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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 | 이명박 2008-2013

동지상고 은사 김진하 선생이 기억하는 ‘이명박 군’

“명박이한테 당할까봐 교사들이 수업준비 열심히 했죠”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동지상고 은사 김진하 선생이 기억하는 ‘이명박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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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상고 은사 김진하  선생이 기억하는 ‘이명박 군’

2005년 10월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 때 만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김진하 선생.

당시 주간 학생과 야간 학생을 다 가르쳤지만 야간 학생들에게 애정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이라고 했다.

“야간부 학생들은 다들 가정형편 때문에 스스로 돈을 벌어 학교에 다니는 고학생이었죠. 그래서 이런 말을 해주곤 했어요. ‘주간에 다니는 학생들이 온실에서 자란 국화라면 너희들은 야생 들국화다. 들국화는 국화보다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 향기는 더 멀리 사방으로 퍼진다. 그러니 지금의 시련을 극복하고 더 향기로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열심히 해라’라고요. 그렇게 희망을 심어주는 말을 틈나는 대로 해줬어요.”

옆에 있던 이 당선자의 동창 김진호씨가 거들었다.

“당시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는 명박이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느꼈어요. 가령 그때 학교 교실에 난로는 있어도 땔감이 없어 겨울에 불을 땔 수가 없었어요. 그러자 선생님이 댁에서 땔감을 가져와 불을 때주면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셨죠. 그런 선생님의 제자사랑을 명박이도 고맙게 느끼고 존경했을 겁니다.”

엇갈린 기억



이명박 당선자는 김진하 선생에 대한 회상 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30년 만인 1996년 다시 만났다고 했다.

“저는 가난이 너무 지긋지긋해서, 대학진학은 꿈도 꿀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서 도망치듯 서울로 상경했고, 선생님도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1996년 저는 초선의원으로 정치 1번지라는 종로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종로 한복판에서 유세를 하던 중이었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분이 뛰어나오시더니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유권자들을 향해 큰절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일으켜보니 선생님, 바로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 손을 꼭 잡으시고는 ‘이 사람이 저의 제자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소리치셨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제가, 종로에서만 다섯 번째 도전인 이종찬 의원, 청문회 스타인 노무현 의원과 함께 출마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안쓰러우셨던지 멀리 포항에서 소식도 없이 찾아오신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격려는 저에게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았고, 소식도 없는 제자를 위해 먼 걸음을 하신 선생님께 그저 죄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진하 선생의 기억은 달랐다. 이명박 당선자가 현대건설 사장이던 1980년대 중반에 이 당선자와 부인 김윤옥씨를 중매한 정수영 선생과 함께 찾아가는 등 몇 차례 만났다는 것. 그 후 이 당선자는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꽃을 보냈다고 한다.

“명박 군이 현대건설 회장이 되어 해외 언론에도 많이 나오는 걸 보고 제가 그랬어요. ‘자네는 이제 내 제자를 넘어 세계적인 인물이다. 앞으로는 예우를 갖추겠다’고요. 그러자 웃으면서 ‘저는 이대로 선생님의 제자인 게 좋다’며 그러지 말라고 하더군요.”

선생이 1996년 총선 때 유세장을 찾은 상황도 설명이 좀 다르다.

“명박 군이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다고 하니까 서울에 사는 동지상고 동창들이 격려방문을 하러 간다고 해서 저도 서울로 올라갔어요. 마침 유세가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갔죠. 뒤에 서서 구경을 하는데, 명박 군이 나와 어릴 때 고생한 얘기, 고학한 얘기를 하다가 언제 저를 봤는지 ‘저 뒤에 저를 가르치신 선생님이 와 계십니다’하는 거예요. 그만큼 눈썰미가 있는 친구였어요. 저를 지목하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앞으로 나가 인사를 하고 내려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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