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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언론大戰

10년 쌓인 서운함 폭발? 조선 휴전 제의로 봉합?

청와대-조선일보 전쟁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10년 쌓인 서운함 폭발? 조선 휴전 제의로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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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없는 싸움”

10년 쌓인 서운함 폭발? 조선 휴전 제의로 봉합?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관련 의혹을 폭로하고 있다. [동아일보]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터진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4·13 총선 공천개입 논란은 조선일보 계열 TV조선의 단독보도였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수석이 김성회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을 위해 지역구를 변경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의심되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다. 결국 이 녹취록 파문으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준비하던 서청원 의원이 뜻을 접었고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집권당 골격 짜기에도 차질을 빚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호흡이 잘 맞던 경우도 있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진두지휘하면서 정권의 눈엣가시 같았던 채동욱 검찰총장은 조선일보의 ‘혼외자’ 보도로 낙마했다. 이때도 조선일보는 우병우 보도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느닷없이, 아무 전후 사정 없이 채동욱 보도를 터뜨렸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조선일보와 채동욱 개인의 싸움이었지만 지금은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싸움이 됐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고위 공직자 관련 비리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부패 기득권세력’이라고 몰아붙인 것은 옹졸한 처사라는 지적이 많다. 관영 통신사와의 익명 인터뷰 형식도 군색한 처사라는 평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이 싸움의 승자는 없다. 조선일보와 청와대 모두 상처만 입을 것 같다. 그것은 신뢰의 실추라는 적지 않은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청와대 측을 좀 더 비판했다. 

“청와대가 주장하는 송희영 전 주필 관련 의혹은 사실로 입증된 바 없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설령 청와대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언론인 개인의 일탈일 뿐이지 신문사 전체를 부패세력으로 일반화할 일이 아니다. 송희영 의혹과 우병우 보도를 연결한 것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국정 최고기관인 청와대가 평정심과 균형감을 현저히 잃고 있다.”

싸움의 발단이 된 우병우 의혹과 관련해 ‘그 정도 사안이면 조선일보가 보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진영도 우 수석의 행동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한 우파 논객은 우 수석이 사퇴할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썼다.



“나도 우병우 안 좋아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대검 중수부 핵심을 맡았던 자가, 처가가 코스닥 기업에 땅 파는 자리에 나타나 현장 지휘하듯이 설친다? 이건 철딱서니 없는 일이다. 나는 그 보도를 보고 ‘평소 마누라한테 잘 보이려고 엄청 애쓰는 사람이군!’ 하는 생각에 키득키득 웃었다. 코스닥 기업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기관은 둘뿐이다. 하나는 대검 중수부, 다른 하나는 금융감독원. 생사여탈권을 가진 기관의 핵심 간부가 그런 자리에 가면 안 된다.”  



“조선일보 상대하기 꺼려”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싸움이 세상에 알려진 뒤 가장 먼저 공공기관이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한 기업체 임원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사실상 청와대가 임명한다. 청와대와 죽기 살기로 싸우는 언론사와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사업을 같이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공공기관 기관장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른 대기업 임원은 “조선일보와 청와대가 거의 원수지간이 된 것 같은데, 이러면 종편방송 허가권을 쥔 정부가 뭔가 다른 결심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송희영 전 주필의 전세기·요트 향응 의혹이 터지고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린 뒤 조선일보 양상훈 논설주간은 “논설 책임을 맡고서도 차마 선배 주필들 사진을 쳐다볼 수 없었다”라는 긴 제목의 ‘참회의 칼럼’을 썼다. 이에 대해 여권 한 인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칼럼의 취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일부 사람들의 눈에는 왠지 ‘청와대를 향한 휴전 제의’로 비치기도 한다”고 말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갈등의 원인으로 우연, 개인적 사유, 보수의 정통성 같은 자존심 측면도 있으므로 양측은 파국으로 가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것 같다. 보수 진영의 구성원들은 박 대통령을 필두로 한 청와대 권력보다는 조선일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신동아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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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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