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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국민의 자유와 권리 제한하는 결정… 승자는 없다

  •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법학 conlaw@hufs.ac.kr

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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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신문법은 입법 전부터 논란을 빚었다. 신문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인 2004년 한국언론법학회에서 주최한 신문법 관련 세미나.

하지만 헌재 결정문을 마음을 비우고 읽어보면, 특히 셋째 이유와 소결에서 제시된 내용을 살펴보면 “신문은 독자가 선택하는 것이므로 발행부수가 많은 것을 이유로 공정거래법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의미는 저절로 드러난다.

그동안 신문법 제정 관련 토론회나 세미나에서 일부 언론시민단체가 줄기차게 주장한 것이 신문시장의 불공정행위였다. 현재 3대 일간지가 다른 신문보다 발행부수가 많은 것은 무가지·경품 등 불공정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며, 그래서 현재의 3강 구도는 법으로라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 단체가 시민단체인지 의문이지만) 관계자는 신문법 관련 토론회에서 3대 신문의 불공정행위를 단골메뉴로 들고 나왔다. 그때마다 불공정거래가 있으면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하면 된다는 반론이 제기됐지만, 역사적 과오를 시정하기 위한 규제입법의 필요성 논리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헌재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

“설혹 신문의 보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공정행위가 문제된다면 이에 대하여는 이미 신문법 제10조 제2항, 제3항에서 특별히 규정을 두고 있고 독점금지와 공정거래에 관한 규정들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므로 그것과 별도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더 쉽게 추정까지 할 이유는 없다.”



신문법 10조2항은 “구독자의 의사에 반하여 구독계약을 체결·연장·해지하거나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 무가지 및 무상의 경품을 제공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용이고, 같은 조 3항은 이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의 여부 및 그 처리 등에 관하여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것이다.

자료신고와 다양성의 관계

결국 헌재 결정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현재의 신문시장은 독자의 선택 결과이며 현재의 구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이를 개편하려는 시도는 헌법상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3대 신문을 규제하려고 달려든 일부 언론시민단체, 열린우리당, 청와대 모두 승자일 수 없다.

그렇다고 3대 신문이 신문법 논쟁에서 승리했다고 할 수도 없다.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의 대부분 조항이 효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헌 결정된 부분과 각하 결정된 부분을 나누어 보자.

합헌 결정을 받은 신문법 조항 중 신문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조항이 16조 경영자료의 신고다. 16조1항은 신문사로 하여금 전체 발행부수 및 유가 판매부수, 구독수입과 광고수입을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같은 조 3항은 신문발전위원회로 하여금 신고사항을 검증·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이 조항은 마치 아파트 원가공개와 비슷한 내용이다. 건설사가 부지를 얼마에 매입하여 얼마의 노무비와 자재비 등을 들여 아파트를 건설했는지 공개하라는 법률을 제정한다고 하면, 건설사가 취하는 이익이 얼마인지 금방 드러나므로 아파트 분양가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파트 소비자는 좋아하고 건설사는 울상을 짓게 된다. 마찬가지로 신문사가 몇 부를 찍어서 몇 부를 팔았으며 그 수입은 얼마인지가 드러나면 광고주는 어느 신문사에 얼마의 가격으로 광고를 내야 할지 결정하기 쉬워진다. 반면에 유가 판매부수가 적은 신문사는 그 실상이 다 드러나 광고비를 높게 받기 어려워진다.

아파트 원가 공개나 신문사 유가 판매부수의 공개는 모두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치다. 우리 사회가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자는 데 반대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왜 신문사만 그 영업실적을 공개해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에 있다. 주택처럼 국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재화로서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가는 비상적인 상황에서는 비상적인 입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문의 발행부수는 광고주에게만 이해관계가 있을 뿐이다. 설사 판매부수가 많은 것처럼 속였다고 하더라도 독자에게 손해를 입힐 만한 사유도 없다.

그런데도 국가는 사인(私人)간의 거래-신문사와 광고주 및 신문사와 구독자-에 간섭해서 신문사로 하여금 모든 명세를 공개하라고 강요한다. 헌재는 이에 대하여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신문의 다양성이라는 헌법적 요청을 구현하기 위해”라고 대답하고 있다. 헌재 결정문에 ‘신문의 다양성’이란 용어가 많이 나온다. 이를 세어본 한 언론학자가 ‘신문의 다양성’이 28번, ‘언론의 다양성’이 15번 사용되었다는 내용으로 신문 칼럼을 썼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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