억 원)에 달하고 올 한 해 해외사업 수주실적 목표만 21건에 1조715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세계는 물이 석유보다 비싼 블루골드 시대가 됐다. 45년의 물 관리 노하우와 4대강사업으로 배운 선진기술로 해외 물 시장을 공략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세계 ‘블루골드 산업’은 2010년 기준으로 약 483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로, 2025년에는 8700억 달러(약 1000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 4대강사업을 수출한다고 들었습니다.
4대강 사업구간인 달성보 공사현장을 찾은 김건호 K-water 사장.
올 5월 전면 개방을 앞둔 경인아라뱃길 사업도 사실은 홍수를 막기 위한 방수로 공사가 그 시작이었다. 정부는 1992년 인천과 부천, 김포 등 굴포천 유역이 상습적으로 수해를 입자 방수로사업에 착수했다. 민간투자를 끌어들여 운하 기능을 추가한 것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이었다. 그러다 2008년 말 국가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국책사업으로 다시 지정이 됐고 K-water가 사업의 추진주체가 됐다. 경인아라뱃길로 사업명이 바뀐 것도 이때다. 기존 설계보다 한강 방면으로 4㎞를 추가 굴착함으로써 한강과 서해를 잇는 방수로 겸 뱃길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 아라뱃길의 완성으로 굴포천 유역의 홍수 근심은 덜었습니다.
“1987년 굴포천 유역 대홍수를 기억하실 겁니다. 16명이 사망하고 5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죠. 경인아라뱃길의 주운수로는 100년 빈도 홍수에도 문제가 없도록 설계됐습니다. 비상시에는 뱃길의 입구인 서해갑문도 홍수방지에 기능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이미 아라뱃길은 홍수방지에 있어 그 진가를 드러냈는데요. 2010년 추석연휴 첫날(9월 21일)에 내린 굴포천 유역의 기습적 폭우(6시간 최대 강우량 209㎜)에도 피해가 최소화됐고, 지난해 여름(7월 26~27일) 서울·경기지역의 기록적 집중호우 때도 굴포천 유역에 352㎜가 내렸지만 아라뱃길 조성 덕분에 피해소식은 없었습니다.”
K-water는 경인아라뱃길사업이 수도권 물류체계를 개선하고 교통난을 완화하는 한편, 주변에 친수경관을 조성함으로써 지역의 문화·관광·레저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생산유발 효과는 약 3조 원에 달하고 고용효과도 약 2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3월 중순 현재 아라뱃길사업 공정률은 98%로 터미널, 부두, 운영청사, 갑문, 주운수로 등은 이미 완공돼 시운전과 물 채움까지 완료됐다.
▼ 아라뱃길이 녹색뉴딜사업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친환경 운송수단인 선박을 이용함으로써 육송 물동량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물류비는 절감되고 교통난은 완화됩니다. 기름을 적게 쓰면서 대기는 맑아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마련되니 녹색성장의 기반이 만들어집니다. 트럭 250대 분량의 화물이 컨테이너 하나에 담기고, 이런 화물이 육로가 아닌 뱃길과 바다를 통해 보내지는 거죠. 인천, 김포 배후에 조성되는 친환경 아라뱃길 물류단지를 통해 경인항뿐 아니라 수도권 물류산업 및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아라뱃길 배 많이 다닙니다”
K-water는 아라뱃길 물류단지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과 연계된 수도권 최적의 교통 요충지에 입지해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류단지에는 스트리트몰, 콘도(호텔)·워터파크 등 친수관광·레저·문화·쇼핑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 시범운항 중이라 그런지 운항하는 배가 적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지금도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아라뱃길은 시범운행 개시 1년 전인 2010년 9월 한진해운과 대한통운 등 국내 최고수준의 메이저 업체들을 부두운영사로 선정해 물동량과 선박을 확보해뒀고, 경인항과 제주와 부산을 잇는 연안항로도 열려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화물선의 시범운항이 시작됐죠. 지난 2월 2일과 2월 9일에는 중국 칭다오항과 일본 모지항 사이를 오가는 정기 컨테이너선(국제화물선)이 첫 운항한 바 있습니다. 올해 5월 전면 개장 후에는 국내 연안 6척, 중국·동남아시아 등 국제항로 4척 등 모두 10척의 화물선과 9척의 여객유람선 등 총 19척의 선박이 운항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중국 톈진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국제항로도 개설될 예정이어서 경인항은 국제무역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문화, 관광, 레저 수요도 높을 것 같은데요.
“친수 공간 시설공사도 개장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개방될 예정입니다. 아라빛섬 마을, 원형전망대, 인공폭포, 생태공원 등 수향 8경과 경관도로, 자전거길 등 파크웨이, 전망타워, 뱃길체험홍보관, 매화동산, 물놀이장 등이 그것이죠. 아라뱃길은 기획 단계부터 관광문화 전문가가 여럿 참여해 역사와 문화에 대한 스토리텔링 작업을 했습니다. 수변테마공간인 수향 8경과 아라뱃길 18㎞ 전 구간 수변에 만들어진 자전거길, 인라인길, 보행로(파크웨이)는 수도권지역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발전할 겁니다. 김포 항만 지역에 건설될 수도권 최대 규모의 마리나는 해양레저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일반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K-water는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에너지를 생산하고 개발하는 산실 노릇을 톡톡히 해와 “대한민국 그린허브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한다”고 자부할 정도다. 소수력, 태양광, 풍력에 조력발전까지…. 2011년 K-water가 한 해 동안 총 51개소에서 발전한 신재생에너지의 시간당 총량은 2856GWh로, 이는 원유 477만 배럴을 대체한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한 CO₂감축량은 188만t에 달한다.
▼ 댐을 통한 대수력발전은 다 아는데 다른 건 생소합니다.
“K-water가 국내 수력발전설비(1621㎿)의 63%인 1019㎿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건 다 알죠. 나머진 잘 모릅니다. 4대강사업 구간 중 규모가 큰 보에선 소수력발전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아라뱃길의 전초기지인 경인항에서는 풍력발전(3㎿)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바닷바람, 강바람이 얼마나 거센지는 아시죠. 그걸 이용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합천댐에 완공한 수상태양광발전소는 정말 대단한 업적입니다. 댐 저수지 수면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했는데 세계에서 우리가 최초입니다. 주변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 청정에너지를 만들어낸 거죠. 저수지 수면에 반사되는 태양빛 때문에 눈이 부신 기억이 있을 겁니다. 그걸 이용하는 것인데, 육상태양광보다 10% 정도 발전량이 많습니다. 31개 댐에 모두 설치할 경우 발전 잠재량이 3100MW에 달합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상업발전을 시작해 세계 조력발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시화 조력발전소(254㎿)와 더불어 앞으로 녹색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학력보다는 능력이 중요
2004년 12월 착공해 7년 만에 완공된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로 지난해 8월 발전을 시작한 이래, 올 1월부터 발전시설 10기 전체를 가동하면서 2월 19일까지 발전량이 1억kWh(약 141억 원)를 넘어서 올 한 해 전력생산 예상량은 3억8600만kWh(약 54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도시 인구 35만 명이 사용가능한 양이다. K-water는 연내로 방문객 휴게시설 5곳을 완공하고, 75m 높이의 전망대를 갖춘 조력문화관 10곳을 내년 안에 만들어 일반인에게 개방한다는 계획. 김 사장은 이런 시설들이 완공되면 시화호 철새도래지와 함께 조력발전소가 신재생에너지의 메카이자 주요 관광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가 예상한 연간 방문객은 약 150만 명 수준.
▼ 조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에 발전소를 건설하려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정말 난공사였죠. 서해의 거센 밀물과 썰물에 버틸 수 있는 가물막이 설치는 그 정점이었죠. 해수면 아래 10~26m를 굴착해 바다로부터 유입되는 물을 막았습니다. 거기에 시트파일을 가로치고 20.4m의 원형기둥 29개를 박았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런 고난 속에서 세계 최대의 발전량을 가진 조력발전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겁니다.”
김 사장은 1월 초 고용노동부로부터 공기업 대표로는 유일하게 열린 고용 리더로 선정됐다. K-water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신규로 795명을 채용했는데 그중 고졸자가 133명이었다. 청년 인턴 채용도 875명에 달했다. 이 중 50명이 정규직으로 들어왔다. 장애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채용 방식이 적용됐다. 그가 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총 25명의 장애인이 정규직으로 뽑혔으며 비정규직 인력 147명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임용기회 부여의 폭도 넓혔다. 사업 특성을 고려해 지역 권역별 채용을 확대하는 한편 장애인, 저소득층, 취업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각자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채용을 실시했다. K-water의 양성 채용목표는 30%(여성)다. 이 모두가 이른바 김 사장의 ‘사회형평적 채용’ 지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예부터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학력보다 능력을 우선시합니다. 채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는 작업입니다. 중요한 건 학력이나 신체조건이 아니라 우리 회사에 필요한 능력을 가졌느냐는 것이지요. 현재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미래에 큰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얼마나 갖췄느냐가 관건입니다. 동반성장은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회구성원에게 차별 없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