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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할리우드에서 ‘황산벌’로 날아온 박중훈

“스타가 흥행에 관심없다는 건 ‘싸가지’없는 얘기”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할리우드에서 ‘황산벌’로 날아온 박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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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습하거나 반복하는 일은 내 성격에 안 맞아
  • ●시대를 아는 사람이 코미디 해야 눈물 나오게 할 수 있다
  • ●웃음과 유머, 끝까지 가져갈 것
  • ●배우의 자존심은 개런티 아니라 연기력
  • ●팬들에 외면받는 외로운 예술가 되긴 싫어
  •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40% 견인차 스크린쿼터제 존속해야
할리우드에서 ‘황산벌’로 날아온 박중훈
인터뷰 교섭을 하면서 박중훈에게 ‘투캅스’를 제외하고 “당신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영화 세 편만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할렐루야’ ‘게임의 법칙’을 꼽았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사운드가 좋으니 DVD로 보라는 조언을 곁들였다. 집에 DVD가 없어서 비디오테이프로 봤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시네플러스에서 열린 ‘황산벌’ 시사회에서 이준익 감독, 영화배우 정진영 이문식과 함께 무대에 오른 박중훈은 “관람 전에 어떤 지침을 내리는 것은 건방진 일”이라며 “후배를 격려하기 위해 시사회에 나와준 안성기 선배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비극적인 계백장군의 이야기를 코미디로 다룬 ‘황산벌.’ 초반부는 다소 생경하고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영화의 힘에 끌려들어갔다. 처자식을 죽이고 전쟁터에 나온 계백장군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웃지 않는다. 연극배우들이 다수 병사로 출연해 욕설과 해학으로 지역감정과 전쟁을 풍자한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계백장군의 설정도 재밌다.

시사회 다음날 광화문 네거리 일민미술관 1층에 있는 카페 ‘이마’에서 박중훈을 만났다. ‘신동아’ 인터뷰 코너를 꾸려가면서 영화배우로는 송강호(2003년 6월호)에 이어 박중훈이 두 번째다. 박중훈은 인터뷰 협의차 필자와 첫 통화를 하면서 “송강호 인터뷰를 했던 분이죠?”라고 확인했다. 강남 아미가호텔 헬스클럽에 비치된 ‘신동아’에서 송강호 인터뷰 기사를 읽어봤다는 것이다. 박중훈은 다른 영화배우의 인터뷰 기사까지 꼼꼼히 읽는 다독(多讀) 습관이 있다.

1995년 전후 충무로 독주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관련자료들을 조사해보니 충무로가 박중훈씨 덕에 먹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더군요. 그런데 송강호 인터뷰 기사에서 ‘1980년대는 안성기, 90년대는 한석규, 앞으로 2000년대는 송강호 시대가 전개될 전망’이라고 들은 풍월로 썼습니다. 박중훈이란 이름이 빠져 서운하지 않았나요.

“기분 좋고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이 꽃은 아름답다’처럼 감성이 들어간 말은 진리의 명제가 될 수 없습니다. 칼 루이스하고 벤 존슨이 0.01초 차이로 금메달 은메달을 나눠갖지 않습니까. 그러나 배우의 연기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최무룡 안성기 최민수 차태현 식으로 시대를 구분하다 보면 내가 중간에 낄 수도, 빠질 수도 있습니다. ‘신동아’를 읽으면서 송강호 인터뷰를 한 사람이 영화 쪽 전문가같지는 않고, 비전문가 입장에서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고 수용했습니다.

한국 영화사에서 안성기가 빠지지는 않을 거예요. 야구 투수 이야기에는 최동원이나 선동열이 반드시 들어가야겠지요. 씨름은 이만기 빼면 얘기 못할 거고…. 그러니까 나는 가끔 빠질 수 있는 처지구나, 그렇다면 좀 더 분발하자고 생각하는 거지요. 가질 수 있는데 아직 못 가진 것과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이 있잖아요. 나는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질투를 안 합니다.”

-박중훈이 충무로에서 독주했던 시기는 언제쯤이라 할 수 있습니까.

“1995년 전후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으로 보면 ‘투캅스’에서부터 ‘인정사정 볼 것 없다’까지.”

-‘황산벌’은 감이 어떻습니까. 흥행에 성공할 것 같습니까.

“작품 자체로는 만족합니다. 코미디적 요소도 있지만 나중에 비극으로 끝나거든요. 그런 것이 알려지면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도연 이미숙이 주연한 ‘스캔들-남녀상열지사’와 ‘황산벌’ 등 역사적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이 유행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영화의 소재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양해졌습니다. 과거에는 어떤 영화가 성공하면 베끼기 일색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최근 뜨는 장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 못하겠어요.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영화에서 코미디, 액션, 에로는 어느 시점에서나 인기 있는 장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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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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