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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특집 | 쇼크! 북핵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제2의 체임벌린’이 될 것인가

뒤통수 맞은 한국의 선택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노무현 대통령은 ‘제2의 체임벌린’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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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제2의 체임벌린’이 될 것인가

10월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대통령 초청 오찬 자리에 모인 전·현직 대통령들. 이 자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DJ와 노무현 대통령에게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의 폐기를 강조했다.

그날 이 장관은 “IMF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지금 북한이 (1998년처럼) 미사일을 (동해 등으로) 발사한다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한국경제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북한이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달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IMF 경제위기가 이어지던 1998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한국경제가 더 나빠진 것은 없다. 김정일은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무모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왜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고 보느냐. 북한이 한국을 향해 미사일을 쏘면 어렵게 붙잡아놓은 외국자본이 일거에 한국을 떠날 것이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과 유가는 폭등해 한국경제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한 기자는 이런 반론을 펼쳤다.

“물론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을 향해 미사일을 쏠 것이라고 단언하지도 말라. 전쟁은 차곡차곡 준비하고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비로소 펼치는 ‘의지의 투영’이다.

승리하기 위한 준비와 계획, 그리고 적을 무너뜨리겠다는 공통된 적개심이 형성돼야 국민이 전쟁을 일으키려는 지도자를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라우제비츠도 ‘전쟁은, 특히 선제공격에 의한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코너에 몰린 것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다. 김정일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정권을 지키기 위해서이지, 이 지역의 패권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다.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을 향해 핵과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김정일은 더 큰 위기에 봉착한다. 김정일이 왜 정권이 붕괴될 상황을 자초하겠는가.



돌이켜보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기회는 지금보다 과거에 훨씬 더 많았다.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1·21사태와 푸에블로함 납치사건,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EC-121기 격추사건 등이 일어난 1968~69년, 베트남이 공산화된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과 광주사태가 일어난 1980년이 전쟁을 감행하기엔 훨씬 좋았는데도, 북한은 전쟁을 일으키지 못했다.

IMF 경제위기는 과거의 위기에 비하면 작은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다고 속단하고 지레 머리를 숙이면, 북한은 오히려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진 것으로 오인하게 된다.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현실을 토대로 한 인식이 아니라 머릿속으로만 그려본 망상이다. 어렵게 연명하는 김정일 정권을 도와주는 처사다.…”

NSC 상대로 앓던 이 뽑은 북한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자 이종석씨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거쳐 통일부 장관이 되었다. 대통령국방보좌관을 하던 김희상씨가 비상기획위원장으로 밀려난 후 이종석씨가 사무차장으로 있던 NSC는 청와대에서 대북정책과 국방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부서가 되었다.

NSC는 대북 포용정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사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남북정상회담 4주년인 2004년 6월을 앞두고 이뤄진 서해 NLL(북방한계선)상의 남북 해군 함정간 교신 합의다. 이 합의를 도출하기 전 남북한군은 심리전 중단 결정에 합의했다.

그때까지 한국군은 성능 좋은 마이크와 발달한 문화 덕분에 ‘밤이면 밤마다’ 북한군 병사의 눈과 귀를 잡아놓고 있었다. 신나는 댄스곡과 월드컵 축구경기 중계방송 등을 틀어준 것인데, 이것이 북한 병사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전광판은 북한군 병사들의 눈을 현혹했다. 전광판에 밤새 ‘내일은 비가 올 것이니 인민군 여러분 오늘은 빨래하지 마세요’라는 글귀가 번쩍인 다음에는, 어김없이 비가 쏟아지니 북한 병사들은 전광판 정보를 신뢰하게 되었다. 2004년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 평북 용천역에서 큰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전광판에 기다렸다는 듯이 이 뉴스를 띄우자, 깜짝 놀란 북한군인들이 상부로 보고하는 것이 아군 감청망에 포착되었다. 북한군은 사실을 근거로 하는 한국군의 심리전에 단단히 걸려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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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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