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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회장 재산은 조(兆) 단위, 수백억 아껴서 화 자초했겠나?

“올해 이익 20조원, 사상 최대 실적 예상”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회장 재산은 조(兆) 단위, 수백억 아껴서 화 자초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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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를 가능케 한 요인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삼성은 올해 1·4분기에 매출 33조원, 세전이익 5조원을 초과했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경영실적도 세전이익이 20조원에 이르는 등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런 성과는 무엇보다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과 외환위기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런 바탕 위에 인재중시 경영, 과감한 선행투자 및 관계사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온 결과라고 요약할 수 있죠. 특히 핵심 우수인력의 확보는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경쟁력도 담보할 수 있으므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사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해 ‘성공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위기의식을 고취하고, 지속적인 혁신과 구조조정을 독려한 구조본도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가 국가적 현안이 됐습니다. 이와 관련, 삼성에 거는 기대가 큰데 올해 채용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대졸 신입사원은 7000명 정도 채용할 계획입니다. 그 가운데 여성이 30%(2100명)가 넘을 겁니다. 1500명 가량은 7∼8월에, 나머지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입사하게 됩니다. 전자 관계사의 신규 투자가 많다 보니 전문대와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생산현장 인력 채용규모도 전년도보다 30% 이상 늘어난 7200명 정도가 될 겁니다.”

-최근 일본 월간지 ‘문예춘추’는 “삼성이 지난 8년간 세계 1위를 지켜온 D램 반도체는 PC시장의 정체와 더불어 한물가고, 일본이 강한 디지털 가전과 시스템 반도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 임원으로 근무했던 한 일본인은 주간지 ‘아에라’에 “삼성은 질보다 양을 중시하며 기초 기술연구에 소홀하다. 지금 잘되는 사업은 언젠가 중국에 뺏길 분야다”고 썼습니다. 이른바 ‘삼성전자 거품론’인데, 이는 “5년, 10년 후에 뭘 해서 먹고 살지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고 한 이건희 회장의 우려와도 맞닿아 있는 듯합니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PC뿐 아니라 모바일 및 디지털 컨슈머 분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어 상당 기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울러 제품의 융·복합화와 네트워크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통신, 디지털 미디어 등을 포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미래의 신상품,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봐요. 삼성은 늘 위기의식을 갖고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켜 나가면서 미래에 대비하는 ‘준비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여러 말씀은 방심하지 말고 더 잘하라는 충고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구조본이 필요한 이유

-외환위기를 잘 극복한 데다 요즘처럼 좋은 실적을 내는 상황에도 구조본을 지금까지와 같은 체제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까.

“삼성은 ‘상시 구조조정체제’로 전환해 지금도 군살을 빼고 있습니다. 다이어트해서 살 뺀 뒤 다시 포식하면 살이 더 찌잖아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잠깐 방심하면 2류로 처지고 3류로 추락하죠. 그래서 구조본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각사에 접목, 상시 구조조정을 촉진합니다. 이와 함께 계열사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시너지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디지털 가전 등의 세트 제품을 일류로 만들어낸 데는 부품, 소재 등 여러 부문의 계열사간 협력이 큰 역할을 했어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구조본이 ‘6시그마’ 같은 신경영 기법을 도입해 그룹 전체로 확산시켜온 점입니다. 계열사들이 제각기 선진 제도나 기법을 도입하면 돈도 많이 들고 시행착오도 생기지만, 저희는 한두 회사에서 먼저 해보고 검증된 모델을 만들어 그룹 전체에 적용합니다.”

-옛 회장비서실과 지금의 구조본은 어떻게 다릅니까. 재무, 인사, 정보를 쥐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게 아닌가요?

“과거에는 비서실이 각사의 의사결정에 일일이 관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각사가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지금은 훌륭한 CEO들이 있고 우수한 인재들도 많습니다. 또 경영이 시스템에 따라 돌아가고 있기에 구조본이 각사 경영에 끼여들 필요가 없어졌어요. 다만 각사가 당장에 소출을 늘리겠다며 화학비료를 써서 좋은 땅을 망치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좀 힘들더라도 퇴비를 쓰도록 권장하는 정도가 구조본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비서실장들이 철저하게 회장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관리형 참모’였던 데 비해 이 본부장은 상당한 ‘대리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경영형 참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쎄요. 제가 일하는 환경이 선배 실장들 때와는 좀 다릅니다. 과거엔 그룹 경영이 일사불란해야 경쟁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계열사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입니다. 의사결정도 빨라지고 있고요. 그렇게 되니 경영진들이 책임과 권한을 더 갖게 된 거죠. 구조조정본부장이라는 자리도 참모라기보다는 여느 회사의 사장 자리와 다를 바가 없어요. 각사가 하는 일을 연결하고 조정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결정하고 집행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무한책임을 갖고 일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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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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