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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李 전초전’ 한나라당 전당대회 밀착취재기

”박근혜” 이재오 연설 때 자리 떠놓고 웬 기자 탓? ‘개혁 대표를!’ 너무 속보여 역풍 맞은 ”이명박”

  •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朴-李 전초전’ 한나라당 전당대회 밀착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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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자들이 옮겨달라 해서”

당시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사건의 진상은 이렇다. 방청석 가운데쯤에 앉은 박 전 대표를 사진기자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박 대표는 당초 3층에 위치한 대구지역 대의원들과 함께 앉아있기 위해 3층으로 가려다 방청석 가운데 국책자문위원단과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연단 오른편 당직자석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의 자리는 기표소 바로 옆이었다.

사진기자들은 빅3가 나란히 투표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했다. 그래서 먼저 당직자들에게 주문을 했다고 한다. “연설이 끝나면 대의원들이 한꺼번에 투표하러 기표소로 몰려 내려올 것이고 혼잡할 게 뻔하다. 박 전 대표 자리를 미리 기표소 옆으로 옮겨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성헌 사무부총장은 박 전 대표에게 이런 얘기를 전하고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순순히 따랐다. 박 전 대표측이 “우리가 왜 굳이 오해 받을 짓을 했겠느냐”고 항변하는 이유다. 얘기를 종합하면 박 전 대표 자리 이동 사건은 하나의 해프닝이었다.

하지만 해프닝은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장면은 7개월여를 끌어온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간의 팽팽한 힘겨루기 1막이 절정으로 치닫던 순간에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그게 문제였다.



2005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한나라당은 한창 사학법(私學法) 투쟁 중이었다. 여당의 사학법 단독처리 강행에 한나라당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이재오 의원은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같은 이명박계(系)로 분류되는 홍준표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또 다른 경쟁자인 맹형규 의원도 꽤나 오랜 시간 시장 출마에 공을 들인 상태였다.

“이 시장 계열인 이재오, 홍준표 두 사람이 단일화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는 얘기가 돌았다. 하지만 “단일화가 쉽겠느냐”는 회의론이 일었다. 시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국적법 통과’ 효과를 톡톡히 본 홍준표 의원이 이재오 의원보다 지지도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었다. 하지만 이재오 의원도 꽤나 오랫동안 대의원들을 상대로 공을 들여놓은 상황이었다. 누구도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

그즈음 새로운 원내대표 경선도 임박해 있었다. 강재섭 전임 원내대표는 여당의 사학법 통과를 막지 못한 뒤 사퇴한 상태였다. 직전 사무총장을 했던 박근혜 대표의 최측근 김무성 의원이 나올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다. 그의 원내대표 등극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당 주변에선 “이재오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초선의원 A씨의 말이다. “2006년 1월 신년하례식에 나갔더니 이 같은 얘기가 널리 퍼져 있더라. 이상한 것은 이재오 의원의 반응이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손사래를 칠 것 같던 이재오 의원이 어느 순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더니 이내 순순히 승낙하더라.”

1월에 원내대표 경선이 열렸다. 당초 예상을 깨고 이재오 의원이 당내 비주류를 묶어내면서 당당히 원내대표로 당선된다. 친박(親朴) 진영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당시 이재오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설득했던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재오 의원의 마음을 서울시장 출마에서 원내대표 출마로 돌린 것은 7월 전당대회였다. 원내대표로 끝날 일이라면 이재오 의원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가 되겠다는 목표가 세워지면서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던 이재오 의원은 원내대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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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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