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호

“북핵 해법 빠진 ‘통일 대박’ 공허”

디트라니 前 6자회담 미국 특사

  • 워싱턴DC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입력2014-07-22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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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6~12개 보유, 수십 만 살상력 갖춰
    • 플루토늄탄 이어 우라늄탄 개발 정황
    • 4차 핵실험 가능성 높아
    • 비핵화 없인 통일 없어
    “북핵 해법 빠진 ‘통일 대박’ 공허”
    최근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조지프 디트라니(Joseph R. DeTrani) 전 6자회담 대북협상특사(대사급)를 만났다.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국장 출신으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미국 대표,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미 정부 사정에도 밝은 대북전문가로 통하며 현재 정보안보연맹(INSA·Intelligence and National Security Alliance) 대표로 활동한다.

    ▼ 사무실을 찾아오다 약간 헤맸어요.

    “최근 리모델링을 해서…좀 헷갈릴 수 있어요. (기자가 건넨 명함을 보면서) ‘신동아’…이 잡지 본 기억이 나요. 안보외교 이슈 많이 다룬 것 봤어요. ‘신’이 ‘New’를 의미하죠?”

    “신동아 본 기억나요”

    ▼ 맞아요.



    “‘동아’는 ‘East Asia’이고…. 제호가 아마 한자로 되어 있죠?”

    ▼ 네. 신동아(新東亞). 자신을 소개해줄 수 있나요?

    “30년 동안 미국 정부에서 일했고 그 중 11~12년은 북한 이슈와 관련된 일을 했어요. 꽤 긴 시간이죠? 나는 북한에 대해 매우 잘 아는 몇 안 되는 미국인이라고 할 수 있죠.”

    ▼ 6자회담 때 어떤 활동을 했나요?

    “2003년 8월 우리는 6자회담 프로세스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북한과 협상하는 특사로 활동했어요. 6자회담은 지금도 끝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2006년 나는 존 네그로폰테(전 국무부 부장관)의 뒤를 이어 국가안보국의 센터 소장 직을 맡기 위해 그 일을 떠났어요. 그러나 계속 북한 이슈에 주목하죠.(웃음)”

    ▼ 한국과 미국의 관점에서, 6자회담의 궁극적 목적은 북한 핵무기의 불능화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정확하게 맞는 말입니다. 실질적으로 두 개의 목적이 있었죠. 하나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폐기죠. 북한에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하나는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도록 보증해주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죠.”

    ▼ 주고받기인데 왜 실패했죠?

    “2005년 우리는 북한이 핵 불능화를 입증하겠다고 약속한 합의내용을 여전히 주시하고 있었어요. 2008년 우리는 이행하는지 입증을 위해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죠.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개입하는 입증 프로토콜에 따라 행동으로 입증하라고 했어요. 그들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요. 우리는 서명을 하라고 했죠. 그러자 그들은 못 한다면서 테이블을 박차고 나갔죠. 그게 2008년 말 상황입니다. 이후 지금까지 회담에 복귀하지 않아요.”

    북한은 2009년 5월, 2013년 2월 각각 2차, 3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어 2014년 2월 영변 플루토늄 원자로 재가동에 들어갔으며 우라늄 농축시설의 규모를 확충한다.

    ▼ 영변 플루토늄 원자로 재가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5메가와트 규모인데요, 이건 의심의 여지없이, 핵무기를 더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봐요. 그들은 같은 시설에서 이미 그런 일을 해왔어요.”

    ▼ 한국 정부나 언론에선 그리 크게 다루지는 않는데요. 원자로 재가동이 심각한 상황인가요, 아니면 지나치게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인가요?

    “이건 심각한 상황이죠. 무기를 제조하려면 플루토늄을 소비해야 하니까 플루토늄을 만들려는 거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핵무기가 또 늘어나는 겁니다. 정말 너무너무 우려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6개, 혹은 10개, 혹은 12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이라는 점을 알아냈어요. 북한이 플루토늄을 더 생산하면 더 많은 핵무기를 가지겠죠.”

    “정말 큰 이슈입니다”

    ▼ 북한이 6~12개의 핵무기를 이미 가졌다고 보는 건가요?

    “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원자로 재가동작업을 해왔는지에 근거한 평가입니다.”

    ▼ 영변 핵 단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 규모도 확충한다는데요.

    “정말 큰 이슈입니다. 우라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이슈죠. 우리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에 대해서도 탐구해왔어요. 그들은 두 종류의 핵무기를 얻으려는 것 같아요. 하나는 플루토늄 패턴의 핵무기이고 다른 하나는 우라늄 패턴의 핵무기죠.”

    ▼ 그렇다면 플루토늄 생산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 중 어느 시설이 더 심각한가요?

    “둘 다 심각하죠. 모두 핵무기를 만들어내니까. 플루토늄 생산 시설은 플루토늄의 양에 따라 제한을 받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은 극도로 심각합니다. 왜냐하면 숨길 수 있기 때문이죠. 플루토늄 시설, 예를 들면 원자로 같은 것은 하늘로 연기를 냅니다. 반면 우라늄 농축 시설은 지하에 있습니다. 이 시설은 어떠한 신호도 밖으로 내지 않아요. 이 시설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것은 더 어려워요. 우리가 감시하거나 불능화를 확인하기 더 곤란하니까요.”

    ▼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6~12개의 핵무기가 한국에 어느 정도 위협이 되나요?

    “단지 북한 핵무기 1개만으로 서울과 그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시민 수십만 명을 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어요. 한국엔 정말 큰일이 됩니다. 일본에도 큰 위협이죠.”

    ▼ 북한의 핵무기가 당장 실질적인 무기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보나요?

    “글쎄요. 현재 미국 정부에 소속돼 있지 않은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북한 핵에 대해 평가한 바를 말하자면, 북한은 3차 핵실험을 통해 자신이 보유 중인 핵무기의 폭발력을 이미 보여줬어요. 북한 핵무기가 동일한 정도의 위력으로 한국 수도권에서 폭발하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다고 봐야겠죠.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가지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쓰려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핵무기를 실어 나를 방법을 찾겠죠. 핵무기를 운송하는 일반적 수단은 미사일입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미사일에 실어 목표물까지 보내는 기술이 아직 없다고 봅니다. 내가 조사한 바로, 북한은 핵무기의 소형화(miniaturizing)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 같아요. 거기까지 가는 데엔 시간이 좀 더 걸릴 거예요.”

    “북핵 양 늘고 소형화하고”

    ▼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옮겨 싣지는 못하지만 단지 그것을 터뜨릴 수는 있다고 보나요?

    “네. 북한이 비행기로 핵무기를 실어날아 목적지에 떨어뜨릴 수 있다면 거기에서 핵무기가 터질 수 있을 겁니다. 북한 핵무기는 기계적 차원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위협입니다.”

    ▼ 북한이 언젠가 자신의 핵무기들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예상하나요?

    “만약 그렇게 한다면 자살행위가 될 겁니다. 내 판단으로 북한 지도자의 리더십은 지금까지 자살 지향적이진 않았어요.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행동을 오직 추정만 할 수 있으며 미래를 알 순 없죠.”

    디트라니 전 특사에 따르면, 북한이 6~12개의 핵무기를 가진 현 상황과 북한이 그보다 훨씬 많은 핵무기를 갖게 되는 상황은 다르다. 보유 핵무기의 수가 늘어날수록 한국이 받게 될 피로의 강도는 더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북한의 플루토늄 원자로 재가동과 우라늄 농축시설 확충이 한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는 이유다.

    ▼ 몇몇 전문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는데요.

    “내가 보기에도 그들이 그렇게 나올 것 같아요. 그럴 가능성이 있어요. 몇 달 안에 그럴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죠. 핵실험을 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북한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해요. 중국이 아마 북한에 왜 핵실험을 하려 하느냐고 설득할 것 같긴 해요, 내 견해로는. 우리는 북한이 새로운 타입으로 4차 핵실험을 하는 것을 보게 될 것 같아요.”

    ▼ 박근혜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이것이 주변국의 핵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는데요.

    “박 대통령이 중요한 점을 지적했어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면 일본도, 한국도, 인도네시아도, 아마 대만도 이것을 심각하게 지켜볼 거예요. 이 지역에서 핵무장 경쟁이 나타날지 몰라요.”

    ▼ 북한의 3차 핵실험과 4차 핵실험은 그 의미가 다르다는 건가요?

    “분명히 다르죠. 첫 번째 핵실험은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우리가 그것을 지켜봤죠. 두 번째 핵실험은 그보다는 나았어요. 세 번째 핵실험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네 번째 핵실험을 통해 그들은 미사일에 실을 핵무기의 소형화 쪽에 진전을 이룰지 몰라요. 이런 점에서 4차 핵실험은 매우 심각해요. 성공적인 4차 핵실험은 핵무기의 실전배치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또한 북한은 종래의 플루토늄 핵실험이 아닌 우라늄 핵실험을 할 수도 있어요. 이건 정말 심각해요. 매우 명백한 위협이 됩니다.”

    ▼ 몇몇 전문가는 미국이 사실은 북핵 제거보다는 현 상태 유지를 원한다고 보는데요.

    “그것은 말이 되지 않아요. 왜 미국이 그렇게 하죠? 1994년 이래로 미국은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을 끔찍히 싫어했어요. 지금에 와서 미국이 왜 그것을 용인할까요? 더욱이 북핵으로 인해 핵 확산이 촉발될지 모르는데요. 미국은 북한이 단 하나의 핵무기도 유지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봐요.”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 제공을 약속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유사시 핵우산이 실제 가동될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 만약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미국이 북한에 핵으로 반격할 것으로 보나요?

    “나는 더 이상 미국 정부 관리는 아니지만, 미국과 한국은 군사동맹국이고 미국은 아마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할 순 있어요.”

    중국의 속내는…

    ▼ 중국의 개입으로 미국이 주저할지 모른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그런 상황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한·미는 매우 가까운 동맹이고 미국은 한국 방어에 의무감을 느끼고 있죠.”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인식이 느슨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반면, 디트라니 전 대사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북핵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 김정은 정권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1993년부터 우리는 북한 정권의 붕괴 쪽에 걸어왔죠. 그러나 아직 북한이 무너질 조짐은 보이지 않아요. 김정은은 경제적 이슈로 관심을 옮겨가고 중국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려 애쓰고 있어요. 러시아와도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요. 이 사람은 분명히 영리해요. 그러나 고모부 처형에서 알 수 있듯이 예측 불가한 행동을 해요.”

    ▼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면 중국 정부가 자국의 군대를 북한으로 들여보낼까요?

    “그건 추측에 근거한 매우 투기적인 가정입니다. 북한 정권이 급격하게 허물어지면 중국은 북중 국경을 지키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요소가 많은 건 사실이죠. 북한에 있는 핵은 누가 장악할까요? 급변사태 시 엄청나게 다이내믹해지겠죠.”

    ▼ 중국군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경우 중국이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일까요?

    “중국군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중국 정부로서 매우 어려운 결정일 거예요. 내가 볼 때 중국이 군대를 북한 내로 들여보낼 것 같지 않아요.”

    박근혜 대통령은 1월 통일 대박론을 폈다. 이는 독일 드레스덴 선언으로 이어졌다. 통일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국내외에 통일의 당위성을 알리는 긍정적 면이 있다. 그러나 “북핵 문제 같은 당면 현실을 점프해 이상론으로 흐른다” “각론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디트라니 전 대사는 “통일이 되기만 한다면 그건 대박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재통일은 한반도가 다시 하나의 국가로 되는 것인데요. 모든 사람이 원하는 바입니다. 그것은 북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대박이 될 겁니다. 경제적으로 더 나아질 테니까요. 통일은 즉각적으로, 대대적으로, 북쪽 주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또한 통일은 한국에도 대박이죠. 당장 안보 위협이 사라지고 훨씬 부강한 나라가 될 겁니다.”

    ▼ 그러나 북한은 박 대통령의 말이 자신들에게 모욕이라고 하고 매우 거친 언사로 비난하는데요?

    “북한은 늘 그런 격식에 맞지 않는 표현으로 말하죠. 그들이 왜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모욕으로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네요. 그들은 ‘통일해야 한다’고 말해왔잖아요. 김정일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다시 하나의 나라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늘 말했어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에도 김정일은 그렇게 말했죠.”

    ▼ 중국을 빼놓고 한반도 통일을 논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중국은 요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로 일본과 대립하죠.

    “그 문제는 동아시아의 핵심 이슈가 되어선 안 됩니다. 특히 북핵 문제를 푸는 데에 방해가 되어선 안 돼요. 중·일이 자기들만의 문제이니 알아서 조용히 해결하기를 기대합니다.”

    ▼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로 인정되기도 하는데요.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외교적 핵심 전략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죠. 첫 번째 전략은 북한 핵을 없애는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중국의 국익을 침해하니까요. 북핵은 한국과 일본에 위협이 되고 동아시아의 긴장을 높여요. 긴장이 높아지면 누군가가 언젠가 어리석은 실수를 범할 수 있어요. 두 번째 전략은, 이게 중요한데요, 북한의 안정화입니다. 중국은 북한이 흔들려서 난민이 들어오는 상황을 원치 않아요. 중국은 자국 경제 문제를 최대 관심사안으로 두는데 북한의 정세 불안은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죠.”

    ▼ 그러니까 종합하면….

    “‘핵무기 없는 북한의 안정화’가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핵심 전략이자 목표입니다. 중국의 이런 전략이 한국에 꼭 나쁜 것은 아니죠. 북한에 핵무기가 사라지면, 북한이 안정화하면, 비로소 남북통일이 가시화될 수 있어요. 통일은 국제 이슈가 아닌 한반도의 지역 이슈가 됩니다. 중국도 미국도 바라마지 않는 상황이죠.”

    ▼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내 판단으로 이 문제는 긴 시간을 요하는 문제입니다. 통일이 되기 위해선 우선 비핵화가 돼야 해요. 비핵화가 완료된 뒤 중국은 통일한국이 중국에 적대국이 되지 않을 것인지 판단할 겁니다. 중국은 통일하려는 한국 정부와 대화하겠죠. 한·중 관계의 재설정과 한·미 관계의 재설정에 관해서요. 나는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비핵화 문제가 풀려야 해요.”

    ▼ 중국은 통일한국과 미국의 군사동맹을 우려하지 않을까요?

    “나는 이렇게 추정합니다. 어떠한 방식의 통일일지라도 한국과 미국은 계속 좋은 관계를 맺기를 원하고 동맹을 이어가기를 원한다고. 그 질문은 구체적으로 통일한국에서의 미군과 미군기지에 관한 사안 같아요. 중국은 아마 이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려고 할 거예요. 미국은 아마 한국과 중국의 대화에 개입하지 않겠죠. 그런데 이때 한국 정부는 한미군사동맹을 유지하려는 방법을 취할 것 같아요.”

    “통일은 핵 위에서 출발”

    ▼ 북핵 제거와 한반도 통일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 건가요?

    “나는 박근혜 정부든 어떤 정부든 한국이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한반도 통일로 함께 나아가는 장면을 상상할 수 없어요. 남북통일과 북핵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북핵 제거가 먼저이고 그러고 나서 통일로 나아가야 해요. 박근혜 정부가 핵무기를 지닌 북한과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은 실현될 수 없는 공허한 일을 하는 것이죠. 북한 비핵화가 빠진 통일 논의는 무의미해요. 통일은 매우 기초적인 이슈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 이슈가 바로 핵입니다.”

    ▼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포기하면 그들에게 제공될 이익은 무엇일까요?

    “우선 체제보장이죠. 그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미국, 일본 같은 나라들과 일반적 외교관계를 맺고 보통국가가 되는 것인데 이것이 최후의 라인이죠. 그다음 경제적 지원이죠.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게 많아요. 행동 대 행동으로. 그들이 움직이면 우리도 움직이고. 우리는 북한과 협상을 해왔어요. 우리는 근원적 문제로 돌아가야 해요. 서로에 대한 신뢰의 회복으로….”

    한국과 미국 정부는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이다. 북한이 6자회담 합의사항을 어겼으니 먼저 성의 있는 행동을 보여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디트라니 전 대사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본다. 그는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수석대표 예비회담을 열어야 한다. 북한은 6자회담이 열리면 모든 핵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하게 해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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