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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 지원 자금 회계처리 논란

4조1000억원 ‘신용위험’ 숨기기 성공?

  • 윤영호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yyoungho@donga.com

대우건설 인수 지원 자금 회계처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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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전문가들은 다른 차원의 이슈에 주목한다. 바로 FI들의 대우건설 인수 지원자금에 대한 회계처리 문제다. FI들의 경우 옵션을 부여받은 금액을 대출금으로 인식해야 하는지, 아니면 투자 유가증권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논란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물론 FI들은 금융감독원의 해석에 따라 이를 투자 유가증권으로 계상했다.

장기차입금 vs 투자 유가증권

이는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선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FI들이 이를 대출금으로 처리해야 한다면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은 여기에 대응해 이 금액을 차입금으로 계상해야 한다. 이 경우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은 부채비율 상승을 감수해야 한다. 한 중견 공인회계사는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경쟁 입찰 등에서 점수가 깎일 수도 있는 등 사업상 불리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외부감사 법인인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FI들의 M&A 지원 자금을 둘러싸고 회계법인마다 의견이 분분할 정도로 논란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금감원이 교통정리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회계법인 전성기 전무는 “금감원 유권해석이 나오기 전에 물밑 조율작업을 거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회계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은 2005년 두산그룹의 M&A 때와는 다른 해석이 나왔기 때문. 두산그룹은 당시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서 군인공제회로부터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군인공제회는 이 금액에 대해 2년 후 연복리 11%를 적용해 계산된 행사가격으로 두산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제공받았다. 그러나 두산 계열사들은 이를 장기차입금으로 계상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두산과 금호아시아나의 계약 조건이 상이해 회계 처리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금감원 윤석남 회계제도실장은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대우건설 주가가 풋백옵션 행사가격 이상으로 올라가면 FI들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반면 두산의 FI인 군인공제회는 이런 기회가 없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풋백옵션 규제?

두산과 군인공제회는 계약을 통해 두산 측의 콜옵션도 보장해주었다. 이에 따라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이후 이 회사 주가가 오르자 군인공제회에 한 주당 12%의 수익을 보장하는 가격인 2만4300원에 콜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주가는 2만9900원 수준이어서 군인공제회 측에서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

그럼에도 대우건설 인수자금 회계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한 중견 공인회계사는 “FI들의 지원 금액은 물론 순수한 의미의 대출금은 아니라고 해도 원금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이자까지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완전한 투자 유가증권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금융공학의 발전으로 차입금 성격을 갖는 ‘미운 오리’가 ‘백조’로 변신했다는 것.

더욱이 금호아시아나 유동성 위기설은 FI들의 풋백옵션 행사 가능성 때문에 불거졌다. 그럴수록 대우건설 풋백옵션 보장 금액의 차입금 성격이 더 부각된다. 그럼에도 금호아시아나 계열사 재무제표에는 이런 ‘신용 위험’이 반영돼 있지 않다. 다만 감사보고서 주석 사항에 우발채무로 설명돼 있을 뿐이다. 경우에 따라 차입금 성격을 갖는 엄청난 금액이 재무제표에서 주석으로 숨어버렸다고 할 만하다.

더 큰 문제는 금호아시아나 측의 풋백옵션 계약으로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의 기존 채권자들이 어느 정도 지위 하락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선 이들의 채권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엔 금호아시아나 계열사 기존 채권자들과 FI들의 법적 분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가 금호아시아나 유동성 문제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풋백옵션을 과도하게 이용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7월31일 기자간담회에서 “풋백옵션을 아예 못 쓰게 하면 ‘창의적 인수·합병’을 저해할 수 있어 무조건 규제할 수는 없지만 과도한 풋백옵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를 잃었다고 해서 외양간 고치는 일은 그만둘 수는 없는 법이다.

신동아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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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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