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가는 19가지 이유’라는 책을 낸 모모세 타다시. 40년째 한국에 머물며 현재는 일본 3대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의 한국법인 고문으로 활약하는 그가 다시금 한국을 비판했다. 애정이 깊은 만큼 비판의 강도가 높다.
모모세씨는 “한국이 외면은 성장했지만 내면은 성장하지 않았다”며 “한국에는 여전히 세금 내기 싫어하는 기업, 자기 일에 프로의식 없는 국민, 문화재 보호를 등한시하는 정부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채소와 달걀을 납품받으며 “큰 게 아니니까 괜찮다”며 영수증을 챙기지 않는 고깃집 주인을 보곤 ‘탈세문제를 인식하지 않는 한국’을 꼬집는다. ‘구멍가게 주인이라도 탈세하다 걸리면 끝이다’라는 인식을 가진 일본인과 대조적인 까닭이다.
“검은 돈은 개인을 살찌울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가적 마이너스를 가져옵니다.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으면 가난한 가정을 살리고, 병든 노인을 돌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일에 투자할 수 없게 되니 경제가 아래로부터 살아날 기회가 줄어들게 되죠. 국민이 행복해질 기회가 적어지는 겁니다.”
그런 그에게 한국인이 우선적으로 갖춰야 하는 품격이 무엇인지 물었다.
“모럴을 갖춰야 합니다. 모럴이란 조금 멀리 보는 안목입니다. 공간적으로는 주변을 둘러보고 시간적으로는 미래를 생각할 줄 아는 눈, 그것이 있어야 이웃과 후손을 위해 이 사회를 계획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지요. 정(情)이나 예의, 즉 자연을 사랑하고 나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던 한국인의 멋진 모럴을 회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