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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특집 | 쇼크! 북핵 이후

홍순영 전 통일부 장관의 북핵 해법

“美 - 中 , 불개입-비핵화 약속하면 北 정권교체 타협 가능”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홍순영 전 통일부 장관의 북핵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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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핵개발을 계기로 일본도 핵을 보유하겠다고 나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대만도 그런 주장을 할 가능성이 높고요. 자칫 동북아가 핵확산 위기를 맞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북한이 이미 핵을 가진 상태에서 일본과 대만이 핵무장을 추진한다면, 그건 국제공동체가 보기에도 납득할 수 있는 핵개발입니다. 불량국가가 핵을 가지고 있는데 민주국가가 안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 국제공동체 기준으로 봐서 인정될 만하면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미국이나 중국 처지에서는 그걸 감당할 수 없을 겁니다. 지난 수십년 간 핵확산 방지를 절대적 목표로 추진해온 미국은 핵 도미노 현상을 절대로 좌시할 수 없겠지요. 중국으로서도 대만이 핵을 갖는다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이들이 어떻게든 북한 핵 문제에 개입해 아무리 많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해결하려 할 것이라고 믿는 근거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20∼30년 뒤에는 많은 중소국가도 핵을 보유하려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럼 그때마다 지금 북한의 경우처럼 개입하고 제재해서 이를 좌절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예외 없이 다 제재하느냐, 과연 그것이 가능하기는 하냐, 아니면 지역의 평화를 위해 제한적으로 핵을 갖도록 허용할 것이냐를 놓고 이미 미국 국제정치학계에서는 논쟁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 20∼30년 후에 중소국가들의 핵무장이 일반화하리라고 본다면 지금 북한의 핵 보유에 반대해 개입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지요. 정반대입니다. 그런 상황을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지금은 테러리즘의 시대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좌시할 수 없는 이유는 테러집단으로의 핵 확산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자신이 개발한 핵을 내다팔 수 있는 이른바 ‘깡패국가(rogue state)’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핵심 수뇌부를 제거하는 게 부시 행정부의 당면과제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허술한 경제봉쇄도 심각한 타격”

▼ 유엔 안보리의 경제제재 결의안이 통과됐고, 미국과 일본은 보다 강력한 제재에 나설 모양입니다.

“두 나라는 강력한 경제봉쇄로 갈 겁니다. 안보리의 경제제재와 미일 두 나라의 봉쇄시도만으로도 북한에는 심각한 타격이 되리라고 봅니다. 과거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정책) 체제와 관련해서 서방국가들이 경제봉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남아공은 견디지 못하고 굴복했죠.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은 물론 정권까지 만델라 대통령에게 넘겨줘야 했습니다.

백인정권이 무너지기 2년여 전에 그곳 외무장관을 만난 적이 있어요. 남아공은 해안선도 길고, 인접 국가들도 많아서 완전한 경제봉쇄가 불가능한 국가였지요. 우리나라도 알게 모르게 상당한 규모를 수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남아공 외무장관이 저에게 ‘우리나라는 곧 무너진다’고 말해 깜짝 놀랐어요. 경제봉쇄가 그렇게 무서운 겁니다.

유엔 결의가 있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것은 각국의 재량입니다. 일본은 벌써 제재를 시작했잖아요. 일본이 만경봉호 등 북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수위의 제재입니다. 비록 구멍이 숭숭 뚫린 경제봉쇄라 해도 북한에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 그렇지만 일각에는 북한이 워낙 폐쇄경제체제이기 때문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1990년대 대기근으로 엄청난 숫자의 아사자가 생겼어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북한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햇볕정책으로 인해 1990년대 후반 이후 북한 관료들이나 주민들의 의식이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졌죠. 시늉뿐인 개방으로도 많은 주민이 조금씩이나마 자본주의화했고 사회주의 시각에선‘타락’했다고 봅니다. 일반인들은 물론 관료들까지 노골적으로 돈을 바라는 정도니까요. 권력층 엘리트들에게서도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이 1990년대 중반처럼 엄청난 경제위기 속에서도 김정일 체제를 지지하며 감내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어느 정도 가담하느냐인데, 서서히 미국 쪽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는 중국도 북한의 핵 보유를 결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에 어떻게 간섭할 것인지를 놓고 미국과 거래하겠죠. 미국이 북한에 친중(親中) 정권이 들어서는 걸 용인할 것이냐가 문제인데, 미국은 ‘우리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지 않는다면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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