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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특집 | 쇼크! 북핵 이후

시나리오Ⅳ 북한 급변사태시 주변국 개입 상황도

평양, 中 진주 요청할 듯…韓 독자주도 못하면 美 중심 유엔 신탁통치

  • 정리·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시나리오Ⅳ 북한 급변사태시 주변국 개입 상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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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가 여기까지 전개되면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당연히 한국 정부가 배타적인 개입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역사적 당위성과 지리적 인접성 등 다양한 근거와 함께 한반도와 주변 도서를 영토로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 또한 이러한 맥락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제법적 측면으로 살펴볼 때 이 같은 주장은 국제사회에서 전적인 지지를 얻어 공인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이해관계, 나아가서 남북간 법적 관계가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형식적으로 보면 남북한은 현재 각각 유엔 회원국이며 국제적으로 별도로 공인된 주권국가다. 남북한 관계 또한 국제법상 국가간 관계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 급변사태에 따른 한국의 개입은 주변국들의 개입과 국제법적으로 변별성을 갖기 어렵다. 즉 불완전 무정부상태이면 일국의 내란에 대한 타국의 불간섭 의무에 따라 개입이 불가능하고, 완전 무정부상태일 때만 개입할 수 있다.

더욱이 한국은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 제2조의 규정에 따라 북한의 내부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를 지고 있다. 또한 남북한 모두 유엔 회원국이므로 유엔헌장 제2조 4항의 영토보존 원칙과 무력불사용 원칙에 의거해 한국 정부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배타적인 권리가 없다.

북한의 불완전 무정부상태에서 합법적 개입이 가능한 세 가지 예외적인 경우(북한 당국이 한국군에 개입을 요청하는 경우, 북한의 무력공격에 대한 한국군의 개입, 유엔에 의한 개입)나 북한이 완전 무정부상태로 규정되는 경우에도 남한의 독자적 군사개입은 불가능하다. 현재 남북한이 처한 상황이 평화상태가 아니라 정전상태이며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엔군의 일원으로 개입할 수 있다.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방위가 목적이므로 북한의 선제공격이 없는 상황에서 한미연합군이 북한에 진출하는 데는 법적인 문제가 있다.



‘남북기본합의서’를 조약으로

북한이 완전 무정부상태에 이르렀을 때, 한국이 앞서 설명한 제약을 극복하고 단독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으로 환원하는 일이다. 다음으로는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개입한다는 명분을 축적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 남한 근로자의 북한 주재를 적극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북한이 무력도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한의 개입이 가능한 경우는 인도적인 차원의 개입과 자국민 보호 차원의 개입뿐이다. 이 가운데 인도적인 개입은 오히려 주변국들의 개입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외국민의 주재 비율이 낮은 북한의 현실을 감안하면, 남한 근로자를 다수 주재하도록 함으로써 북한 거주 외국인들 가운데 한국민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되는 경우, 자국민 보호 차원의 개입과 관련해 비교적 배타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 오래 전부터 북한 유사시 자국민 소개방안을 신중히 모색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북한의 급변사태는 한민족의 문제이므로 민족자결권에 입각해 한국의 단독 개입이 정당하다는 논리를 적극 전개해나갈 필요가 있다. 유엔과의 관계에서는 각각 독립된 주권국가지만 남북한 양자관계에서는 상호 독립주권국가로 승인한 적이 없으므로 국가간 관계가 아니라는 논지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남북한 사이에 각종 협정이 체결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투자보장협정과 같은 문서를 체결할 경우 이를 ‘남북기본합의서’에 기초한 부속합의서 형태로 체결하는 한편, 동시에 국회의 비준절차를 거침으로써 ‘동서독 통일조약’과 같이 국제법에 선행한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남북한은 양자의 관계를 ‘특수한 내부관계(special interim relationship)’로 규정한 바 있지만, 이 특수관계의 성격에 대해서는 명백한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라는 점과 경제교류는 민족 내부간의 거래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따라서 국제사회에 남북관계는 한민족 차원의 관계라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한국 정부가 ‘남북기본합의서’를 조약화하려는 태도를 보일 경우 북한의 적극적인 반대할지라도 남한은 국회의 비준절차를 거침으로써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북한을 조약화에 찬성하는 쪽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한국 정부의 민족자결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민족자결권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조약으로 인정하면 오히려 북한 급변사태에 개입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견해도 있다. 만약 조약으로 인정된다면 국제법에 선행하기 때문에 남한은 남북기본합의서 제2조의 ‘남과 북은 상대방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에 따라 북한의 완전 무정부상태에도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완전 무정부상태가 조약체결 당사자인 국가의 소멸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논리엔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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