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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코드 인사’ 비화

윤종용 낙점하자 진대제 추천한 삼성 盧,요트 취미에서 ‘여론돌파형 인사’ 체득?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노 대통령 ‘코드 인사’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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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에도 결심을 꺾지 않았다.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에 야당과 언론은 물론 여당에서도 반대여론이 일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정면돌파했다. 유시민 의원을 장관에 발탁할 때도 그랬다. 왜 여러 사람이 ‘안 된다’고 하는 바로 그 사람을 발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혹은 인사 철학)에 대한 보충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다.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노 대통령‘장관인사’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노 대통령 ‘코드 인사’ 비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임하자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이 청와대에 전화를 넣었다. 대화 내용은 대략 이랬다고 한다.

의원 : 김 실장이 왜 갑자기 물러납니까.

청와대 관계자 : 본인께서 내각에서 일을 한번 해보고 싶어 하는 눈치예요.

의원 :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국정 전반의 밑그림을 다 그린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청와대 관계자 : 원래 일이라는 게 기획한 그대로 실행되는 것은 아니니까…. 기획자의 처지에서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서 본인이 직접 들어가 자신이 만들어놓은 구상을 구체적 정책으로 현실화해 보려는 것으로 압니다. 특히 교육 쪽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고요.

이 대화대로라면 김병준 전 실장은 본인이 원하는 직책(교육부총리)을 대통령으로부터 내정받은 셈이다.

지방선거 후 김병준 전 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 소문은 김진표 당시 교육부총리가 사의를 밝힌 지 불과 수시간 만에 알려졌다. 과거 정권은 내정 사실을 특정 언론사에 독점 제공해 여론동향을 살피는 데 이용했다.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때도 그랬다. 여론 검증 결과가 나쁘면 거둬들이기 쉽다. 그러나 현재의 청와대에선 내정 소문이 대체로 다수의 기자에게 ‘반(半)공식적’으로 알려지며, 그대로 현실화하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상 ‘물리기’ 어렵다.

盧, 김병준 회의 능력에 매료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 50명, 청와대 밖의 공직자와 기업인 등 50명을 대상으로 김병준 전 실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인사검증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직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한나절도 안 돼 후임자가 거론된 점, 후임자에 대한 인사 시스템을 가동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점상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교육부총리 인선에선 인사검증 시스템보다는 대통령의 ‘정치적 의지’가 더 많이 작용했다는 게 청와대 주변의 전언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지방선거 패배 이유로 부동산정책 등의 실패가 꼽혔다. 김병준 전 실장은 교육전문가가 아닌데다 “세금폭탄”, “헌법보다 바꾸기 어려운 부동산…” 등 여러 차례 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여론도 좋지 않았다(김 전 실장은 ‘세금폭탄’의 경우 “발언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후에도 김 전 실장은 세금 정책 등과 관련,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김 전 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야당과 일부 언론의 비판도 거셌다. 그러나 대통령은 대응하지 않았고, 박남춘 인사수석은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대통령은 왜 그처럼 ‘김병준 카드’에 집착했을까.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김병준 부총리 내정자의 ‘회의 진행 능력’에 매료됐다고 한다. 다음은 그의 설명이다.

“김병준 전 실장은 1994년부터 노 대통령이 운영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후보 정책자문단장을 맡는 등 대통령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다. 2002년 9~10월 정책자문(교수)단은 노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부시켰다. 경제 문제의 비중이 높았다. 후보 학습을 위한 자리였지만 교수들끼리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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