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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논란 속 ‘독자 행보’ 실체는?

평양 오가며 고위인사 접촉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논란 속 ‘독자 행보’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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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7일, 남북은 ‘그를’ 전혀 다르게 대접했다
  • 지우다우와 아리랑총회사 뒤에 김윤규?
  • 민주평통 미주지역 자문회의 이후 발걸음 바빠져
  • 김윤규 팬클럽, ‘제2의 창단식’ 준비 중
  • 평화자동차-롯데관광-김윤규 삼각편대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논란 속 ‘독자 행보’ 실체는?
김윤규(金潤圭·62) 전 현대아산 부회장에게 9월7일은 앞으로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살아가야 할지 가늠할 수 있었던 날로 기억될 것 같다.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서 ‘현대건설 사장 시절, 분식회계 대출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북한은 김윤규씨의 아들이 대표로 재직했던 사단법인 ‘지우다우’에 개성의 음식점, 호텔, 면세점 등의 운영권을 맡기는 합의서에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문이 그렇게 났는가?”

결혼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해 아내에게 혼쭐났던 남편들은 날짜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할 것이다. 북한 지도부는 9월7일을 한때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에 헌신한 김윤규씨를 위해 ‘꼭 기억해야 할 날’로 찍어놨을는지 모른다.

남한 당국자들도 이날이 갖는 민감한 의미를 눈치채고 있는 듯 보였다. 통일부 남북협력팀 관계자에게 “9월7일 지우다우가 북측의 아리랑총회사와 개성의 음식점, 호텔 등의 운영계약을 맺은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관계자는 “소문이 그렇게 났냐?”며 “날짜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야릇한 답변을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아리랑총회사가 지우다우와 운영계약을 맺고 싶다는 의견을 먼저 타진했다. 운영을 부탁한 곳은 개성공단 접경지역에 있는 음식점 봉동관과 장차 개성에 지을 호텔과 면세점 등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일단 계약 주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우다우는 통일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기 때문.



통일부가 난색을 표명하자 지우다우는 영리법인을 내세워 계약을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 지우다우 관계자는 “올 3월 만든 영리법인 ‘바두바투’를 통해 개성공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비록 영리법인을 내세운다 해도 사업자의 대북사업 경력 등 승인요건을 따져봐야 한다”며 “호텔을 짓는 데만 수백억원이 소요되는데, 그런 자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점은 봉동관과 호텔, 면세점의 위치가 현대아산이 토지이용권을 가진 지역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현대아산의 승인 없이는 남측의 어떤 기업과도 계약을 맺을 수 없다. 현재 봉동관은 개성공단 밖에 있어 당장 현대아산의 관할권 안에 들어 있진 않지만, 장차 개성공단을 2000만평으로 확대 개발할 경우, 현대의 관할권으로 들어온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공사 개성사업체 분양팀 관계자는 “토지운영에 대해서는 토지공사나 현대아산과 상의해야 하지만, 시설의 운영권을 맡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꼭 상의해야 하는 사안인지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북측에서 임의로 남측 기업과 운영계약을 맺어도 현대아산이 항의할 수 있는 사안인지 확실치 않다는 얘기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아리랑총회사와 지우다우가 벌이는 계획에 대해 “처음 들어본 얘기”라며 “땅 주인이 현대인데 북한이 마음대로 계약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짐작해보건대 적어도 북측이 현대아산에 이를 알리지 않은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아리랑총회사라는 곳의 정체도 의문투성이다. 개성공단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은 남측의 현대아산, 토지공사와 북측의 조선아태평화위원회를 통해야 한다. 토지공사나 남북경협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리랑총회사는 북에서 유통업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대남(對南) 사업 파트너는 아니다. 남한의 어느 기업과도 사업을 논의할 상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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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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