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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정 신호탄’ 신일순 대장 구속 막전막후

기무사 내사, 청와대 지원 사격, 소장파 군법무관들의 반란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군 사정 신호탄’ 신일순 대장 구속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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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검찰 최고 수사기관인 국방부 검찰단은 편제상 장관 직속으로 주로 장성급 이상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한다. 민간으로 치면 대검 중수부와 비슷하다. 단장은 공군 몫으로 현재 김석영 대령이 맡고 있다. 검찰단의 현 진용이 갖춰진 것은 올 1월 초다. 지난해 가을 지난 몇 년간 발생했던 대형 군 비리사건들을 축소·은폐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사정기관 총수들이 물러난 후 국방부 검찰단은 후임 인선을 놓고 한차례 진통을 겪었다. 그 결과 개혁 성향이 강한 젊은 군법무관들이 전면에 포진했다. 신 대장 사건의 주임검찰관과 실무책임자인 검찰부장이 모두 소령이라는 점에서도 이들 소장파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다. 신 대장 구속에 비판적인 군내 일부 여론은 ‘어떻게 소령 따위가 감히 별 넷을 잡아넣느냐’는 ‘울분’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사관학교 출신과 달리 총장이나 장관 눈치를 보지 않는 젊은 군검찰관들은 평소 군 비리 색출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었다. ‘법대로’를 외치는 이들은 1월 중순 해군 함정 납품비리 수사를 시작으로 육군 공병비리, 공군 군납비리, 특전사 낙하산 비리 등을 파헤쳐 장성을 비롯한 고위급 장교들을 구속하며 ‘성역 없는 수사’의 발판을 다져왔다. 그 과정에 포착한 전직 고위 장성들의 공금 횡령, 뇌물수수 혐의는 민간 검찰(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넘겼다. 5월 중순 뒤늦게 언론에 보도된 예비역 장성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그것이다.

신 대장에 대한 본격 수사는 3월 말부터 시작됐다. 수사팀은 군 사정기관 내사자료와 그간 수집한 첩보를 토대로 3군단장 및 연합사 부사령관 재임시 그의 돈을 관리했던 장교들을 차례로 불러 혐의사실을 확인했다.

신 대장의 비리에 대한 소문이 처음 흘러나온 곳은 그가 1999년 10월부터 2년간 근무했던 3군단이다. 군내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신 대장 후임인 모 중장이 부대운영비 등에 대해 기무사 조사를 자청한 것이 발단이다. 사연인즉 이렇다. 모 중장은 3군단장에 부임한 후 마땅히 자신에게 인계돼야 할 부대운영비가 한 푼도 없고 관련 장부도 파기돼 남아 있지 않다는 걸 알고 당황했다. 경리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전임 신 대장이 ‘남은 돈’을 다 챙겨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따라서 가만히 있으면 자신이 덤터기쓸까봐 조사를 자청했다는 것이다.

당시 기무사 조사는 비공식적인 것이어서 수사로 발전하지는 않았고 후임 군단장의 ‘결백’을 보증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고 한다. 휴화산처럼 잠복해 있던 신 대장의 공금 횡령 혐의가 다시 불거진 것은 그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취임한 이후다. 당시 신 대장에 대한 내사결과를 보고받은 조영길 장관은 신 대장을 불러 돈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부터 소문 돌아

신 대장이 3군단장 시절 복지기금과 외부 위문금 수천만원을 떼먹었다는 소문이 돈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다. 가을엔 복지회관 수입금 2000만원을 횡령하고 자매 기업체가 기부한 위문금 1000만원을 가로챘다는 등 구체적인 액수가 제시된 첩보가 기자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군검찰 쪽에서는 “경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만 하면 다 확인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때만 해도 횡령사실의 극히 일부만 확인됐던 것으로 보인다.

군검찰이 적발한 신 대장의 횡령액은 총 1억700여만원으로 3군단장 시절에 9300여만원, 연합사 부사령관 재직시 1400여만원이다. 연합사 부사령관 재임시 횡령액이 3군단장 시절보다 훨씬 적은 이유에 대해 수사팀은 “장관 경고를 받고 나름대로 조심한 결과가 아니겠냐”고 분석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예산 전용이니 관행이니 하는 표현으로 신 대장의 혐의가 대단치 않다는 느낌을 주는 보도를 했다. 그에 따라 신 대장이 마치 ‘잘못된 관행’의 피해자인 양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전용’의 법적 개념을 잘못 이해했거나 좋게 말해 군의 사기와 명예를 지나치게 배려한 보도로 보인다. 신 대장의 혐의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한 탓도 있었다. 군 최고 정보기관인 기무사도 사전에 낌새를 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수사보안을 유지했던 군검찰은 신 대장이 구속된 후에도 언론에 공식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전용이란 예산을 다른 공적인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대 헌병 수사관 활동비를 지휘관인 헌병감이 장병 회식비로 사용했다면 전용에 해당한다. 예산 전용은 워낙 흔한 일이라 문제가 돼도 징계에 그칠 뿐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군검찰이 신 대장을 수사하며 문제 삼은 부분은 전용이 아니라 유용이고, 유용의 법적 개념이 바로 횡령이다. 유용은 공적인 용도로 써야 할 예산을 사적인 용도로 쓴 것이다. 과거 대형 군 비리 수사경험이 있는 군법무의 한 관계자는 “만약 예산 전용 문제까지 파고 들어가면 웬만한 지휘관은 다 걸려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사팀은 신 대장이 3군단장 시절 역대 군단장들을 초빙하는 행사에 들어간 돈, 회식비 등 예산 전용으로 봐줄 만한 금액은 횡령액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수사팀이 최종 산출한 횡령액 1억700여만원은 신 대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장교들과 돈 관리를 맡았던 경리장교들이 ‘뺄 건 빼고’ 확실한 것만 추린 금액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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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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