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빈집 고쳐 월 1만 원 임대라니, 더 없나요?”

충남 청양 빈집으로 사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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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24-06-1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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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가구 모인 마을에 빈집 고치자 분위기 급변

    • 집 구경하는 날, 은퇴 부부·신혼 부부로 북적

    • 빈집 3채 입주자 공고에 문의만 100여 건

    • 수요 넘치는데 빈집 내놓겠다는 사람 드물어

    •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 10억 원 받아 사업 추진

    • 빈집 임대, 인구 유입 효과는 두고 볼 일

    충남 청양군 남양면 용마리 지초실은 20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마을로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운데 푸른 지붕 단독주택이 빈집이음 사업주택이다. [지호영 기자]

    충남 청양군 남양면 용마리 지초실은 20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마을로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운데 푸른 지붕 단독주택이 빈집이음 사업주택이다. [지호영 기자]

    서울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논산천안고속도로로 진입해 30분가량 더 달리다보면 양옆으로 친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5월의 녹음이 우거진 나지막한 산등성이 아래로 정돈된 논밭과 길게 늘어선 비닐하우스, 간간이 높게 뻗어 선 철탑, 널찍한 창고 건물 등에서 시골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25t 트럭들만 줄줄이 달려가는 평일의 4차선 고속도로를 한참 달려 빨간 고추 마스코트가 반기는 충남 청양군 읍내에 다다랐다.

    급할 것 하나 없다는 듯 느리게 달리는 차량 뒤를 따라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주소지로 향했다. 하늘을 가리고 선 높다란 가로수 아래 2차선 도로를 타고 10여 분 만에 도착한 곳은 남양면 용마1리 지초실의 작은 마을. 눈대중으로 보기에도 20가구를 넘지 않는 군락이다. 마을 초입에 널찍하게 조성된 연못이 사뭇 정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울에서 볼 수 없던 청명한 하늘 아래 야트막한 뒷산, 연못 뒤 고추밭까지… 마치 교과서에 나올 법한 정겨운 시골 풍경이다.

    10억 원 들여 10채 빈집 리모델링

    마을 안쪽에는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지 한참 돼 보이는 또 다른 빈집이 있었다. [지호영 기자]

    마을 안쪽에는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지 한참 돼 보이는 또 다른 빈집이 있었다. [지호영 기자]

    연못 왼쪽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을 따라 스무 걸음가량 올라가니 ‘2024년 빈집이음 사업주택’이라는 입간판에 눈에 들어왔다. 5월 9일인 이날은 청양군에서 지난해 모집 공고를 통해 선정한 빈집 3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자 모집 공고 직전 입주 희망자들에게 빈집을 보여주는 날이었다. 하얗게 칠한 울타리와 우체통을 지나 현관문으로 들어서니 군청에서 나온 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입주 희망자인지 묻고는 신발 겉싸개를 주며 “신발 위에 덧신고 편하게 마음껏 내부를 구경해도 된다”고 말했다.

    단층 단독주택으로 내부는 막 공사를 끝내 깔끔했다. 벽지와 강화마루가 화이트 톤으로 어우러져 방 2개, 화장실 1개 구조치고는 내부가 넓게 느껴졌다. 현관문 바로 오른쪽에는 아일랜드 식탁과 주방이 있었는데 식사 준비를 하며 거실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신혼부부가 살기에 적당한 단독주택으로 내부만 놓고 보면 도심 오피스텔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오전 10시, 다소 이른 시각인데 이미 집 안에는 백일쯤 지난 아이를 안고 집을 둘러보는 20대 신혼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방안 이곳저곳을 살피며 화장실과 부엌, 수압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어디에서 왔는지 묻자 “여기서 멀지 않은 장평에 살고 있다. 직장인 골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군청에서 빈집을 임대한다고 해서 구경하러 왔다”고 말했다. 원래 충남 천안에 살던 이들은 결혼 후 쉴 겸 청양에 내려왔다가 남편이 취직하면서 터를 잡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급하게 집을 구하느라 축사 주변인 것을 확인하지 못했고, 이사한 다음 날부터 집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가축 분뇨 냄새로 골머리를 앓다가 옮길 집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군청에서 빈집 임대 사업을 하는 것을 어떻게 알고 왔느냐고 묻자 “지난달 기사가 뜬 걸 보고 이런 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군청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9일과 10일 양일간 집을 보여준다고 해서 일찍부터 집을 보러 왔다”고 답했다. 집이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래도 아이가 어리다 보니 마당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다만 건축면적만 81㎡로 다소 작다는 점, 현관문에서 거실이 바로 이어져 신발을 벗어둘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아쉽다”고 답했다.

    젊은 사람들이 시골에서 생면부지의 마을 어른들과 잘 어울려 살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섰다. 그러자 “그런 것은 상관없다. 지금도 시골 단독에서 살고 있고, 외진 곳에 사는 것에는 길들었다. 월 1만 원에 살 수만 있다면 그쯤은 감수할 수 있다. 더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내 “다음 집도 보러 간다”며 자리를 떴다.

    청양군 빈집이음 사업은 행정안전부에서 2022년부터 추진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소멸하는 지방을 되살리기 위해 국가에서 마련한 재정 지원금으로 총 122개 지자체에 연간 1조 원, 총 10조 원을 10년간 지원된다. 청양군은 지난해 군내 방치되고 있던 빈집을 고쳐 월 1만 원의 임대료만 받고 5년간 재임대하는 사업계획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했고, 사업안이 채택돼 총 10억 원을 받았다. 매년 서너채씩 총 10채를 고치는 것이 목표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4월 관련 사업 소식을 전하면서 “1만 원 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청년,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귀농·귀촌인까지 주거 부담 없이 우리 군에 정착, 생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청양군에서 리모델링한 빈집은 외부 벽면, 지붕, 마당, 내부 바닥난방, 섀시, 도배, 장판, 화장실, 부엌까지 전체 정비를 마치고 입주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호영 기자]

    청양군에서 리모델링한 빈집은 외부 벽면, 지붕, 마당, 내부 바닥난방, 섀시, 도배, 장판, 화장실, 부엌까지 전체 정비를 마치고 입주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호영 기자]

    청양군은 지난해 빈집 3채를 선정해 최대 1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시행했다. 5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통해 선정된 이에게 1년마다 갱신, 최장 3년간 거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3년 후 입주자 모집 공고를 다시 하는데, 추가 신청자가 없는 경우 최장 5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입주 대상자는 모집 공고일 기준 △18∼45세 이하 청년 △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3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 △농어촌 외의 도시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하다 청양군으로 전입한 지 5년 이내이거나 전입 예정인 귀농·귀촌인이다.

    청양군청에서 나온 김가연 미래정책팀 주무관은 “청양군 읍내의 평균 월세가 40만 원인 것에 비해 시골이지만 1만 원이면 공짜나 다름없어서 공고가 나가고 100여 건의 문의 전화가 왔다”며“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1년 전부터 보고 있다가 신청하는 거예요”

    충남 청양군 정산면 내 빈집은 방 3개, 화장실 2개 구조로 입주 희망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지호영 기자]

    충남 청양군 정산면 내 빈집은 방 3개, 화장실 2개 구조로 입주 희망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지호영 기자]

    이날 오후 1시부터 공개한 정산면 용두리 내 빈집으로 이동했다. 남양면 빈집에 비해 마을 주차장에서 집까지 거리가 꽤 있었다. 차량이 왕복하기에 다소 협소한 골목을 따라 올라가자 길 양옆으로 페인트 칠이 벗겨져 사람이 사는지 알기 어려운 노후 주택들이 보였다. 10분쯤 걸어올라가자 골목 끝 무렵에 널찍한 갈색 벽돌집이 등장했다. 마당이 집만큼 넓어 자동차 3대 정도는 주차할 수 있어 보였다.

    군청 직원에 따르면 이 집은 이번에 청양군에서 내놓은 3채 가운데 가장 경쟁률이 높다고. 면적이 115㎡로 가장 넓어 4인 가족도 주거에 불편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집 안에는 현관에 신발장이 있고, 거실과 분리된 부엌, 방 3개에 화장실 2개까지 그야말로 국민평형으로 인기가 높은 타입이었다. 비슷하게 도착한 60대 부부는 “평택에서 왔다. 이만하면 둘이 살기 딱 적당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골 단독주택이라 겨울철에 우풍이 있는 건 감안해야 할 것 같아요. 도시가스가 아니라서 기름 보일러를 때면 겨울에 난방비만 한 40만~50만 원 나올 걸 각오해야 할 듯해요. 그래도 구조가 아파트와 비슷하게 나와서 마음에 들고, 이중창이라서 단열이 잘될 것 같아요. 남편이 평택시청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지 4년이 지나서 귀촌을 고려하던 중 빈집 임대 소식을 듣고 여기까지 내려왔어요. 또 제가 코로나에 걸리고 나서 천식이 생기는 바람에 병원에서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를 권한 것도 있고요. 산 바로 밑이라 공기는 상당히 좋네요. 동네도 크지 않고, 마을회관에 계신 분들이랑 잠깐 인사했는데 좋아 보였어요. 아들도 장가보냈겠다 뽑히기만 하면 내려와 살려고요.”

    정산면 빈집이음 사업주택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애경케미칼이 위치해 있다. [지호영 기자]

    정산면 빈집이음 사업주택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애경케미칼이 위치해 있다. [지호영 기자]

    뒤이어 두 팀의 신혼부부가 도착했다. 첫 번째 집에서 만났던 신혼부부는 양가 어머니와 함께 집을 보러 왔는데 “사실 처음부터 이 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구석구석을 살폈다. 다른 신혼부부는 돌 된 아이를 안고 찬찬히 집을 둘러보다가 남편은 먼저 자리를 떴다.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애경케미칼에서 근무하는데 점심시간에 잠깐 집을 보러 온 것이라고. 아내는 남아서 집을 더 둘러보며 군청 직원에게 이것저것을 물었다. 그는 “이 집만 구경 왔으며 다른 집에는 신청서를 낼 생각이 없다”고 했다.

    “원래 집은 아산인데 2년 전 직장을 옮기면서 일단 사택에 들어갔어요. 둘이 살 땐 괜찮았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짐이 늘면서 셋이 살기엔 좁더라고요. 집을 알아보려고 인터넷 부동산을 매일 들여다봤는데 시골이라 매물이 뜨질 않아서 집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또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을 찾다 보니 직접 발품을 팔아야 했는데 남편은 일을 하고, 전 애를 보느라 쉽지 않았죠. 그러던 차에 빈집 임대 사업을 한다고 해서 1년 전부터 보고 있다가 신청하는 거예요. 경쟁률이 높아 보여서 이 정도 크기의 집이 더 나오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입주 경쟁률이 상당할 걸로 예상됐다. 신청은 1채에만 할 수 있는데 용두리 빈집에 신청하겠다는 이들은 저마다 선정돼야 할 이유가 충분한 사람들이었다. 추첨으로 뽑는 게 오히려 공정해 보일 것 같았지만 김가연 주무관은 “지원자 제출 서류를 보고 항목에 따라 점수를 매겨 최고점을 받은 가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구 증가를 목적으로 하기는 하지만 타지에서 온 사람이 점수를 더 받는 것은 아니다. 기준으로 세워둔 게 있어서 그에 따라 공정하게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쳐준다고 해도 내놓질 않아…

    청양군의 빈집 임대 사업은 지방 소멸을 막고, 인구 유입을 늘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의 여파로 전국적으로 시골뿐 아니라 원도심에서도 빈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충청남도에서 지난해 상반기 도내 빈집 수를 조사한 결과 총 4843채로 집계됐다. 2020년 조사에서는 4447채였는데, 2021년 1191채, 2022년 1166채의 빈집을 정비한 것을 감안하면 3년 사이 2700채가 늘어난 셈이다.

    충청남도는 도 차원에서 ‘2024년 빈집 정비 사업 추진 계획’을 마련해 빈집 리모델링과 원도심 빈집 재개발, 빈집 직권 철거 지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청양군은 이와 별개로 자체적으로 올해 빈집 4채를 추가로 정비해 연내 임대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빈집이음 사업을 담당하는 박종현 미래정책팀장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왜 임대료를 1만 원으로 책정했나.

    “임대료 선정에 고민이 있었다. 청양군에서는 현재 청년을 위한 셰어하우스, 귀농인 대상 귀농인의 집, 그리고 빈집이음까지 총 3가지 형태의 임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셰어하우슨느 2인 1실로 인당 10만 원, 귀농인의 집도 인당 10만 원을 받고 있다. 반면 빈집이음만 월 1만 원으로 책정했다. 공짜로 임대하는 것보다 1만 원이라는 소액을 내도록 하면 입주하시는 분들이 ‘그래도 내가 돈을 내고 사용하고 있다’는 마음을 갖게끔 하려는 것이다. 사실 청양군 읍내 평균 월세가 40만 원으로 그의 반값인 20만 원에 임대할까 했지만 기왕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거 1만 원으로 책정하게 됐다.”

    빈집을 고쳐달라는 집주인이 많을 것 같은데, 3채만 먼저 공급하는 이유가 있나.

    “생각보다 집을 내놓는 분이 많지 않다. 빈집 리모델링 사업 홍보가 많이 돼서 이런 게 있다는 것을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내놓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로 부모가 살던 대로 놔두고 싶다는 것이다. 시골 빈집은 소유주가 돌아가시고 빈집으로 방치된 경우가 많다. 올해 4월까지 군내 180명이 사망했고 8명이 출생했는데 사망 건수와 빈집 수가 거의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 둘째로 자녀들이 내려와서 살 거니까 내버려 두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지역에 근무하다가 은퇴 후 귀촌해 부모가 살던 집에서 살려는 생각들이 있다. 이 경우 자기가 원하는 대로 고치고 싶어 한다. 셋째로는 5년간 군에서 재임대하는 게 너무 길다고 한다. 그사이에 본인이 들어가 살게 될 수도 있고, 임대가 나갈 수도 있으니 내놓지 않겠다는 거다. 이런 이유로 신청이 들어오기만 하면 집 상태만 보고 리모델링 대상이 되면 선정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빈집을 고치는 이유는 유입 인구를 늘리는 목적 이외 어떤 목적이 있나.

    “크게 효과는 두 가지다. 빈집을 정비하면서 동네 미관을 개선하는 것, 그리고 인구 전입과 관내 주거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다. 청양군은 주거 보급률이 굉장히 낮다. 인구가 3만 명인데 1만2000명은 읍내에 산다. 대부분 아파트 형태를 선호하는데 읍내에 아파트가 적다. 그런데 30년 이상 된 집이 1만 호 이상이다. 수요공급 숫자가 굉장히 불균형한 형태다. 따라서 빈집을 정비해 나가면서 지역을 가꾸자는 것이 군의 방침이다. 또한 안전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해 수해가 났을 때 빈집이 무너지는 바람에 도로를 지나가던 차량을 덮친 적이 있다.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빈집이음 사업이 인구 유입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장기적으로 인구 유입 효과가 있을지는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빈집을 한 번에 많이 고쳐서 임대하면 좋은데, 내놓으시는 분들이 없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군수님께서는 빈집 가운데 위치가 좋은 곳은 군에서 매입해 주민 편의시설이나 만남의 광장 같은 걸 만드는 것도 검토해보라고 하셔서 추진하고 있다. 빈집을 활용한 임대뿐 아니라 여러 인프라 설립도 같이 이뤄지면 인구 유입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구 유입 지속적으로 늘리려면…

    전국적으로 지방의 빈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대체로 거주 여건이 열악한 곳의 빈집이어서 화재나 붕괴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범죄 장소로 악용되는 등 잠재적 문제를 안고 있다. 2023년 4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농촌의 빈집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농촌빈집정비활성화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위해 2024년 농촌 빈집의 종합적 관리를 위한 ‘농촌빈집특별법’을 제정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빈집 정비 관련 역할을 정립하고,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절차의 간소화, 건축규제 완화 특례 등을 통해 빈집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지원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금은 각 지자체에서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빈집 실태조사와 빈집 정비계획 수립 및 시행, 관리가 필요한 빈집에 대한 행정지도, 빈집 철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충남 청양뿐 아니라 충북 보은에서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이주민에게 7년간 임대하는 ‘희망둥지’ 사업을, 전남 강진에서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다른 지역 거주자 혹은 전입 2년 이내 군민에게 5~7년 단위로 1만 원에 빌려주는 ‘강진품애’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집을 활용한 지방 인구 유입을 꾀하는 사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국가 차원의 점 더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방에 빈집이 늘어나고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그 지역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미 집값이 저렴한데도 청년들이 지방으로 가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빈집을 고쳐 무상 임대한다고 해서 인구 유입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어렵다”고 꼬집으며 “지금 서울도 인구가 줄어들고 청년은 60만~70만 명, 대학 입학자 수는 40만 명으로 줄었다. 빈집 임대로 지방의 인구 유입이 늘어날지, 효과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본다. 그보다 농촌 빈집의 발생 원인을 완화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혜연 차장

    정혜연 차장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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