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08올림픽을 유치한 2001년은 제2의 개방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이뤄진 해이기도 하다. 이 두 개의 이벤트는 이후 중국을 변모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고, 중국의 경제 및 무역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2006년에 이미 시장환율 기준으로 세계 GDP의 5.5%,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는 15.0%를 차지하는 경제대국이 됐다. 교역량은 더욱 빠르게 증가해 2007년 중국의 수출은 세계 2위, 수입은 세계 3위로 성장했다.
단순히 경제가 양적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체질도 강화됐다. 실질임금이 최근 수년 동안 연 10% 이상 상승했음에도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는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의 수출상품 구조는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에서 자본 및 기술집약적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2007년 수출품 가운데 섬유가 8.9%, 신발이 2.1%, 완구가 2.2% 등 낮은 비중을 보인 반면 전자산업의 비중은 이미 24.7%에 달한다. 2007년 말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페트로차이나, 차이나모바일, 중국공상은행 등 중국 기업이 5개나 올라 있고 그 가운데 페트로차이나는 1위다.
국제기관이 평가하는 중국의 국가경쟁력도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를 보면, 중국의 정부부문 효율성은 2003년 22위에서 2007년 8위로, 비즈니스 부문의 효율성은 같은 기간 38위에서 26위로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2007년 현재 IMD가 평가하는 중국의 국가경쟁력은 54개국 중 15위다.
몰려오는 먹구름
이러한 급속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이후에는 이처럼 화려한 성장도 한물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국내의 성장요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림픽 관련 투자가 더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고, 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기대도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그 근거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림픽 유치 이후 이루어온 고도성장이 계속된 고투자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의 성장에서 투자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려면 경제 각 부문이 경제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해보면 된다. 투자의 성장 기여율은 1990~2000년 기간에 35.4%로 민간소비의 성장기여율 45.8%보다 낮았다. 그러나 2000~2006년 기간에는 민간소비의 성장기여율 28%보다 훨씬 큰 48.4%로 높아졌다. 이렇게 볼 때 올림픽이 종료되면 투자 잔치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성장도 정체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그림자
노동관계법의 강화로 인한 노사분규 증가 가능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법 개정에 따라 기업들은 중국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해야 하고 노동자들은 이를 이용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되므로 노사분규의 증가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8월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역시 외국 대기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여기에 그동안 외자계 기업이 집중 입지했던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인건비, 땅값, 전력 사용료, 용수, 원재료 가격 등이 상승하고 위안화의 가치 상승으로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악화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에 진출한 생산기지형 다국적기업의 국외 이주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세계 경제 자체가 혼조를 보이면서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살펴보자. 사실 중국 경제의 최근 성장은 지난 수년간의 세계 경제 호황과 깊이 연관돼 있다. 1978년 개혁개방정책 추진 당시 97억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은 2007년 1조218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 30년 동안 중국은 세계시장을 이용해 경제를 성장시켜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세계 경제는 2004~2007년 기간 연평균 3.8% 정도의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 그 결과 중국의 수출은 급격히 증가했고, 1990~2000년 기간 2.4%에 불과했던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율은 2000~2006년 기간 11.6%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