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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이후 3대 개헌 시나리오 - 4년 중임 대통령제_특정 지역, 의원내각제_내각사퇴-국회해산, 이원집정부제_대통령-총리

8년 집권 악몽? 일상화? 싸우다 ‘내란’?

  • 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최순실 사태’ 이후 3대 개헌 시나리오 - 4년 중임 대통령제_특정 지역, 의원내각제_내각사퇴-국회해산, 이원집정부제_대통령-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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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통수권은 어디로?

제2공화국 헌법은 이 부분을 명확히 정리해놓지 않았다. 그래도 내각제 국가이므로 총리가 국군통수권을 당연히 갖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윤보선 대통령이 틈새를 노려 국군통수권 문제를 치고나오자 장면 총리 측은 이를 제압하지 못했다.

결국 이것이 5·16 군사정변에 구실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장면 총리가 임명한 장도영 육군참모총장은 쿠데타 세력에 합류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에게 국군통수권이 없다면서 유엔군 사령관과 주한 미국 대리대사의 쿠데타 진압병력 동원 요청을 거절했다.

우리 정치권이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한다면 국군통수권 부분을 분명하게 명시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국군통수권을 국가원수인 대통령에게 부여하든 행정 각부를 관할하는 총리에게 부여하든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을지 모른다. 당장 야당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국군통수권까지 책임총리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청와대와 여당은 이에 반대한다. 이런 논란은 이원집정부제 개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원집정부제는 내치와 외치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지는 현실과 잘 맞지 않는다. 지금 많은 의원은 이원집정부제와 관련해 “외교·국방 등 외치는 대통령이, 나머지 내치는 총리가 맡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그럴듯한 말 같은데 실제로는 매우 무책임한 말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량위기 상황에서 특정 국가가 식량을 무기로 삼는다면 이는 내치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외교적, 군사적 사안인 외치의 문제다. 안보의 영역이 환경, 보건, 에너지, 식량 등으로 넓어지면서 외치와 내치의 경계는 더욱 불분명해지고 있다. 대통령이 핵잠수함을 만들자고 하는데 총리가 관할 기획재정부를 통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버리면 대통령과 총리는 싸울 수밖에 없다.

책임 떠넘기기


특정 사안에 대해선 대통령이나 총리가 “내 관할이 아니다”라면서 상대에게 떠넘기려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모두 외면해 위기가 닥치는 상황, 두 사람이 모두 개입해 분란이 벌어지는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원집정부제하에서 대선과 총선은 동시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더라도 대선에선 A 정당이 승리해 대통령을 내고 총선에선 B 정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해 총리를 배출할 수 있다. 대통령과 총리가 각자의 권한을 극대화하겠다고 들면 싸움나기 딱 좋다.

반면,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장점을 모두 흡수해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독일 같은 나라가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다. 대통령과 총리가 마치 한 사람처럼 협치(協治)하면 만사형통인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총리는 다수당에서 나오며, 대통령이 지명한다. 1986년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국연합이 승리하자 사회당 소속 미테랑 당시 대통령은 극우보수 성향의 시라크와 온건보수 성향의 데스탱 가운데 한 명을 총리로 지명해야 했다. 미테랑은 시라크를 총리로 지명한 뒤 시라크에게 내치를 완전히 맡겨버렸다.

총리 받으면 대선 패배?

결과는 어떠했을까. 1988년 대통령선거에서 미테랑 대통령은 시라크 총리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연이어 총선에서도 사회당이 승리해 다수당으로 복귀했다. 시라크 총리는 왜 실패했을까. 자신에게 주어진 내치 권한으로 과속 질주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미테랑 대통령이 국유화한 공기업을 도로 민영화했고, 감세를 단행했으며, 이민을 규제했다. 이에 따라 실업은 증가했고 이민을 둘러싼 갈등은 더 심해졌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시라크에게는 새롭게 내놓을 공약이 거의 없었다. 총리를 하면서 다 써먹은 까닭이다.

이는 지금의 우리 야당에 반면교사가 된다. 야당 출신 책임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받아 야당 정책을 마음껏 펴는 것이 오히려 야당의 대선 패배로 가는 독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야당이 다수당임에도 책임총리를 새누리당에 양보한다면, 나라를 맡을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최순실 게이트로 개헌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선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 상황에서 어떤 헌법, 어떤 권력구조가 최선일까. 이 글에서 언급된 4년 중임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시나리오가 개헌 논의에 참고가 되길 기대한다. 




신동아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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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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