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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가 남자를 말해준다

SUIT 잘 입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는 서른 가지 팁

  • 남훈 ‘란스미어’ 브랜드 매니저 alann@naver.com

슈트가 남자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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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_ 슈트는 수(數)의 문제가 아니라 질(質)의 문제다. 슈트 자체가 남자의 명예와 직결되는데 어찌 근본도 없는 싸구려 슈트를 입을 수 있겠는가. 싸구려 슈트 여러 벌보다는 단 한 벌을 사더라도 좋은 슈트를 마련하는 것이 천번만번 옳다.

8_ 품질이 좋은 슈트란 전체적인 실루엣과 원단의 퀄리티, 세부적인 바느질 등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입는 사람의 신체와도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물론 그런 좋은 슈트는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경우가 많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격이 비싼 브랜드가 모두 품질이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

어깨가 맞는지 확인하라

9_ 슈트의 콘셉트를 구분하자면, 바느질이나 소재를 중시하는 전통 방식으로 제작하기를 고수하는 클래식 브랜드가 있고, 트렌드나 디자인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모던한 브랜드가 있다.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건 소비자의 마음이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건 사람이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지 옷이나 브랜드가 사람을 구속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10_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슈트의 법칙은 색상에서부터 시작된다. 만약 당신이 처음으로 슈트를 마련하고자 한다면, 차콜그레이, 네이비블루, 그리고 그레이를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마련됐다면 그 다음에 브라운을 추가한다. 바꾸어 말하면, 공식적인 복장인 슈트 컬러는 이 네 가지 외에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그 순서는 당신의 취향이다.



11_ 슈트의 색상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은 블랙에 관한 이야기다. 유럽 스타일에서 블랙 슈트는 장례식이나 이브닝웨어 같은 특정한 경우에만 입는 색상이다. 일상적인 비즈니스나 데일리 웨어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상적으로 블랙 슈트를 입는 경우가 너무 많은데, 이제부터라도 그 의미를 알고 입는 것이 좋겠다.

12_ 슈트와 비슷하게 정장 차림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재킷은 좀 얘기가 다르다. 재킷의 유래는 슈트와 달리 승마나 사냥을 하면서 입던 스포츠용 옷이므로 근본적으로는 캐주얼에 속한다. 그래서 재킷의 색상은 다양하고 화려할 수 있고, 개성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도 무방하다.

13_ 슈트가 본인과 맞는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소매나 품 같은 부분이 아니라 어깨다. 슈트 상의를 입었을 때 어깨가 맞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즉, 어깨가 맞지 않는 옷은 아무리 고가 브랜드라도 본인을 위한 슈트가 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어깨를 수선하는 일은 그 옷을 망치는 지름길이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 것.

14_ 좋은 슈트에 어울리는 버튼은 조개나 동물의 뿔로 된 것이다. 버튼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 등급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가장 나쁜 버튼은 플라스틱이라고 보면 된다. 버튼 수는 물론 개인 취향의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 남성 슈트처럼 전국이 2버튼 혹은 3버튼으로 통일된다면 너무 개성 없어 보인다.

15_ 정통 클래식 슈트는 3버튼이 기본이다. 2버튼 슈트는 케네디 대통령이 유행시킨 미국식 슈트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3버튼 슈트는 가운데 버튼만 잠그도록 고안된 것이 훌륭한 전통을 가진 브랜드를 확인하는 기준이 된다. 즉, 라펠이 자연스럽게 휘어져서 첫 번째 버튼을 잠그지 않도록 만든 슈트라면 일단 전통을 존중하는 좋은 슈트라고 믿어도 된다.

슈트는 피부다

슈트가 남자를 말해준다

사진제공 란스미어

16_ 한땀 한땀 숙련된 장인의 손으로 만든 최고급 슈트를 확인하는 기준을 한 가지 더 소개한다면, 상의 소매의 버튼 홀 부분이다. 슈트의 소매 단추엔 원래 특별한 기능이 있었다. 오래전 영국의 의사들은 진료하거나 수술을 할 때도 현대적 의미의 가운 대신 슈트를 입었는데, 이때 슈트의 버튼 홀은 그들이 수술을 할 때 소매를 걷어 올릴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것이었다. 이 버튼은 그냥 장식이 아니라, 열리고 닫히는 버튼인 리얼 버튼홀(real button hole, 혹은 functional button hole)을 기원으로 한 실용적인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그 슈트가 정통 클래식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바로 이 버튼 홀을 꼽는다. 정말 최고급 클래식 슈트를 원한다면 이제부터 슈트의 버튼 홀을 살펴볼 것.

17_ 슈트를 발명한 영국의 테일러들이 규정한 바에 의하면, 모든 슈트는 입는 사람의 두 번 째 피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슈트가 절대 불편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즉, 입는 사람의 몸과 조화를 이루면서 장점을 살려주고, 단점을 가려주는 것이 좋은 슈트의 미덕이다. 결국 가장 수준 높은 슈트는 맞춤복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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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 ‘란스미어’ 브랜드 매니저 al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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