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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베이징올림픽, 그 후 中國

기로에 선 중국 경제

요란한 ‘경착륙’ 시그널, 그러나 조기 회복 가능성 높아

  •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pbs21@seri.org

기로에 선 중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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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중국 경제

중국 주요 증시가 4% 하락한 2008년 1월22일 상하이 주식시장 전광판 앞에 선 투자자.

다시 말해 2000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은 해외수출을 기반으로 한 투자를 중심으로 전개돼왔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고유가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은 이러한 성장세를 더 이상 가능할 수 없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미국경제의 성장 전망이 계속 불투명한 상태고, 미국의 무역압력으로 중국의 최대시장인 대미 수출이 예전 같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최근 고도성장은 유리한 국제금융 상황 덕분이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의 저금리가 빚어낸 국제 유동성의 확대로 중국 증권시장이 호황을 이어올 수 있었고, 국유은행 등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강화됐다.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IPO)는 세계 자본의 투자처가 되기도 했다. 중국이 누린 이 유동성 붐은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으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시작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국제금융시장이 압박을 받은 데다 미국 소비자들이 계속 소비를 확대하기도 어렵게 된 것이다. 이어지는 전세계적인 금리 상승은 다시 한번 세계시장의 소비를 둔화시키고, 중국의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는 올림픽 이후 국내외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급속히 하강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일각의 주장처럼 거품의 붕괴와 함께 심각한 경착륙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일까.

1964년 도쿄, 2008년 베이징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선 모호하기 이를 데 없는 ‘경착륙’의 기준부터 설정해보기로 하자. 중국 당국의 경우 신규 노동력에 일자리를 꾸준히 제공하기 위해서는 8% 정도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보는 듯하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제11차 5개년 계획기간(2006~ 2010)의 성장률 목표치를 10차 계획기간의 실적인 8.8%보다 낮은 8.0~8.5%대로 잡았다. 올림픽 이후 중국의 성장률이 이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경착륙을 하게 될지 아니면 9% 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할지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앞서 살펴본 고투자 문제를 검토해보자. 올림픽 이후 투자가 급락할 것이라는 일부의 견해에 대해 중국 측 학자들은 베이징 경제가 국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4%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올림픽에 대한 기대심리는 일반 기업부문에서도 분명 갖고 있었을 것이고, 이 같은 심리가 투자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투자율이 실제로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언제까지 어느 정도로 하락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여건만 만들어져 있다면 그 기간은 아주 짧을 수 있다. 1964년 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의 사례는 이러한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의 경우 올림픽 이전인 1961~1964년 기간 투자율은 연평균 35.5%였지만 1965~1966년 기간에는 32.7%로 하락했다. 그러나 1967년 이후에는 투자율이 다시 상승해 1970년까지는 올림픽 이전보다 더 높은 30% 후반대가 됐다. 중국의 투자가 일본의 투자패턴을 따르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 GDP의 45% 수준에 달하는 중국의 투자율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1990년대 전반 동아시아의 투자율이 매우 높았을 때도 30% 후반 수준이었다. 일본은 올림픽이 있었던 1964년을 전후로 1961~1970년의 10년 동안 연평균 10.4%의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 기간 일본의 투자율은 연평균 35.9%에 불과했다. 2003~2007년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7%로 1960년대의 일본과 비슷하지만 투자율은 40% 중반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올림픽을 전후한 중국의 투자는 일본의 투자에 비해 비효율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다시 말해 중국이 투자의 효율을 증진한다면 투자율이 대폭 낮아져도 동일한 경제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악화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의 경영여건 부분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여러 부정적인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외국인 기업이 당장 중국을 버리고 떠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중국은 아직도 다른 어느 개도국보다 많은 기회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현재의 비용상승 압력을 구조조정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자계 기업은 비용절감을 위해 부품이나 중간재의 중국 내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도리어 중국 부품산업 발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생산비용 상승과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수출기업의 수익률이 하락한다고 해도, 수출기업은 내수비중을 확대하고 외자계 제조업체들은 중국 내륙으로 이동하는 등의 대안이 가능하다. 중국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비용상승 압박이 산업구조 고도화를 촉진할 수도 있는 것이다.

5년간 9% 성장률을 이어간다면

물론 올림픽 이후 어느 정도의 투자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고 정부의 재정상태도 양호하다. 경기급락에 대처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아직 많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민간소비가 투자를 대신해 성장을 견인하는 그림도 충분히 그릴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고투자를 통해 대량생산형 제조업이 수출을 주도하게 만드는 중국의 성장전략은 그간 국내적으로는 양극화를 심화시켜왔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의 소득분배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여기에서 나왔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자료에 의하면, 소득분배 정도를 평가하는 지니계수가 1993년 40.74에서 2004년 47.25로 증가했고, 최상위 소득층 20%의 소득이 최하위 20%의 소득에 비해 1993년 7.57배 높았지만 2004년에는 11.37배나 높아졌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상황이야말로 후진타오 주석이 조화사회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후 주석의 사회적·환경적 조화 추구는 향후 중국경제를 지배하는 화두가 될 것이다. 저개발지역과 농업부문의 발전, 저소득계층의 소득수준 향상이 정책의 초점이 되면서 도시지역에 집중돼 있던 소비가 농촌지역이나 저소득층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제대로 풀지 않을 경우 올림픽 이후 신장된 국민들의 자유에 대한 욕구를 현재의 틀 안에서 담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필수불가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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