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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고도

  • 시인 ‌권민경

몸과 마음의 고도

사람이 달에 가고 13년 후
화곡동의 병원

인공 폭포 앞을 지날 때마다 엄만 저 근처에서
내가 태어났다고 말했다
나는 폭포 밑에서 났다고 여겨졌다

비 오는 날 켜진 폭포
장구벌레는 나와 동기
흘러내린다

사람이 중력을 뚫고 쏘아 올려지고
그걸 당연하게 여겨진 지 오래

유리 가가린, 알렉세이 레오노프, 앨런 B 셰퍼드와 닐 암스트롱 같은
건강하고 호기로운 남자들
그게 뭐예요?
어떻게 건강하고 자신만만할 수 있어요?



우주에 가거나 학교에 가도 익숙해지지 않은
이물감 날아가는 자세를 실습하지만

한 마리 모기가 죽고 태어나는 것처럼
우주 왕복선은 하늘을
찢고 날아오르고 되돌아오고
종종 터져버리기도……

등허리가 찢어지고 날개가 돋는 동안

흘러내리는 자세로
엄청나게 견디고 있다
이번 삶이 날 터뜨리진 않았지만
자꾸 쏘아 올릴 것 같아서



권민경
● 1982년 서울 출생
●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출간




신동아 2019년 5월호

시인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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