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7일 ‘보아오 아시아 포럼’ 개막 연설에서 “지구촌은 힘을 겨루는 경기장이 아니며, 개인이나 국가가 지역과 세계를 어지럽혀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개인’이란 누구일까. 최근 정세로 볼 때 김정은일 가능성이 높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북·중 관계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3월 1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우려해 북한의 비행을 참아왔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 수는 없지만 중국이 다시 계산하고 ‘이제 손쓸 수 없게 됐다’고 말하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피겔 보도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처럼 정말 중국의 대북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일까.
먼저 중국 국민의 여론이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에 중국 국민은 김일성에 대해선 친근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에 대해선 갈수록 비호감, 미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분노하는 중국 국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중국 전역에서 반(反)북한 시위가 이어졌다. 허페이에서 한 청년은 ‘북한 핵폭 항의, 동북지역 동포를 구하자’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헝양 주민 6명도 ‘북한의 핵실험에 항의한다, 인류의 안전을 수호하자’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했다. 하얼빈에서도 빙등제 기간 중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북한에 항의하는 문구를 들고 찍은 ‘인증샷’이 연이어 올랐다.
2월 서울에서 열린 ‘아산핵포럼 2013’에 참석했던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요즘 중국 대중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중국 대중은 한때 북한을 측은히 여겼다. 현재는 분노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북한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중국 국민이 북한에 분노감을 갖겠느냐.” 중국 정부의 방조하에 반북시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북한이 영변 핵원자로 재가동 방침을 밝힌 직후인 4월 3일 중국민간반핵클럽이 성명을 냈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중국인도 좌시할 수 없는 북한 깡패정권(流氓政權)의 핵 위협”이라며 “조만간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북한영사관에서 항의시위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 클럽은 2012년 중국 내 인권운동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민간조직으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핵 반대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간사는 반체제 작가인 장리쥔(姜力鈞)이다. 정부의 방조 아래 순수 민간단체까지 반북 시위에 나선 것이다.
3월 중국 양회(兩會) 기간 중 많은 고위 장성이 유엔 대북제재를 지지한 것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류샤오치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 류위안 상장은 전인대 참석 중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안에 동의한다”고 했다. 류청쥔 공군 상장도 “안보리 제재안에 찬성한 중국 정부의 결정은 정확한 것이었다”고 했다. 중국 군부는 선군(先軍)정치를 표방하는 북한이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그런데 그런 중국 군부마저 북한을 성토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反북한’ 아닌 ‘反김정은’
2월 28일 프랑스 ‘르몽드’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중국이 북한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대북정책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으며 이면에는 자국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중국의 내부 상황이 투영돼 있다”고 했다.
일련의 상황 변화 속에서 중국 국민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의 대북 인식에 부정적 기류가 강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북한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김정은에 대한 것인지 좀 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중국의 기류는 ‘반(反)김정은’ 기류에 더 가깝다. 이와 관련해 오공단 미국 국방연구원(IDA) 책임연구원의 최근 증언을 참고할 만하다.
“지난해 말 중국에 가서 최고 엘리트급 공산당 간부들과 비공개회의를 열었는데 그들이 북한을 원색적으로 성토했다. 그들은 ‘첫 번째 뚱보가 김일성이고 두 번째 뚱보가 김정일이고 세 번째 뚱보가 김정은인데, 이 세 번째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니 우리도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은 처음부터 김정은을 반기지 않았다. 김정은 체제의 수립에 대해 중국은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었다. ‘3대 세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기 김정은 후계구도 구축은 난항을 거듭했다. 김정일의 집요한 구애 끝에 중국이 김정은 후계구도를 용인한 시점은 김정일 사망 7개월 전인 2011년 5월이었다.
당시 김정일은 병마로 고통스러운 노구를 이끌고 무려 3000km를 30시간에 걸쳐 기차로 이동해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장쩌민은 이미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으나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포함된 ‘상하이방’을 주도하는 원로였다. 차기 주석이 될 시진핑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인물에게 김정은의 미래를 부탁한 것이다.
그 결과, 김정일 사망 직후 중국 외교부는 4개 기관 명의의 조전에서 “우리는 북한 인민들이 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하에 슬픔을 힘으로 전환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한반도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전진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김정은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원래 내키지 않았던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핵실험, 전쟁위협으로 치닫자 김정은에 대한 중국의 반감이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중국 공산당의 통제하에 있는 언론이 그간 금기시해온 ‘북한정권 붕괴’라는 표현을 쓰기에 이른다. 4월 9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국 전략문화촉진회 뤄위안 부회장의 ‘적절한 대북제재는 선의의 권고’제하의 칼럼을 실었다. 이런 내용이었다.
퇴짜 맞은 訪中 요청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북한 핵이 중국의 국가 이익을 해치기 때문이다. 북한이 외부의 공격이나 압력에 놓여 정권붕괴로 이어진다면 대규모 난민이 중국 동북지역으로 유입될 것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핵 개발을 자극할 것이다. 핵 이빨로 무장한 국가가 중국을 둘러싸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중국공산당 당교(黨校) 기관지 ‘학습시보(學習時報)’의 덩위원(鄧聿文) 부편집인은 더 직접적으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월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다. 덩 위원의 기고문은 중국 지도부와의 교감하에 나왔을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우리 언론도 중국의 대북정책이 바뀌는 계기일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후 덩위원은 부편집인 자리에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완전히 쫓겨나진 않았다. 덩위원은 기고문에서 “중국은 남한 주도의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정부가 김정은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락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의 군부 인사, 언론인, 지식인이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언급했다는 것은 중국 내에서 이미 이와 관련한 논의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린 결정적 사건은 3차 핵실험이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예고하고 나섰을 때 중국 정부는 매우 강한 톤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핵실험 당일에도 외교부 성명을 통해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양제츠 외교부장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실험을 강행했다. 중국 정부에 미리 알리기는 했다지만 중국 정부가 그것에 감동받을 상황이 아니었다. 중국 지도부는 북한에 무시당했다는 사실에 더 분노하고 황당해했을 것이다.
과거에도 북·중 간에 갈등이 없진 않았다. 핵 개발을 둘러싼 신경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중국에 더 신경을 썼던 게 사실이다. 최소한 중국이 적극 만류하는 일을 강행하지는 않았다. 반면 김정은은 그 선을 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중국 지도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김정은의 정권 인수를 선뜻 용인해준 결정을 후회하고 있는지 모른다.
3차 핵실험 이후 외교가에서는 김정은의 첫 방중이 상반기 내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6년과 2009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악화된 북·중 관계는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 중국 고위인사들의 방북으로 개선됐다. ‘김정은이 언제쯤 방중을 하게 될지가 앞으로의 북·중 관계를 가늠해볼 잣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게재된 북핵실험 항의 사진들.
김정은의 對中시위
김정은의 방중은 지난해 장성택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 측은 김정은의 중국 방문 의사를 전했으나 중국 측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8일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 준비로 바빠 김정은을 맞이할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 이유였을까.
중국 측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포기를 약속해야 초청하겠다’고 해서 무산됐다는 설도 없지 않다.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베이징을 방문해 외교무대에 데뷔하기를 희망했다는 설, 중국이 김정은 방중 허용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려고 시진핑 당시 총서기가 동북 3성 지역으로 가서 만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북한이 거절했다는 설도 있다.
모두 명백히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적어도 김정은이 중국 방문이라는 외교무대 데뷔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으나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김정은은 금의방중(錦衣訪中)을 원하는데 중국은 김정은이 달갑지 않으니 여태껏 방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북한 정권은 그들대로, 중국 정권에 대해 ‘3대 세습을 인정해준 마당에 왜 자꾸 망설이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고심 중이다.
김정은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 하나를 갖고 있다. ‘김정일의 유훈’이 그것이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3차 핵실험도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하면 당분간은 통한다. 김정일을 보좌했고 지금도 김정은 곁을 에워싸고 있는 이들에게도 그러하고, 중국에도 그러하다. 3년상(喪) 개념의 ‘유훈통치 3년’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기묘한 북·중 관계에서 그 유훈이라는 것의 궁극적 지향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라’는 내용일 것이다. 어린 아들에게 정권을 넘겨줘야만 했던 김정일로서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 후계구도를 안착시켜야 사후(死後) 본인과 부친 김일성 전 주석의 안녕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그래서 죽기 전에 그렇게 서둘렀던 것이고 그 아들도 맹렬하게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후계구도의 안착이 확인될 때까지 밀어붙이자는 전략이다. 핵과 장거리 미사일은 하위 수단이다.
김정은이 얻고자 하는 단기적인 목표는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 인정받는 것’이다. 그래야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아낼 수 있고 그 지원으로 체제 기반도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아울러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구걸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당당하게 중국에 입성하려 할 것이다. 김정은은 ‘중국이 나의 방중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나를 가볍게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김정은의 강경 드라이브는 한국과 미국에 대한 시위이면서 동시에 중국에 대한 시위일 수 있다.
미·중의 이해 일치할 수도
중국 지도부, 특히 시진핑이 김정은을 버리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관리되는 국민 여론과 공식 논평’의 수위로 볼 때 그 쪽으로 한결 다가선 느낌이 든다. 중국 지도부는 이미 ‘포스트 김정은 체제’ 구상에 착수했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미국 정부와 일정한 공감 아래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북정책 면에서 중국과 미국은 늘 이해관계가 갈린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또 사안별로 상호 이익이 맞아떨어지는 일이 없지 않은데, 김정은 체제의 교체도 그런 범주에 속하는 일일 수 있다.
중국이 한반도에서 원하는 것은 현상유지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로 존속하면서도 도발적이지 않다면’ 중국도 만족이다. 핵과 테러 차단이 지상과제인 미국 또한 이를 마다할 리 없다. 김정은이 정리되고 좀 더 온건하고 개혁개방을 지향하는 대체세력이 집권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내정간섭 논란만 일지 않는다면 당장이라도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아마 중국과 미국의 심정일 것이다. 만약에 북한 내에서 어떤 세력이 자생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다면? 그 세력이 대체세력으로 인정할 만하다면? 중국과 미국으로서는 이보다 더 환영할 만한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그러진 않으리라고 본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지 모른다. 북한은 ‘워싱턴 불바다론’까지 들고 나왔다. 이건 누가 봐도 너무 나간 것이다.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면 과거의 테러지원국 지정과는 사정이 달라진다. 행동을 수반할 개연성이 높다. 단지 B-2 스텔스 폭격기를 한반도에 파견해 무력시위를 하는 차원이 아니라 정권교체활동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을 중국과 함께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 내 병력 투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문제는 급변사태를 어떻게 규정짓느냐다. 이론적으로는, 김정은의 과도하게 모험적인 행동이 유발한 위기 국면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유엔평화유지군 투입을 전제로 북한 상황을 ‘급변사태’로 규정짓고 병력을 동시에 파견한다면 국제사회가 반대할 명분은 줄어든다. 그러나 이는 김정은이 군 통수권을 상당부분 상실하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꽤 위험한 일이다. 북한에서 내전이 발발할 수 있고 한국도 휘말릴 수 있다.
어디까지가 ‘급변사태’인가
이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도 상정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으로의 지원을 대폭 줄이는 것만으로도 김정은에게 위기를 안겨주고 북한 내 권력투쟁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요즘 잠을 못 잔다’는 말도 들린다. 암살 시도를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BBC와 CNN 등 세계 주요 언론은 김정은이 암살당했다는 소문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고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해프닝이었지만 북한과 같은 왕조 체제하에서 측근 등에 의한 암살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중앙일보’는 2012년 3월 즈음에 실제로 김정은 제거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남공작을 총괄해온 정찰총국 내부에서 세력 다툼이 벌어져 총격전이 발생했고 이후 숙청된 세력이 김정은을 제거하려 시도했다는 것이다. 숙청당하는 쪽에서 그런 시도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김정은에게 살길을 보장해주는 방식도 추정해볼 수 있다. 현재와 같은 벼랑 끝 전술이 먹혀들지 않을 때 김정은은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고, 숙부인 장성택이 그에게 총을 겨눌 수도 있다. 해외를 떠돌고 있는 김정남도 변수다. 이럴 때 김정은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나라는 많지 않다. 중국이 첫 번째고 러시아가 두 번째일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에겐 러시아보다는 중국이 더 손쉽다. 또 중국은 기꺼이 손을 내밀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김정은의 망명을 허용하는 것이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에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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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중국이 포스트 김정은 체제 구상을 끝낼 때일 것이다. 이것은 곧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이 새로운 체제에 암묵적으로 합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은 내심 못마땅하지만 김정은 정권을 계속 연명시키려 할 수 있다. 다수의 대북전문가가 이런 의견을 갖고 있다. ‘북한 정권교체 과정의 위험성이 크고 결과가 예측 불가능하니 차라리 그대로 두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