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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인간 레이더’자임하는 증권가 정보 전령사

‘메신저’‘메돌이’를 아시나요?

  • 글: 홍수용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legman@donga.com

24시간 ‘인간 레이더’자임하는 증권가 정보 전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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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금증권 양갑렬 대리는 여느 메신저들과는 배경이 다르다. 메신저들이 대개 투자정보팀에 몸담고 있는 것과 달리 그는 홍보실 소속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대상도 기자들이다. 투자정보팀 소속 메신저들이 대부분 지점 브로커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메신저로 일한 것은 지난해 4월부터로 경력도 짧은 편. 홍보팀에 있으면서 방대한 양의 리서치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증권담당 기자들에게 배포하면 홍보 효과가 커질 것이란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양 대리는 아직 ‘메신저 이후’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수요가 많아 일일이 대응하지 못할 정도”기 때문이다.

홍보맨이 메신저로 활동하는 것은 양 대리가 처음은 아니다. 홍보팀 출신 메신저로는 김태창 전 대우증권 대리가 이름을 날렸다. 그가 수집하는 정보량과 신속성은 ‘3대 메신저’ 못지않았다는 평가다. 김 대리는 지난해 초 메신저 생활을 접고 유학을 떠났다가 최근 서울 명동에 투자회사를 차렸다.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전쟁’

메신저가 유통시키는 정보는 크게 세 종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하는 리포트, 주가에 영향을 주는 뉴스, 뉴스와 관련된 애널리스트들의 코멘트가 그것이다. 여기에 주식과 상관없는 개인적 의견이나 우스갯소리가 양념으로 더해지기도 한다.



메신저가 발송하는 정보를 받는 사람도 세 부류다. 지점 브로커, 애널리스트, 기자를 포함한 정보 유통업자가 그들이다. 물론 일반인은 서비스 대상이 아니다.

증권사 소속 메신저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유통시키는 방법이 ‘첩보원식’이라는 통념에 대해 메신저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방원석 대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보수집 방식으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했다. 방 대리의 일과를 따라가보자.

그가 정보수집 작업을 시작하는 시간은 주식시장 마감 직후인 오후 4시. 우선 당일 뉴스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탐방 보고서를 챙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다음날 발간하는 데일리 자료를 인터넷에 먼저 띄우기도 한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정보원은 인터넷인 셈. 15개 증권사 홈페이지를 방문해 새로운 리서치 자료를 취합한다.

방 대리는 “2002년 11월 공정공시제도가 시행된 이후로는 인터넷에 공개되기 전에 기관이나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정보가 먼저 공개되는 일이 없어진 만큼 각 증권사 홈페이지가 최근 자료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고 설명했다.

퇴근 후는 2차 작업시간대다. 장(場) 마감 후에 수집한 정보 중에서 주가 재료가 될 만한 것들을 골라낸다. 선택된 정보를 메신저 전송에 알맞게 편집하는 일도 가욋일이다.

3차 정보수집 작업은 다음날 아침으로 이어진다. 방 대리의 출근시간은 6시30분. 다른 메신저들의 출근시간도 대부분 7시 안팎이다. 그래서 메신저는 ‘타고난 아침형 인간’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아침 정보수집 작업은 1시간30분 정도 계속된다. 이 무렵 지점 브로커들이 입수한 정보를 검증하는 작업이 메신저의 주요 임무다. 인터넷을 통해 증권사 홈페이지를 검색하는 작업도 빠뜨릴 수 없다.

방 대리는 이렇게 걸러낸 정보를 오전 8시부터 본격적으로 발송한다. 그의 손을 거쳐 쏟아지는 정보들이 동시호가 시간대 주가에 반영된다.

이윽고 9시가 되어 장이 열리면 메신저의 눈빛이 달라진다.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장중엔 리포트뿐 아니라 급등락하는 종목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종목별 등락 원인까지 알아내려면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상장등록기업의 동향을 확인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작업.

지난 5월25일 현대증권은 코스닥 등록기업인 심텍 관련 리포트를 냈다. 초고속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게 요지. 메신저들은 앞다퉈 요약본을 전송했다. 그런데 일부 메신저는 여기에다 이 회사가 곧 해외 투자설명회에 나설 것이라는 정보를 첨부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하는 재료로, 메신저간 역량 차가 드러난 대목이었다.

장중에 쏟아지는 각종 정보 전달에 매달리다 보면 종종 오해를 사기도 한다. 올초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공식 발표일 하루 전 유출되는 사고가 터지자 메신저들이 감독당국의 의심을 샀다. 통계청이 정보 유출시기와 경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메신저의 역할에 주목한 것. 방 대리는 “일부 메신저가 중간 유통역할을 했지만, 최초 유출자가 따로 있었던 데다 고의성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메신저의 마지막 업무는 시황 정리. 당일 지수 등락 현황, 특징주, 다음날 시장 전망 등을 종합한다.

가짜 메신저 소동

최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낯선 메신저가 화제의 인물로 회자됐다. 그는 자신을 자산운용사 임원이라고 소개하며 정보제공 의사를 밝혔다. 아이디(ID)는 ‘맥킨지’다. 세계적 컨설팅회사 이름을 ID로 쓰며 신뢰성을 강조한 셈이다. 메신저들은 그가 가짜라고 말했다. 이동관 과장의 주장은 이렇다.

“제가 보내는 메시지와 내용이 같아요. 심지어 받는 사람까지 동일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그룹에 있는 사람까지 ‘맥킨지라는 사람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고 할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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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홍수용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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