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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 부드러운 제압, 경호무술의 세계

차고 때리기보다 꺾고 넘어뜨리기, 웬만하면 몸으로 막아서라!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은밀하고 부드러운 제압, 경호무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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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당하면 경호대상자 몸 낮추는 게 급선무
  • 화려한 발차기는 금물, 단순한 기술로 승부
  • 회전하고, 꺾고, 던지고, 밀어내고, 엎어뜨려라
  • 흉기 공격은 쳐내지 말고 막아야
  • 외상(外傷) 남기는 주먹보다 손등, 손목, 팔굽 활용
은밀하고 부드러운 제압, 경호무술의 세계

대경대 경호시범단의 경호훈련.

일요일인 9월24일 오전 11시반. 서울 돈암동 대한특공무술협회 중앙관에는 숨막히는 긴장이 감돌았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격렬한 기합소리와 불꽃 튀는 격파, 실전에 버금가는 격투…. 격파된 송판과 야구방망이의 파편이 뒤쪽 창문가에서 관전하던 기자에게까지 튀었다. 조그마한 체구의 여성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자신보다 머리 하나 더 큰 남성의 목을 가위발차기로 휘감아 엎어뜨리는 장면에선 탄성과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시범을 한 무술인은 두 부류였다. 한쪽은 대한특공무술협회 소속 특공무술 유단자들, 다른 한쪽은 한국체육대학교 경호시범단 학생들이었다.

경호시범단과 특공무술팀의 시범 내용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기본 동작과 겨루기, 격파 등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특공무술팀의 몸놀림이 조금 더 빠르고 과격했고, 고공 발차기 등 고난도 기술에서도 앞선 편이었다. 경호시범단은 경호상황을 설정하고 펼치는 경호무술에서 특공무술팀과는 차별된 면모를 보여줬다. 여러 명이 경호대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침입자를 차단하고 제압하면서 경호대상을 감싸는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시범장엔 아랍인 10여 명이 눈에 띄었다. 해마다 아랍 기업인, 언론인을 대상으로 문화교류 행사를 여는 한국중동협회(회장·한덕규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교수)의 초청으로 방한한 언론인들이다. 이날 시범은 한국중동협회가 한국경호안전진흥원에 방한 중인 아랍 언론인들에게 한국의 경호무술을 보여줄 것을 요청해 성사된 것이다.

은밀하고 부드러운 제압, 경호무술의 세계

경호학 권위자인 한국체대 김두현 교수.

한국경호안전진흥원은 한국체대 안전관리학과 김두현(51) 교수가 설립한 단체다. 그는 한국체대 경호시범단의 지도교수이기도 하다. 김 교수가 시범장소로 대한특공무술협회 도장을 택하고 특공무술 유단자들과의 공동시범을 마련한 것은 경호무술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무술이 특공무술이기 때문이다. 25년간 청와대 경호실 무술사범을 지낸 장수옥(58·대한특공무술협회 총재)씨가 창시한 특공무술은 가장 실전적인 무술로 통한다.

경호무술이란 말 그대로 경호에 쓰이는 무술이다. 일반 무술은 자신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경호무술은 자신이 아니라 경호대상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즉 자신은 다치더라도 경호대상의 안전을 확보했다면 훌륭한 경호무술이다. 반대로 적을 제압했더라도 그 과정에 경호대상이 다치거나 죽었다면 쓸모없는 경호무술인 셈이다.

“경호무술이란 게 어디 있냐”

‘경호무술은 신체의 전부를 사용해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경호기법이 완성되는 종합적인 무술이다. 또한 경호무술은 다양하게 전개되는 경호상황에서 돌발사태 발생시 그 상황에 적절한 기술을 사용해 사태를 제압하는 것으로 경호대상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무술이다.’(장수옥·김두현 공저 ‘특공무술 이해’)

‘경호무술이란 경호대상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위험 또는 공격에 대하여 방어하는 호위호신 무술이다’(장명진 저 ‘경호실무’)

그렇다면 경호무술은 독자적인 무술인가. 아니면, 기존 무술에 경호기술을 결합한 혼합무술 또는 변형무술에 지나지 않은가. 이에 대해서는 학계와 무술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경호학 교수들은 대체로 후자의 견해를 보인다. 아직 경호무술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탓인지 무술계에서도 대체로 경호무술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심지어 “경호무술이란 게 어디 있느냐”고 그 실체를 부인하는 무술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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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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