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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권주자 심리분석 시리즈 ④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창조성, 예측력, 포용력 지닌 ‘내향적 직관형’ 대중의 가슴 뛰게 하는 현실감각 보완해야

  • 김종석 인천광역시 의료원장 mdjskim@naver.com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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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거나, 뒤죽박죽 되거나

그러나 손학규는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며 광명시 출마를 강행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뒤졌지만, 승리를 확신하고 지역구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리고 마침내 1800여 표차로 당선됐다.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3선(選)으로 다시 국회에 입성한 손학규는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의 필요성을 앞장서 역설했다. 제왕적 총재제도 폐지, 상향식 공천제 도입,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주장했다. 이는 당시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당권파를 곤혹스럽게 했고, 그들로부터 온갖 회유를 받았지만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손학규의 주장은 훗날 2002년 대선과정에서 여야가 모두 채택하기에 이른다.

내향적 직관형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항상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선다. 손학규는 대학입학 후 30대 중반까지 민주화운동 외길을 걸었다. 수배, 도피, 구속, 고문으로 점철된 세월을 견뎌낸 끝에 1980년 민주화의 봄을 맞이했다.

하지만 손학규는 민주화의 과실(果實)을 거부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운동권 인사 대부분은 “마침내 우리 세상이 왔다”며 희망에 부풀었다. 그 상황에서 손학규는 “이제 내가 할일은 다했으니 그동안 비었던 머리를 채우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영국 교회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아 홀연히 유학길에 올랐다.

내향적 직관형의 단점은 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실감각이 부족해 현실을 무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또 논리를 비약하는 경향이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감각 기능이 억압돼 열등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고 이것을 충실히 기술하는 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더러는 객관적 사실도 무시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논문을 쓰거나 강의를 하면 뒤죽박죽이어서 독자나 학생들의 불평을 사기 쉽다. 손학규의 한 측근 인사는 “손 지사가 조리 있게 강연하는 편은 아니다”며 “그냥 툭툭 치고 나가는 강연을 하는데, 성공적으로 마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엉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내향적 직관형은 외곬으로 빠지는 성향도 있다. 한곳에 몰두하다 보면 목적달성에 중요한 현실적 여건을 경시하기 쉽고 그래서 난관에 부딪힐 때가 많다. 손학규는 고교 3학년 때부터 32세까지 민주화운동에 몸을 던졌다. 고3 때는 대학생들과 함께 한일회담 반대 시위에 참가했고, 대학생 때는 더 열심히 데모했다. 누구도 그를 막지 못했다. 학교 수업은 애초 관심 밖이어서, 막걸리를 통째로 사다가 서울대 문리대 교정 잔디밭으로 가져와 양재기로 퍼마시며 열변을 토했다. 깔끔하게 생긴 얼굴과 달리 행동이 딴판이란 얘기도 적잖게 들었다.

“얌전하게 생긴 놈이 독하네”

대학을 졸업할 즈음 손학규는 노동운동을 통해 민중의 아픔을 대변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취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한국전력 입사시험을 봤다. 한국전력 노조를 장악하자는 생각이었다. “한전 노조위원장이 되어 서울시내의 불을 일시에 다 꺼버리자. 그러면 혁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파업투쟁으로 노동자의 힘을 보여주자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발상을 한 것이다. 다행히(?) 손학규는 입사시험에 떨어졌다.

내향적 직관형은 현실감각이 부족한 데다 말과 글이 고상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일상적인 실생활과 관련된 분야보다는 직관력과 사람 중심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면 정신의학, 심리학, 신학, 예술, 문학 같은 분야다. 손학규의 한 측근은 그의 언행과 관련해 “지나치게 학구적이다. 언사가 자로 잰 듯 정확하다. 지식인이 듣기엔 좋지만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에게선 ‘내향적 감정형’이라는 또 다른 면모도 엿보인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라자로 마을’은 한센병 환자를 수용하는 시설이다. 손학규는 10년 전부터 이곳을 방문해 문드러지고 일그러진 환자들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는다. 의례적으로 잡는 게 아니라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환자의 손을 놓지 않는다. 곁에 있던 기자가 보기에도 가식이 없었다고 한다.

이곳 방문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광명시 ‘사랑의 집’으로 향하면서, 손학규는 출구에 이르자 차를 세우고 내렸다. 정문 경비에게 다가가 “안녕히 계세요” 하며 악수를 청했다. 조금 전 ‘라자로 마을’ 원장 신부와 작별의 악수를 나누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 경비원도 한센병 환자였다. 손학규에겐 이런 포용력이 있다. 그래서 도량이 큰 호인이라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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