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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변산반도와 새만금, 天·地·人 함께 만든 관광명소에 부안의 향기 불어넣겠다”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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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볼거리, 먹을거리 풍부한 천혜의 낙원
  • ● ‘부안 백서’ 발간으로 이룬 주민 화합
  • ● 꿈의 관광·레저 단지 새만금
  • ● 명품 브랜드 쌀 ‘천년의 솜씨’
  • ● 미래 성장 동력 신재생에너지단지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2003년 7월 이전, ‘부안’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우리는 무엇을 떠올렸을까. 변산반도, 내소사, 곰소염전, 뽕나무…. 아마 그랬을 것이다. 틀림없이 그때 부안은 제 모습 그대로 볼거리 먹을거리 풍부한 천혜의 낙원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해 7월11일, 부안군이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 유치를 신청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평화롭던 시골 마을은 전쟁터로 변했고, 주민들은 찬반 양측으로 나뉘어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

2004년 2월 방폐장 건립이 사실상 무산될 때까지 1년여 동안 부안에서는 전경과 주민 5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관련자 45명이 구속되고 121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그 후 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부안’은 많은 이에게 ‘방폐장’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절경과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방조제의 웅장함, 입 안 가득 침이 고이게 만드는 곰소젓갈의 매력은 그 뒤 어딘가에 숨어버렸다.

주민들에게도 후유증이 남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7년 6월 부안 현지를 찾아가 진행한 상담 결과에 따르면 ‘부안 사태’로 인한 공동체의 붕괴는 집단무기력증과 허탈감을 낳았다. 조사 대상 가운데 67%가 알코올의존증 의심 진단을 받았고, 38%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다.

공동체의 회복

2010년 봄은 그래서 부안에 중요한 시기다. 그동안 방폐장 유치 찬반으로 입장이 갈려 반목해온 주민들이 함께 ‘부안사태’에 대해 증언한 백서가 출간되기 때문이다. 2009년 1월 ‘부안 공동체 회복과 미래를 위한 포럼(이하 포럼)’이 구성된 지 1년여 만이다. 백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던 2월 초 부안에서 만난 김호수(67) 군수는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백서 발간은 군수선거 당시 제 공약이었어요. 그런데 당선 후 막상 사업을 추진하려 하자 주위 사람들이 다 반대했지요. 이제 겨우 아문 상처를 왜 다시 헤집으려 하느냐, 부안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 갖가지 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부안의 상처는 치료된 게 아니었다. 평생 형님동생 하던 사람들이 모른 척 지내고, 겉으로는 ‘괜찮아’ 하면서 속으로는 ‘저놈’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김 군수는 “‘이대로는 부안에 미래가 없다. 당장은 아플지 몰라도 봉합을 뜯고 고름을 긁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백서 제작을 밀어붙였다”고 했다.

부안이 또 한 번 정치논리에 휩싸이는 걸 막기 위해 편찬 작업은 서울의 사회갈등연구소에 맡겼다. 갈등해결 전문가와 학계 인사 등이 참여한 포럼에 전권을 주고, 그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부안 ‘과거사’ 정리 작업이 어느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김 군수는 “백서가 부안사태의 진실을 100% 담아내지는 못한다 해도 최소한 80~90% 수준에는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당시 군수부터 시작해서 찬반 진영 다수가 증언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오랜 세월 등 돌리고 지내던 이웃들이 얼굴을 맞대게 됐지요. 열 번 넘게 열린 포럼 자리에서도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됐고, 지금은 서로 서운했던 점, 미안한 점을 털어놓을 수 있는 단계가 됐습니다. 소통과 이해의 장이 열린 거지요.”

지난해 11월에는 국회에서 찬반 양쪽 관계자와 정부 지자체 사회단체 인사까지 참석한 토론회가 열렸다. ‘부안사태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과 교훈’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의 논의 내용 역시 고스란히 백서에 담길 예정이다. 김 군수는 “책이 완성되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한 뒤 군민들을 위한 화합한마당 행사를 열 생각”이라며 “백서 발간을 통해 우리 모두 과거의 상처를 떨쳐버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아픔을 털어낸 바로 그 자리에 아름답던 부안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다.

“조선 영조 때 암행어사 박문수가 부안을 둘러보고는 ‘어염시초(漁鹽柴草·물고기 소금 땔나무)가 풍부해 부모 봉양하기 좋으니 생거부안(生居扶安)이로구나’ 했답니다. 지금 봐도 부안은 경치 좋고 먹을거리 풍성한 천혜의 고장이에요. 허균 선생이 ‘홍길동전’을 쓰고, 반계 유형원 선생이 ‘반계수록’을 집필했을 만큼 학문과 문화의 뿌리도 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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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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