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씨는 “어린 나이에 부모 곁을 떠나 있는 게 안쓰럽고 미안하지만, 아이가 적응을 잘해서 목표도 빨리 세우고 리더십도 길러지는 것 같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싱가포르 역시 땅은 좁고 인구는 많아 교육열이 높은 나라지만, 한국과 달리 1~2점에 승부를 걸지 않고 알아가는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덜하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6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마음먹으면 주말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을 만큼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것. 여타 동남아권 나라에 비해 소비 수준이 높다는 것 또한 학부모들을 안심시키는 요인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와 유사점이 많은 아시아 국가이면서도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사용하고, 인구 400만의 작은 도시국가지만 생활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법질서가 엄정해 치안유지가 잘되고, 꽤 많은 학생이 미국 아이비리그로 진학할 만큼 양질의 교육을 추구한다는 점들이 많은 학부모로 하여금 싱가포르 유학을 고려하게 만든다.
입시교육에 준하는 학습 강도
KS 유학센터 이근선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싱가포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하면서 실력도 좋은 공립학교를 선호한다. 공립학교 학비는 초등 월 5만9000원, 중등 8만2000원, 고등 15만5000원 선.
공립학교에 진학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방법은 개별학교 전형을 치르는 것으로, 각 공립학교에 공석(空席)이 있는지 알아보고 대기하고 있다가 각 학교에서 시행하는 배치고사에 응시하면 된다. 둘째 방법은 외국인 학생을 위한 전형을 거치는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공부하려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시험 PACT(Principal Academy Certification Test·‘팩트’ 혹은 ‘교장단 시험’으로 불린다)에 응시해 입학 자격을 얻는다. 초등 1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은 영어, 수학 두 과목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과학이나 중국어 성적을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 원칙적으로 과목당 50점 이상을 받아야 입학할 수 있다. PACT 점수가 확보되면 ‘교장단협회’ 소속 학교에 인터뷰를 거쳐 입학할 수 있다. PACT는 보통 연 4회 시행됐는데, 2007년에는 6회나 시행됐다. 갈수록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 학생이 많아, 10월 시험에 1만명이 넘는 학생이 응시했을 정도다. 다음은 이근선 국장의 설명이다.
“시험이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영어로 출제되니 비영어권 학생들은 대개 임시로 사립학교에 입학해 다니다가 시험에 통과하면 공립학교로 옮기는데, 보통 한두 학년을 낮춰 전학합니다. 초등학교 1~3학년까지는 준비단계라고 해서 수업을 따라가기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4~6학년 과정만 해도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