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경대 경호시범단의 경호훈련.
시범을 한 무술인은 두 부류였다. 한쪽은 대한특공무술협회 소속 특공무술 유단자들, 다른 한쪽은 한국체육대학교 경호시범단 학생들이었다.
경호시범단과 특공무술팀의 시범 내용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기본 동작과 겨루기, 격파 등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특공무술팀의 몸놀림이 조금 더 빠르고 과격했고, 고공 발차기 등 고난도 기술에서도 앞선 편이었다. 경호시범단은 경호상황을 설정하고 펼치는 경호무술에서 특공무술팀과는 차별된 면모를 보여줬다. 여러 명이 경호대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침입자를 차단하고 제압하면서 경호대상을 감싸는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시범장엔 아랍인 10여 명이 눈에 띄었다. 해마다 아랍 기업인, 언론인을 대상으로 문화교류 행사를 여는 한국중동협회(회장·한덕규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교수)의 초청으로 방한한 언론인들이다. 이날 시범은 한국중동협회가 한국경호안전진흥원에 방한 중인 아랍 언론인들에게 한국의 경호무술을 보여줄 것을 요청해 성사된 것이다.

경호학 권위자인 한국체대 김두현 교수.
경호무술이란 말 그대로 경호에 쓰이는 무술이다. 일반 무술은 자신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경호무술은 자신이 아니라 경호대상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즉 자신은 다치더라도 경호대상의 안전을 확보했다면 훌륭한 경호무술이다. 반대로 적을 제압했더라도 그 과정에 경호대상이 다치거나 죽었다면 쓸모없는 경호무술인 셈이다.
“경호무술이란 게 어디 있냐”
‘경호무술은 신체의 전부를 사용해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경호기법이 완성되는 종합적인 무술이다. 또한 경호무술은 다양하게 전개되는 경호상황에서 돌발사태 발생시 그 상황에 적절한 기술을 사용해 사태를 제압하는 것으로 경호대상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무술이다.’(장수옥·김두현 공저 ‘특공무술 이해’)
‘경호무술이란 경호대상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위험 또는 공격에 대하여 방어하는 호위호신 무술이다’(장명진 저 ‘경호실무’)
그렇다면 경호무술은 독자적인 무술인가. 아니면, 기존 무술에 경호기술을 결합한 혼합무술 또는 변형무술에 지나지 않은가. 이에 대해서는 학계와 무술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경호학 교수들은 대체로 후자의 견해를 보인다. 아직 경호무술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탓인지 무술계에서도 대체로 경호무술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심지어 “경호무술이란 게 어디 있느냐”고 그 실체를 부인하는 무술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