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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아듀! 월드컵

회한, 반성, 그리고 2010년을 기다리며

방송·상업자본의 빗나간 ‘애국 마케팅’… 희망은 ‘준비’ 속에 있다

  • 김덕기 한국축구연구소 사무총장 saong50@naver.com

회한, 반성, 그리고 2010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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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한, 반성, 그리고 2010년을 기다리며

서울시청 앞 광장에 걸린 월드컵 광고물이 철거되고 있다. 월드컵 기간에 시청 건물은 대기업의 광고판이 됐다.

월드컵에 대한 차분하고 냉정한 평가가 이뤄지기 전에 후임감독으로 핌 베어벡을 선임한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목표 달성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발빠른 조치로 비칠 수밖에 없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대회 도중에 차범근 감독을 경질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미디어가 호들갑을 떤 가장 큰 이유는 월드컵을 이용해 한몫 보려는 상업자본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지상파뿐 아니라 위성방송, 멀티미디어 휴대전화와 DMB, 인터넷까지 월드컵에 매달렸다. 2002년 3개 지상파 방송사 4개 채널이 안면몰수하고 한국팀 경기를 중복 중계하면서 돈을 자루에 쓸어담을 때와 다를 바 없이 이번에도 자본과 미디어의 동맹이 형성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들의 동맹이 좀더 일찍 시작됐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은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스위스와 프랑스에 있어 홈구장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의 16강 통과가 만만해 보이지 않았고, 이는 월드컵 특수(特需)의 불투명성으로 작용했다. 상업자본은 바로 이 점을 염려했다. 수익 극대화를 가로막는 불투명성의 영향을 최소화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월드컵 특수를 하루라도 일찍 일으켜 그 기간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것이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에 2006 독일월드컵 관련 소식이 빈번하게 등장한 것은 월드컵이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였다. 2006년 5월11일부터 독일월드컵 개막 전날인 6월9일까지 30일간 방송 3사의 월드컵 관련 보도 건수는 588건(MBC 234건, SBS 231건, KBS 123건)으로, 하루 평균 19.6건을 쏟아냈다. 방송사 메인 뉴스의 꼭지 수가 대개 25~30건임을 고려하면 3분의 2가 월드컵 관련 소식으로 채워진 셈이다. 2002년엔 한일월드컵 개막일인 5월31일을 한 달 앞둔 5월1일부터 5월30일까지 방송 3사 메인 뉴스의 월드컵 보도는 386건(KBS 151건, MBC 129건, SBS 106건)으로 하루 평균 12.8건이었다.

토고전이 열린 6월13일, 지상파 방송 3사는 SBS 21시간, MBC 18시간30분, KBS 1TV 14시간30분, 2TV 11시간의 월드컵 싹쓸이 편성을 했다. SBS는 분명 세계기록감이고 공영방송 MBC의 무모함 또한 경이적이다. 이는 개최국인 독일이나 아시아의 다른 참가국인 일본보다 두세 배 높은 편성 비율이다.



잉글랜드의 경우 월드컵을 공공재로 분류해 5개 지상파에 의한 무료시청을 원칙으로 하지만, 월드컵을 주로 중계하는 BBC1과 ITV는 모든 경기를 빠짐없이 중계하되 일정이 겹치지 않게 사전에 조정한다. 일본도 NHK와 5개 민방이 돌아가며 중계하고, 개최국 독일은 공영 ZDF, ARD와 민방이 사전 조율을 통해 중복 중계를 피했다.

국내 공중파 TV에서는 월드컵 관련 방송시간이 당일 총 방송시간의 절반을 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SBS의 상황은 매우 심각해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에는 총 방송시간 가운데 절반 이상을 월드컵 프로그램에 할애했다. MBC 또한 6월13일과 18일 총 방송시간의 절반 이상이 월드컵 특집방송이었고, KBS2는 6월18일과 23일, KBS1은 6월13일에 이러한 현상을 나타냈다.

2006 독일월드컵 개막일인 6월10일부터 30일까지 21일간 방송 3사의 메인 뉴스에 등장한 월드컵 관련 소식은 무려 842건으로 하루 평균 40건에 달했다. MBC는 358건을 보도했는데 이는 하루 17건꼴이다. SBS가 290건을 보도하여 하루 13.8건, KBS가 194건으로 하루 9.2건을 기록했다.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엔 보도건수가 더욱 많아져 토고전이 있던 6월13일 MBC는 40건의 보도로 전체 보도 꼭지 수(47건)의 85.1%를 월드컵 소식으로 채웠다. KBS는 37건으로 전체(49건)의 75.5%, SBS는 26건으로 전체(33건)의 78.8%를 월드컵 관련 보도로 구성했다. 프랑스전이 열린 6월19일과 스위스전이 열린 6월24일을 전후해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다.

언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사회 환경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는 않는지, 정부의 시책은 타당한지, 사회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월드컵 기간 중 뉴스를 비롯한 방송 프로그램은 그러한 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했다. 반짝 인기에 영합해 스포츠 축제와 스포츠 스타를 찾아다녔고 결국 우리 사회를 월드컵 광기 속으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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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기 한국축구연구소 사무총장 saong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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