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망원경을 설치하는 모습을 담은 상상화.(사진제공 NASA.)
아폴로 11호 이후 1972년 12월7일 아폴로 17호가 발사될 때까지 NASA는 4년 동안 7번의 달 탐사를 시도했고, 이 중 6번을 성공시켰다. 실패한 것은 아폴로 13호 한 번뿐이다.
한동안 뜸했던 NASA의 달 탐사계획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NASA는 현재 ‘국제 달 탐사 네트워크(ILN·International Lunar Network)’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 따르면 NASA는 달 표면에 6~8개의 고정식 또는 이동식 과학기지를 단계적으로 설치한다. 이를 위해 2013~2014년, 2016~2017년 달 탐사선을 2기씩 발사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도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NASA가 달 기지를 건설하는 데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NASA는 달 탐사를 통해 장차 인간이 화성에 발을 내디디는 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려고 한다. 가령 달에 거대 망원경을 설치하면 대기가 없으므로 지구의 어떤 망원경보다 멀리 볼 수 있어 화성 같은 행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조사할 수 있다.
실제로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천체물리학자인 피터 첸 박사는 지난 6월 미국천문학회에서 달 먼지로 만든 지름 30cm짜리 반사경을 공개했다. 여기서 달 먼지는 정확히 말해 NASA가 달 먼지를 모방해 만든 물질인 JSC-1A. 첸 박사는 JSC-1A에 에폭시 수지와 소량의 탄소나노튜브를 섞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고 밀도가 높은 물질을 만들었다. 그는 회전주조(spin-casting) 기법을 사용해 이 물질로 반사경 밑판을 만든 뒤 그 위에 얇은 알루미늄 판을 증착하는 방식으로 반사경을 완성했다.
첸 박사가 개발한 방법으로 달에 허블망원경(지름 2.4m)과 동일한 규모의 망원경을 지을 때 지구에서는 에폭시 수지 60kg, 탄소나노튜브 1.3kg, 그리고 알루미늄은 1g만 가져가면 된다. 달 먼지 600kg은 달에서 바로 가져오면 된다.
첸 박사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저렴하게 달에 망원경을 설치할 수 있다”며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달에서는 축구장 반만한 지름 50m짜리 망원경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